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08. 2024

백영호 시인의 시 '5월 논둑길 스케치'를 청람 평하다

시인 백영호와 청람 김왕식










               5월 논둑길 스케치


                                시인  백영호



찰나의 평화가
오월의 논두렁을
휘익, 지나고 있다

계절의 여왕
5월 한가운데
모내기 끝난 논둑길을
월촌 아재는 누렁이를 몰고
두렁을 건너고 있다

하늘 뭉게구름은
꾸벅꾸벅 졸고
오월 바람은 누렁이
귓불을 핥고 핥고

그 논둑길에서
논물에 비친 물 그림자를
비비새가 물고 날았다












시인 백영호의 시 '5월 논둑길 스케치'를 청람 김왕식 평하다




백영호 시인의 시 "오월 논둑길 스케치"는 오월의 평화롭고 목가적인 풍경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작품이다. 시인은 짧고 단순한 언어로 순간의 평화로움을 포착하며, 독자에게 그 장면을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한다.


"찰나의 평화가 / 오월의 논두렁을 / 휘익, 지나고 있다"

첫 연에서는 '찰나의 평화'가 중심이 된다. 이는 일시적이지만 강렬한 순간의 평온함을 의미한다. '오월의 논두렁'은 봄의 한가운데서 평온함을 더하는 배경이다. '휘익, 지나고 있다'는 표현은 바람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순간을 시각적으로 상상하게 한다. 여기서 시인은 평화로운 순간의 덧없음을 강조한다.

"계절의 여왕 / 5월 한가운데 / 모내기 끝난 논둑길을 / 월촌 아재는 누렁이를 몰고 / 두렁을 건너고 있다"

두 번째 연에서는 시공간의 배경을 더 구체화한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표현은 5월이 가장 아름답고 풍요로운 시기임을 나타낸다. '모내기 끝난 논둑길'은 농촌의 일상적 풍경을 그리며, '월촌 아재'와 '누렁이'는 평범한 농부와 그의 소를 상징한다. 이들은 평화롭게 '두렁을 건너고 있다'. 이는 시인이 그리고자 한 일상적이고 목가적인 장면을 잘 나타내며, 독자에게 따뜻함과 안정감을 전달한다.

"하늘 뭉게구름은 / 꾸벅꾸벅 졸고 / 오월 바람은 누렁이 / 귓불을 핥고 핥고"

세 번째 연에서는 자연의 요소들을 의인화하여 평화로운 분위기를 더욱 강조한다. '뭉게구름'이 '꾸벅꾸벅 졸고' 있는 모습은 하늘마저도 나른하게 느껴지는 평온함을 전달한다. '오월 바람'이 '누렁이 귓불을 핥고 핥고' 있는 장면은 자연과 동물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평화로운 순간을 포착한다. 이러한 의인화 기법은 독자로 하여금 시각적이고 감각적인 경험을 하게 한다.

"그 논둑길에서 / 논물에 비친 물 그림자를 / 비비새가 물고 날았다"

마지막 연에서는 평화로운 순간이 어떻게 움직임과 변화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준다. '논물에 비친 물 그림자'는 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고, '비비새가 물고 날았다'는 동적인 이미지를 추가하여 시의 마무리를 짓는다. 이 장면은 평화로운 순간이 지나고 새로운 움직임이 시작되는 전환점을 나타낸다.

백영호 시인은 이 시를 통해 독자에게 오월의 평화로움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전달하고자 한다. 그의 언어는 단순하지만 시각적이고 감각적인 이미지를 통해 독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각 연에서 보여주는 순간의 포착은 시인이 일상 속에서 발견한 평화와 조화를 느끼게 한다.

표현상의 특징으로는 자연의 의인화와 섬세한 묘사가 눈에 띈다. 시인은 자연을 단순히 배경으로 삼지 않고, 그것을 살아있는 존재로 묘사하여 독자가 더 깊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짧은 구절들 속에 담긴 강렬한 이미지들은 시의 리듬감을 높이고, 독자가 읽는 동안 시각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요컨대, "오월 논둑길 스케치"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시인은 일상 속에서 순간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것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의 시를 통해 우리는 오월의 논둑길에서 느낄 수 있는 평화와 안락함을 경험하게 된다.
백영호 시인의 다음 작품도 기대해 볼 만하다.



ㅡ 청람



작가의 이전글 박성진 시인의 시 '뭉크의 언어 절규'를 평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