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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06. 2024

청민 박철언 시인의 시 '오, 백두白頭여'를 평하다

시인 청민 박철언, 청람 김왕식






                      오, 백두白頭여




                                              시인 청민 박철언




그리던
그리도 그리워하던
백두白頭에의 길
오! 설레는 가슴

산정에 덮인 검은 구름
천둥에 소나기 질은 안개와 여름 우박 시간은

조여 오고

빛은 멀기만 하다
오, 불가능할 듯한 천지와의 만남

 태고의 잔설을 비끼고 사슴이끼 만병초 들판을 굽이돌아 드디어 영산의 환희
오! 1989년 7월 2일 11시

태양이 솟아오른 우주의 모태인 듯
유구한 민족의 힘의 원천인 듯
방황하던 나의 영원한 고향인 듯
오! 신비의 거대한 거울 천지여

 마지막 용암마저 토해내게 한 부석 위에 신처럼 물러선 장군봉 향도봉 백운봉 차일봉 비류봉
송화강 만주벌판으로 달려가는 달문
오! 천지여! 민족이여! 조국이여!

 통일의 노래를 목메어 합창한다
그러나 끝내 천지는 답이 없다
40년 넘도록 분단과 불신 적대와 대결
오! 여기 설 자격조차 없는 북이여

 화해하자 단합하자
끊어진 혈맥을 우리가 잇자
우리 서로 하나가 되는 그 자랑스러운 깃발을

높이 쳐들자
오! 동지여! 동지여!

 치솟는 웅혼雄渾을 달래고 산허리에 모여 앉아
다시 쏟아지는 백두白頭의 비를 보며
구운 감자 산천어 칠색송어 사슴고기 들쭉술 약초술
아! 장백의 사랑이여! 가문비 분비 자작나무 숲을 뚫고
빗길 속에 달리는 귀로
백두폭포 형제폭포 천군바위 압록강
아! 백두산이여! 조국이여! 민족이여! 동지여! 통일이여! 사랑이여!





 
"'오 백두여'는
35년 전인 1989년 7월
대북밀사로서 유서쓰고  월북하여
평양과 백두산 아래  삼지연 김일성 별장에서 남북비밀회담을 했습니다.


 후

남북대표가 백두산에 올라  천지에서

분단 극복  조국통일을 다짐한

역사적 시입니다.


현충일 맞아

민족분단의  아픔을 절감하면서  

그때를 회상하면서
시를 공유한 것입니다."


                                    ㅡ 박철언 시인의 辯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청민 박철언 시인의 「오, 백두여」는 1989년 7월 2일 백두산에서 쓴 시로, 시인은 백두산에 대한 강렬한 그리움과 민족적 정서를 노래하고 있다.

이 시는 각 행, 각 연마다 다층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섬세한 표현을 통해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전달한다.

첫 연에서 시인은 백두산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던 / 그리도 그리워하던"이라는 반복적인 구절을 통해 백두산을 향한 시인의 간절한 마음을 드러내며, "오! 설레는 가슴"이라는 표현으로 그 감정을 극대화한다. 이 첫 연은 시인이 백두산에 다가가고자 하는 마음의 출발점을 형상화하고 있다.


두 번째 연에서는 백두산 산정에 덮인 검은 구름과 천둥, 소나기, 여름 우박 등 극적인 자연 현상을 묘사하며, 백두산을 향한 여정의 어려움을 나타낸다. "시간은 조여 오고 빛은 멀기만 하다"는 구절은 그 여정이 고통스럽고 멀게 느껴짐을 표현한다. 또한, "불가능할 듯한 천지와의 만남"이라는 구절을 통해 백두산 천지를 만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강조한다.


세 번째 연은 시인이 드디어 백두산 정상에 도착한 순간의 환희를 표현한다. "태고의 잔설을 비끼고 사슴이끼 만병초 들판을 굽이돌아 드디어 영산의 환희"라는 구절은 시인의 기쁨과 감격을 잘 드러낸다. 이 연은 시인이 백두산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을 직접 마주하는 순간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네 번째 연에서는 천지를 묘사하며, 그것이 시인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서술하고 있다. "태양이 솟아오른 우주의 모태인 듯 / 유구한 민족의 힘의 원천인 듯 / 방황하던 나의 영원한 고향인 듯"이라는 구절을 통해 천지가 시인에게 우주와 민족, 그리고 고향을 상징함을 알 수 있다. 이는 백두산이 단순한 산이 아니라, 시인에게 있어 깊은 의미를 지닌 장소임을 나타낸다.


다섯 번째 연에서는 백두산의 여러 봉우리와 주변 지형을 나열하며 그 신비로움을 강조한다. "마지막 용암마저 토해내게 한 부석 위에 신처럼 물러선 장군봉 향도봉 백운봉 차일봉 비류봉"이라는 구절은 백두산의 경이로움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백두산이 단순한 자연경관이 아니라, 시인에게 있어 신비롭고 성스러운 장소임을 나타낸다.


여섯 번째 연에서는 통일에 대한 염원을 노래하고 있다. "통일의 노래를 목메어 합창한다 / 그러나 끝내 천지는 답이 없다"라는 구절을 통해 통일에 대한 간절한 바람과 그것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을 표현한다. 이 연은 시인이 통일을 염원하면서도 그 어려움을 느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일곱 번째 연에서는 화해와 단합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화해하자 단합하자 / 끊어진 혈맥을 우리가 잇자"라는 구절을 통해 시인은 분단된 민족이 하나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는 백두산이 통일의 상징이자, 민족적 화합의 장소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여덟 번째 연에서는 백두산의 자연과 함께하는 순간을 묘사한다. "치솟는 웅혼雄渾을 달래고 산허리에 모여 앉아 / 다시 쏟아지는 백두의 비를 보며"라는 구절을 통해 시인은 백두산에서의 평온함과 자연과의 조화를 그리고 있다. 이는 백두산이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시인에게 있어 영혼의 안식처임을 나타낸다.


마지막 연에서는 백두산과 조국, 민족, 통일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다. "아! 백두산이여! 조국이여! 민족이여! 동지여! 통일이여! 사랑이여!"라는 구절을 통해 시인은 백두산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상징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 연은 시인이 백두산을 통해 모든 것을 연결하고자 하는 마음을 잘 드러낸다.


이 시는 백두산에 대한 강렬한 그리움과 민족적 정서를 다층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시인의 섬세한 표현과 감정이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다만, "40년 넘도록 분단과 불신 적대와 대결"이라는 부분에서 좀 더 구체적인 예시나 상황을 언급했더라면 독자가 그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긍정적이고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으로, 백두산이 지닌 상징성과 민족적 정서를 잘 표현하고 있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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