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청람과 함께 떠나는 우리말 나들이ㅡ 1. 어처구니

청람 김왕식 ㅡ '어처구니없다.'









머리가 희끗한 중년 신사,

60 중반쯤 뵈는 선생과

똘망한 학생이

고즈넉한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눈다.


그 모습

참으로

보기 좋다.


하여

엿본 대화를 소개한다.





학생이 질문한다.


"선생님, '어처구니없다'라는 말을 종종 쓰곤 하는데, 이 말의 유래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궁금합니다."

"자네, 그 말이 많이 궁금했나 보네.

그 말에는 두 가지 유래가 있다네.

첫째,

궁궐이나 성문 지붕 위에 기묘한 동물 모양의 토우(土偶)를 "어처구니"라고 했다네. 와장(瓦匠)들이 지붕 마무리 작업에서 이 토우를 잊어버리면 "어처구니없다"라고 했네.

예를 들어, 왕궁의 지붕에 중요한 토우가 빠져 있다면 이는 매우 큰 실수겠지.

바로 그럴 때 "어처구니없다"라는 표현을 썼다네."

ㅡ옛날 궁궐에서는 지붕을 장식하는 토우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토우는 건축물의 장식일 뿐만 아니라, 신성한 보호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 필수적이었다.

따라서 이런 토우가 빠지면 그 실수는 상당히 크고 놀라운 것이었고,

이러한 이유로 "어처구니없다"는 큰 실수를 의미하게 되었다.

선생은 설명을 이어간다.


"둘째로, 맷돌의 손잡이를 가리키는 순우리말이기도 하지. 맷돌을 돌리려면 손잡이가 꼭 필요하잖아. 이 손잡이가 없으면 정말 어처구니가 없겠지?

한 예로,

맷돌을 사용해 곡식을 갈아야 하는데

손잡이가 없다고 생각해 보게나.

그러면 아무리 힘을 줘도 맷돌을 돌릴 수 없으니 정말 난감하고 황당할 걸세."


ㅡ 맷돌은 옛날 농촌 생활에서 중요한 도구였다.

이 맷돌을 사용하려면 손잡이가 꼭 필요했는데, 손잡이가 없는 맷돌은 아무 쓸모가 없었다.

이런 상황이야말로 '어처구니없다'라는 표현이 정확히 들어맞는 경우였다.

이처럼

'어처구니없다'라는 표현은 궁궐의 토우와 맷돌의 손잡이에서 유래했다.

각각의 유래가 실수를 의미하는 표현과 물리적 결핍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사용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런 단어들의 배경을 알게 되면 우리말의 풍부한 역사와 문화적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하, 그래서 그런 뜻이었군요.

정말 재미있네요.

다음 시간에는 '시치미 떼다'의 유래에 대해 질문드리겠습니다


학생과 선생의 대화는 이렇게 또 다른 지식의

문을 열게 된다.


다음 시간에는 '시치미 떼다'의 유래를 통해

또 다른 흥미로운 이야기를 기대해 본다.




ㅡ 청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시인 엄창섭 교수의 '청산도 여정'을 청람 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