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광일 시인의 '자숙 自肅의 시간'을 청람 평하다
시인 주광일, 청람 김왕식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May 2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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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숙自肅의 시간
시인 주광일
5월의 설악산에 난데없이 폭설이 내렸다는데, 5월의 서울의 태양은 너무 뜨겁구나.
햇살은 너무나 눈이 부시구나.
그래서인가 나는 요즘 눈이 아프다.
게다가 요즘 들어 말 같지 않은 말을 너무나 많이 들었기 때문인가, 오늘은 귀까지 아파온다.
눈 귀가 아픈 탓 때문인가,
나는 떠나가는 5월을 아쉬워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인간들과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무덤덤하게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어서어서 설악산에나 가보고 싶다.
그곳 산그늘에 남아있는 눈덩이를 보며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겠다.
ㅡ
시인 주광일의 시이다.
주광일은 애국자이다.
국가가 혼란 속에 빠지는 것을
매우 가슴 아파한다.
이렇게 정치가 혼탁되어가는 것에
너무나 괴로워한다.
주광일은 5월이 다 지나도
점점 더 정치가 후퇴하는 것
같아 너무나 괴롭다.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린다.
하여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
민족 시인 윤동주는
일제 강점하에
나라가 풍전등화에 처해 있는 것을
모두
자기 탓이라 여겼다.
이 시는
자신을 성찰한 '자화상'이나
'참회록'을
떠올리게 한다.
ㅡ
이 시는
시인 주광일이 작성한 것으로,
그의 깊은 애국심과 함께
현대 사회와 정치에 대한
심오한 반성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시는
봄의 마지막을 상징하는 5월에
갑작스러운 폭설이 내린 설악산과
뜨거운 서울의 태양을 대비시키면서
시작한다.
이러한 자연 현상의 대비는
현재 정치적, 사회적 환경의 혼란과 불안정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주광일 시인은
이 시에서 눈과 귀의 고통을 통해
자신의 내면적 고통과 혼란을 드러낸다.
이는 물리적 아픔을 넘어서
정신적, 감정적 고통으로 확장되며,
이는 곧 현재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불만과 비판으로 연결된다.
시인은
"말 같지 않은 말을 너무나 많이 들었기" 때문에 귀가 아프다고 표현하는데,
이는 사회적 대화나 정치적 담론이
진실을 상실한 것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시의 후반부에서는
시인이 부끄러움을 느끼는 자신의 모습을 고백하며,
이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사회 전체에 대한 비판으로 확장된다.
시인은 자신만이 아닌,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어떻게 사회적 무감각과
냉담을 낳는지를 통찰한다.
아쉬운 점은,
시인의 내면적 갈등과 사회 비판이
더욱 구체적인 사례나
실례를 통해 표현되었다면
독자들이 현실과의 연결고리를
좀 더 명확하게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허나,
시의 마지막에서
'자숙의 시간'을 강조함으로써,
시인이 자신과 사회에 대한 깊은 성찰을
촉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러한 점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시의 언어와 표현 방식에서도
주광일 시인의 섬세함이 돋보인다.
그는 강렬하고
때로는 직설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강한 감정과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그 속에서도 은유와 상징을 통해
독자들이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다.
이는
시의 다층적 해석을 가능하게 하며,
각 독자가 자신의 경험과 관점에 따라
다른 의미를 찾아낼 수 있도록 한다.
이 시는
그러한 면에서 시의 사회적 역할과
예술적 가치를 모두 충족시키며,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