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는 말이 없다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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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는
말이 없다.
아무리 벽이 높고 험준해도
묵묵히
그렇게
넘는다.

느리다.
더디다.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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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벽이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으며,
눈에 보이는 벽 또한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에서 끊임없이 마주치는 장애물이다.
이 이야기는 바로
그 벽에 맞서 싸우는 자연의 한 부분, 담쟁이의 서사다.

옛날 옛적부터 벽은
우리의 삶을 가로막는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우리는 벽 앞에서 주저하고,
때로는 그 벽이 너무 높고 험하여
넘을 수 없다고 절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벽 앞에 조용히 다가와 손을 뻗는 존재가 있다.
바로 담쟁이다.

담쟁이는 말이 없다.
그저 조용히,
그리고 끊임없이 벽을 오른다.
거친 벽면을 자신의 작은 뿌리로 파고들면서도,
그 어떤 비탄의 소리도 내지 않는다.
물 한 방울,
씨앗 한 톨의 희망조차 보이지 않을 때,

사람들이
그 벽을 절망의 벽이라 부르며
고개를 숙일 때에도,
담쟁이는 멈추지 않는다.

이 작은 생명체는
벽을 넘는 것이 아니라,
벽과 함께 성장한다.
벽의 높이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벽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담쟁이의 잎이
하나둘씩 벽을 따라 퍼져나가며, 절망이라 불리던
그 벽은
점차
푸른 생명으로 덮이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보기에
담쟁이의 성장은 더디고,
때로는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미미할 수 있다.
하지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는다.
한 뼘이라도
더 올라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여긴다.
그리고
그렇게 조금씩,
그 벽을 자신의 터전으로
만들어간다.

점점
더 많은 잎이
그 벽을 감싸 안고,
수천 개의 담쟁이 잎이
힘을 합쳐
마침내는
그 벽을 완전히 넘는다.

그 벽의 다른 쪽은
또 다른 세상이며,
그곳에도
분명 다른 벽이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담쟁이에게는 그저
또 다른 여정의 시작일 뿐이다.

이처럼 담쟁이는
우리에게 하나의 교훈을 전한다.
절망의 벽 앞에서도,
불가능해 보이는 고난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전진하면 언젠가는
그 벽을 넘을 수 있다는 것을.
벽을 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그 벽을 함께 살아가며
결국에는
그 벽을 뛰어넘는 것,
그것이 바로
담쟁이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교훈이다.

담쟁이의 이야기는
단순히
자연의 한 장면을 넘어서
인간의 삶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우리 각자의 삶에도
수많은 벽이 존재하고,
그 벽들을 마주할 때마다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담쟁이처럼
조용히
그러나 꿋꿋이
그 벽을 오를 것인가.

담쟁이는
절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절망 속에서도 기회를 찾아
푸르고 생동감 넘치는
삶을 일구어간다.

벽이라는 장애물이 담쟁이에게는
결코 종말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단지 또 다른 시작,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여겨진다.

삶에서 마주하는 어려움과 시련들을 넘어서는

힘은
바로 우리 안에 있다.
벽 앞에 섰을 때,
그 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보다는
어떻게 하면 그 벽을 이용해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담쟁이는
결코 홀로 벽을 오르지 않는다.
수많은 잎과 줄기가
서로를 지지하며 함께 성장한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때로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들이고,
함께 손잡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담쟁이의 이야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는 시간이다.
모든 것이
즉시 이루어지지 않는다.
성공과 성장은 시간을 필요로 하며,

때로는
인내가 필요하다.
담쟁이의 느린 성장이
결국엔 벽을 완전히 덮어버리듯,
우리의 끈기와 인내도
결국
우리가 마주한 벽을 넘어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