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04. 2024

내 친구 안봉근과  구중서 시인

친구 안봉근과 청람 김왕식






내 소중한 시골 친구  봉근이는

신새벽

산책을 한다.


봉근이는

해공 신익희 선생이 나고 자란

바로 그 앞

경기 광주 서하리에 산다.


봉근이는

아침마다

그곳에서 한참을 걸어

퇴촌 생태습지공원에

닿는다.


공원 입구에

시인 구중서의 시비가 있다.


사진 찍어 카톡으로

보내며

한 마디 덧붙였다.


" 시가 참 좋은 것은 같은디

이해가 잘 안 되네,

청람, 평석을 부탁하네"








                   안으로 들어가기



                                시인 구중서



들떠서 대문 밖 나서는 하루가
돌아오는 밤이면 뉘우치기 일쑤다

덧없이 서성인 날이 스스로 허전하다
 밖으로 나가는 하나의 길이 있다

그것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저절로 세상을 향해 문이 열릴 때까지









                  문학 평론가  김왕식



구중서 시인의 시 「안으로 들어가기」는 짧지만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각 행마다 내포된 의미를 다층적으로 분석하고 표현상의 특징 및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파악함으로써, 이 시의 미학적 가치를 탐구하고자 한다.

 "들떠서 대문 밖 나서는 하루가"
이 첫 구절은 우리 일상의 흥분과 기대감을 상징한다.
 "들떠서"라는 표현은 주인공이 대문을 나서는 순간의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는 새로운 시작이나 모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동시에, 일상의 반복 속에서 느끼는 소소한 기쁨을 나타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문 밖'이라는 공간적 배경이다.
이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돌아오는 밤이면 뉘우치기 일쑤다 덧없이 서성인 날이 스스로 허전하다"
이 행에서는 첫 번째 행의 흥분과 대비되는 감정이 드러난다.
"돌아오는 밤"은 하루의 끝, 즉 성찰과 반성의 시간을 의미한다.
"뉘우치기 일쑤다"는 우리가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후회와 반성을 표현한다.
이는 인간의 내면적 갈등과 복잡한 감정 상태를 잘 드러낸다.
또한 "덧없이 서성인 날이 스스로 허전하다"는 표현은
그 하루가 허무하게 느껴지는 순간을 잘 담아내고 있다.
이는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쉽게 공허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깊은 자기 성찰을 요구한다.

"밖으로 나가는 하나의 길이 있다 그것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 행은 시의 주제 의식을 명확히 드러낸다.
"밖으로 나가는 하나의 길"은
외부 세계로의 탐험을 상징하지만,
그 길이 곧 "안으로 들어가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이는 외부 세계에서의 경험이 결국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이해하는 과정임을 암시한다.
이 구절은 우리의 외부 탐험이 내면적 성찰과 깊은 연관이 있음을 상기시킨다. 또한, 이는 인간 존재의 본질적 갈등을 잘 반영하고 있다.
외부 세계에 대한 탐험이 결국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는 여정임을 깨닫게 한다.

"저절로 세상을 향해 문이 열릴 때까지"
마지막 행은 시의 결말을 장식하며, 기다림과 자연스러운 깨달음을 강조한다.
"저절로"라는 표현은 강제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과정을 의미하며,
"세상을 향해 문이 열릴 때까지"는 인생의 진정한 의미와 목적이 저절로 밝혀지는 순간을 기다리는 자세를 나타낸다.
이는 수동적인 기다림이 아니라, 끊임없는 성찰과 준비를 통해 결국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담고 있다.

구중서 시인의 이 시는 간결하고 직관적인 표현을 사용하면서도, 깊이 있는 철학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각 행마다 상반되는 감정을 교차시켜 독자로 하여금 자기 성찰을 유도한다. 또한 시어의 선택이 매우 신중하고 절제되어 있어, 간결함 속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예를 들어, "들떠서", "뉘우치기", "허전하다"와 같은 단어들이 매우 적절하게 사용되어 각 감정을 극대화한다.

이 시에서 구중서 시인이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외부 세계에 대한 탐험과 경험이 결국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발견하는 과정임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시인은 일상 속에서 느끼는 작은 기쁨과 허무함, 그리고 자기 성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인생의 진정한 의미는 외부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찾아야 함을 말하고 있다.
이는 현대인들이 자주 느끼는 공허함과 불안감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구중서 시인의 「안으로 들어가기」는 간결한 표현 속에 깊은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시인은 일상 속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통해 자기 성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외부 탐험이 결국 자기 자신으로의 귀환임을 깨닫게 한다.
이 시는 현대인의 공허함과 불안감을 다루며, 내면적 성찰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한편
조금 더 구체적인 이미지를 사용하였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

예를 들어, "대문 밖 나서는 하루"나 "돌아오는 밤"을 구체적인 상황이나 장면으로 묘사하면

독자가 더 쉽게 공감하고 시 속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시심 깊은 친구 봉근,

자네 부탁대로

어쭙잖게 몇 줄

옮겨봤네.


오히려

자네 감상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나

염려가 되긴 하네만


읽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네


ㅡ 청람

작가의 이전글 청람 김왕식과 함께하는 우리말 문법 ㅡ 1. 의존명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