신석초 시인의 '꽃잎 절구絶句'를 평하다

시인 신석초, 청람 김왕식









꽃잎 절구(絶句)



시인 신석초







꽃잎이여 그대
다토아 피어
비바람에 뒤설레며
가는 가냘픈 살갗이여.

그대 눈길의
머언 여로(旅路)에
하늘과 구름
혼자 그리워
붉어져 가노니

저문 산 길가에 져
뒤둥글지라도
마냥 붉게 타다 가는
환한 목숨이여.












신석초 시인의 시
"꽃잎 절구(絶句)"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것이 지닌 생명의 연약함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인간 존재의 덧없음을 시적으로

탐구한다.

이 시는 꽃잎이라는 자연 요소를 인간화하여 감정과 생명을 부여함으로써,

자연과 인간 사이의 깊은 연결고리를 드러내고 있다.

첫 구절에서
"꽃잎이여 그대 다토아 피어 비바람에 뒤설레며 가는 가냘픈 살갗이여."라는

표현은

꽃잎을 얇고 연약한 존재로 묘사하며

그 취약성을 강조한다.


"다토아"라는

단어의 사용은 꽃잎이 완전하고

아름답게 피어남을 나타내면서도,
그 아름다움이

곧 잔인한 자연의 손에 의해 쉽게

상처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뒤설레며"라는 동작은

꽃잎이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그 장면을 통해
생명의 불확실성과 변덕스러움을

보여준다.

다음 절에서 시인은
"그대 눈길의 머언 여로旅路에 하늘과 구름 혼자 그리워 붉어져 가노니"라고 이야기하며,
꽃잎이 하늘을 향한 그리움과

외로움을 경험하는 존재로 확장된다.

여기서

"머언 여로"는 긴 여정을 의미하며,
이는 꽃잎의 생애가 짧지만 그 속에서 겪는 내적 여정이 길고 복잡함을 암시한다.
"혼자 그리워"라는 표현은 꽃잎의 고독과 내적 갈망을 드러내고,
"붉어져 가노니"는 생명의 절정에 이르렀다가

점차 쇠퇴해 가는 과정을 시적으로 포착한다.

마지막 구절인
"저문 산 길가에 져 뒤둥글지라도 마냥 붉게 타다 가는 환한 목숨이여."는 꽃잎이 석양에 비춰 더욱 붉게 빛나며 마침내는
쇠약해지고 사라지는 모습을 그린다.

이는 모든 생명체가 마주하는 불가피한 운명인 죽음을 예감하게 하며,
그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찾으려는 인간의 노력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환한 목숨"이라는 표현은 짧지만 강렬하게 빛나는 생명을 의미하며,
이는 인간 삶의 순간적인 아름다움과 그것이 지닌 가치를 강조한다.

이 시는
신석초 시인이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인간 내면의 감정과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작품으로,
독자에게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자연과의 관계를 재고할 기회를 제공한다.


시인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서 드러나는 생명의 순환을 통해

인간 존재의 취약함과 동시에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강렬한 삶의 순간들을 포착한다.


이 시를 통해

신석초 시인은 삶과 죽음,

그리움과 외로움,
아름다움과 쇠퇴라는 인간 경험의 근본적인 주제들을 탐색하며,
이 모든 것이 자연의 일부로서 어우러져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시의 언어와 형식 면에서 볼 때,
신석초 시인의 표현은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를 사용하여 감정의 깊이를 전달한다.
"꽃잎"이라는 중심 이미지는

시 전체를 관통하는 메타포로서 작용하며,
각 구절에서 꽃잎의 다양한 상태와 변화를 통해 인간 삶의 여러 면모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또한, 시인은 전통적인 한시(漢詩) 형식의 절구(絶句)를 사용하여,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현대적인 감수성이 결합된 독특한 시적 분위기를 창출한다.

시인이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자연과 인간의 긴밀한 연결을 통해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삶의 본질적인 조건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개인적인 의미와 감정을 찾아내는 것이다.

꽃잎이 겪는 여정과 변화는
우리 인간의 경험을 투영하며,
이를 통해
독자는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더 깊은

자각에 이를 수 있다.

이 시는
시적 이미지와 언어의 힘을 통해,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자연의 순간들에

깊은 의미를 부여하고,
인간의 삶과 감정을 자연의 일부로서

통합하여 보는 시각을 제공한다.

그 결과,
"꽃잎 절구(絶句)"는 단순히 자연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서,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아름다움과 슬픔을 감동적으로 포착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한다.


이러한 시적 성취는 신석초의 뛰어난 언어 구사력과 깊은 철학적 사유에서 비롯된 것으로,
독자들에게 시의 다층적인 해석과

감상의 기회를 제공하며,
한국 현대시의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될 수 있다.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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