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호 시인의 '빗속에서 비를 탐하다'를 청람 평하다

시인 백영호와 청람 김왕식












빗속에서 비를 탐하다




시인 백영호





비가 내린다
지네들끼리
벌건 대낮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알몸 샤워를 한다

숲에서도
길 위에서도
바람 부는 들판에서도
줄기차게
알몸 샤워 쑈를 한다

발정 난 바람이
알몸 샤워 쑈 목격하고
휘몰아친다
욕쟁이 할매 왈
이 넘이나 저 넘이나
벗은 것만 보면 환장한다
더니, 그래서
비는 바람을 거느렸다
했던가.










이 시는 백영호 시인의 독특한 감각이 잘 드러나는 작품으로, 비와 자연 현상을 통해 인간 사회와 행태를 풍자하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첫 부분에서 "비가 내린다"라는 문장은 단순히 날씨의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 이어지는 "지네들끼리 벌건 대낮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알몸 샤워를 한다"는 표현을 통해 사회적으로 통념이나 규범에서 벗어난 자유분방함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지네들'은 비를 맞으며 즐기는 존재들을 의인화하여 표현함으로써 자연의 일부로서의 인간을 시사한다.

"숲에서도 길 위에서도 바람 부는 들판에서도 줄기차게 알몸 샤워 쑈를 한다"라는 연속되는 구절은 자연 속에서의 일탈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며, 이는 사회적 제약을 벗어던지고 본능과 자유의 발현을 강조한다. 이러한 모습을 '발정 난 바람'이 목격하고 휘몰아치는 모습은 인간의 욕망과 자연의 거친 힘을 대비시키며, 인간 내면의 원초적인 부분을 자극하는 자연의 역할을 나타낸다.

이러한 시적 표현은 '욕쟁이 할매'의 말을 통해 더욱 풍부하게 확장된다. 할매의 말은 사회적 통념과 재담을 결합한 것으로, "이 넘이나 저 넘이나 벗은 것만 보면 환장한다"는 대사는 사회 전반의 욕망을 드러내면서도 비판적 시선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비는 바람을 거느렸다"라고 말하는 결말은 자연 현상이 가진 역동성과 인간 사회의 복잡한 관계를 은유적으로 보여 준다.

표현상의 특징으로는 비유와 은유가 매우 풍부하며, 시적 이미지를 통해 독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시인은 통상적인 서술 방식을 벗어나, 독창적인 시어를 사용하여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시에 대한 몰입을 극대화한다.

다만, 시의 전달력을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면, '알몸 샤워 쑈'라는 반복적 표현을 조금 더 다양화하여 각 장면에서의 비의 역할과 상황에 따른 묘사를 더욱 세밀하게 다듬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독자가 시를 통해 느끼는 감정의 폭을 넓히고, 각 장면의 의미를 더욱 깊게 해석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백영호 시인은 이 시를 통해 자연과 인간, 그리고 사회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하면서, 시적 장치를 통해 감성적이면서도 비판적인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시인은 독자들에게 단순한 자연의 묘사를 넘어서 사회적인 메타포를 제시함으로써, 생각할 여지를 남기는 데 성공한다.

또한, 이 시에서 비는 단지 날씨의 한 현상으로 묘사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 감정의 폭발적인 표출, 내면의 자유욕구를 드러내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시인은 비를 통해 우리 사회의 숨겨진 욕망과 본능적인 면모를 드러내고, 그것이 어떻게 자연과 연결되는지를 탐구한다. 이런 점에서 본 시는 자연을 인간의 내면과 연결 지으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동적인 상호작용을 잘 포착하고 있다.

이 시를 통해 백영호 시인은 우리에게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인간 내면의 깊은 곳을 탐색하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는 독자에게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하며, 그의 시는 강렬한 비유와 상징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된다.
자칫, 시의 흐름 속에서 때때로 반복되는 표현은 독창성을 희석시킬 위험이 있는데,

시인은 '알몸 샤워 쑈'라는 표현의 다양화 또는

그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시의 다양성을 더욱 풍부하게 이뤄내는 센스를 보였다.

이러한 접근은 시의 내용을 더욱 섬세하고 다층적으로 만들어, 독자의 이해를 돕고 더욱 깊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

총체적으로 볼 때, 백영호 시인의 '빗속에서 비를 탐하다'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사회적 규범을 넘나드는 깊은 성찰과 탐구의 산물이다. 시인은 기존의 경계를 넘어선 새로운 시적 언어를 통해,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과 생각의 전환을 요구하며, 이는 문학이 지닐 수 있는 교육적이고 사회적인 기능을 잘 보여 준다. 비록 일부 표현의 반복으로 인해 아쉬움이 남을 수 있지만, 이 또한 시의 테마와 잘 어우러져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일조한다. 이 시는 우리 모두에게 자연과 더 깊이 소통하며, 사회적 제약을 넘어서는 자유의 가치를 재인식하게 만든다.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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