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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호 시인의 시 '들숨과 날숨'을 청람 평하다

청람 김왕식








들숨과 날숨


시인 백영호



바다가 숨쉬기 운동을 한다
철썩철썩
밀물 후에 썰물이 오듯
썰물 후에 밀물 오고,

나,
그 속으로 들어가
들숨과 날숨으로
이어지는 숨쉬기 체조

인체는 바다 닮았다
이 숨쉬기 운동으로
해가 뜨고 날이 저문다
숨쉬기 싫다고
그만두면 끝,
저축하듯 모아두고
한 번에 끄집어 쓸 수도 없구

산다는 게
들숨에 맑음 마셔 들이고
날숨이 찌꺼기 내 보내기 운동
오늘도 열심히 쉼 없이
이 운동 확실하게 하고 있다.








청람 김왕식


백영호 시인의 '들숨과 날숨'은
바다와 인간의 호흡을 통해 삶의 순환과 지속성을 이야기하는 시다. 바다의 밀물과 썰물, 인간의 들숨과 날숨을 통해 자연과 인간이 서로 닮아 있음을 깨닫게 한다. 이 시는 각 행마다 삶과 호흡, 그리고 자연의 순환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독자에게 깊은 사색을 이끌어낸다.

"바다가 숨쉬기 운동을 한다
철썩철썩
밀물 후에 썰물이 오듯
썰물 후에 밀물 오고, "

시의 첫 행에서 바다는 숨쉬기 운동을 하는 존재로 비유된다. '철썩철썩'이라는 의성어는 파도의 움직임을 생동감 있게 전달하며, 밀물과 썰물의 반복은 자연의 규칙성과 주기성을 상징한다. 바다는 끊임없이 운동하며, 그 자체로 살아 있는 존재임을 느끼게 한다. 이 행은 독자가 자연의 순환 속에서 인간의 삶을 떠올리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
그 속으로 들어가
들숨과 날숨으로
이어지는 숨쉬기 체조"

두 번째 연에서는 시인이 직접적으로 등장한다. 시인은 바다의 순환 속으로 들어가 호흡하는 존재로 변모한다. '들숨과 날숨으로 이어지는 숨쉬기 체조'는 생명의 기본적인 활동인 호흡을 강조하며, 이는 인간의 생명과 연결된다. 시인이 바닷속으로 들어간다는 표현은 자연과의 일체감을 나타내며, 삶의 본질에 대한 탐구로 이어진다.

"인체는 바다 닮았다
이 숨쉬기 운동으로
해가 뜨고 날이 저문다
숨쉬기 싫다고
그만두면 끝,
저축하듯 모아두고
한 번에 끄집어 쓸 수도 없고"

여기서 시인은 인간의 몸이 바다와 닮았다고 선언한다. 인체도 숨쉬기 운동을 통해 생명을 유지하며, 이는 하루의 시작과 끝을 의미한다. '숨쉬기 싫다고 그만두면 끝'이라는 표현은 생명의 유한성을 상기시키며, 호흡을 저축해 둘 수 없다는 사실은 시간을 되돌릴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 부분은 삶의 유한성과 불가역성을 강조하며,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산다는 게
들숨에 맑음 마셔 들이고
날숨이 찌꺼기 내 보내기 운동
오늘도 열심히 쉼 없이
이 운동 확실하게 하고 있다"

마지막 연에서는 삶의 본질을 호흡으로 설명한다. 들숨을 통해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날숨을 통해 몸의 찌꺼기를 내보내는 과정은 삶의 정화와 치유를 상징한다. '오늘도 열심히 쉼 없이 이 운동 확실하게 하고 있다'는 구절은 시인이 삶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현재의 삶에 충실함을 나타낸다. 이는 독자에게도 삶의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끊임없이 노력할 것을 권하는 메시지로 다가온다.

백영호 시인은 표현상의 특징으로
음성상징어 및 은유를 사용하고
때로는 직설적인 표현을 강한 인상을 주기도 했다.

시인은 자연과 인간의 유사성을 강조하기 위해 바다의 숨쉬기 운동과 인간의 호흡을 연결시켰다. 이는 독자에게 자연과의 일체감을 느끼게 하며, 삶의 순환을 상기시킨다.

'철썩철썩'이라는 의성어는 바다의 생동감을 전달하며, 시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형성한다.

밀물과 썰물, 들숨과 날숨 등의 은유적 표현을 통해 삶의 본질과 순환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숨쉬기 싫다고 그만두면 끝'이라는 직설적인 표현은 독자에게 생명의 유한성을 직접적으로 전달하여 강한 인상을 남긴다.

백영호 시인은 이 시를 통해 삶의 기본적인 활동인 호흡을 자연의 순환과 연결시켜 삶의 지속성과 유한성을 동시에 전달하고자 했다. 자연과 인간의 일체감을 통해 삶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현재에 충실할 것을 독려한다.

시의 전개와 표현이 매우 매끄럽고 설득력 있지만, '저축하듯 모아두고 한 번에 끄집어 쓸 수도 없고' 부분은 조금 더 심화된 비유나 상징을 사용하여 전달할 수 있었다면 더 깊은 인상을 줄 수 있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시간이 쌓여가는 이미지를 통해 호흡의 연속성과 생명의 흐름을 더욱 구체적으로 묘사할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들숨과 날숨'은 백영호 시인의 섬세하고도 심오한 시각을 통해 삶과 자연의 순환을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이다. 바다와 인간의 호흡을 연결시키는 은유적 표현을 통해 독자는 자연과의 일체감을 느끼며, 삶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시인은 이를 통해 현재에 충실하며, 끊임없이 호흡하며 살아가야 함을 독자에게 전달한다.
이 작품은 단순한 호흡의 묘사를 넘어, 생명과 시간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하는 시로 기억될 것이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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