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15. 2024

김인덕 시인의 시 '억새꽃'을 청람 평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억새꽃



                      시인 김인덕


하얗게 술렁이는 하늘 한 자락  
옷깃에 댓바람 묻혀가며  
눈물 풀어 그려본다  

밤새 비가 내리고  
눈 감으면  
떠오르는 엄니야  
억새꽃 피었다  

가장 힘없는 것이
가장 강한 거라며  
밟아도 꿈틀대지 않고  
눌러도 튀어 오르지 않는  

그런 사람 되라고  
빈 그릇 채워주던  
억새꽃 엄니야  

슬픈 꿈이  
먹장구름으로 토라져  
쓰러지는 날이면  
시리도록  그리운 어머니  

오늘처럼  
시간의 과음으로 쓰린 속을  
잠재우고 나면  
억새꽃 피어난다  









              문학평론가 김왕식




김인덕 시인의 '억새꽃'은 자연과 인간의 감정, 특히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이 시는 억새꽃을 통해 어머니와의 추억을 회상하고, 그로 인한 감정을 표현하는데 주목할 만한 특성이 있다.

"하얗게 술렁이는 하늘 한 자락  
옷깃에 댓바람 묻혀가며  
눈물 풀어 그려본다"

첫 구절에서는 자연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시각적 이미지를 제공한다. '하얗게 술렁이는 하늘'은 억새꽃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며, 이는 독자에게 시각적으로 생생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옷깃에 댓바람 묻혀가며'라는 표현은 시인의 내면적 감정을 전달하는 동시에 자연과 하나 된 모습을 나타낸다. '눈물 풀어 그려본다'는 슬픔의 감정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이 시의 주제를 암시한다.

"밤새 비가 내리고  
눈 감으면  
떠오르는 엄니야  
억새꽃 피었다"

여기서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밤새 비가 내리고'라는 표현은 외적 환경을 통해 시인의 내면적 감정을 더욱 부각한다. '눈 감으면 떠오르는 엄니야'는 시인의 깊은 그리움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며, 억새꽃이 피었다는 표현을 통해 어머니와 억새꽃을 연관 짓는다.

"가장 힘없는 것이  
가장 강한 거라며  
밟아도 꿈틀대지 않고  
눌러도 튀어 오르지 않는"

이 부분에서는 억새꽃의 특성을 통해 어머니의 가르침을 전달한다. 억새꽃이 밟혀도 꿈틀대지 않고, 눌러도 튀어 오르지 않는다는 표현은 외부의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함을 상징한다. 이는 어머니가 시인에게 주었던 가르침을 나타내며, 이를 통해 어머니의 인생철학을 엿볼 수 있다.

"그런 사람 되라고  
빈 그릇 채워주던  
억새꽃 엄니야"

여기서는 어머니의 가르침이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그런 사람 되라고 빈 그릇 채워주던'이라는 표현은 어머니가 시인에게 베풀었던 사랑과 교육을 의미한다. 억새꽃과 어머니를 동일시하며, 어머니의 가르침과 사랑이 억새꽃처럼 강인하고 아름다웠음을 강조한다.

"슬픈 꿈이  
먹장구름으로 토라져  
쓰러지는 날이면  
시리도록 그리운 어머니"

이 구절에서는 시인의 슬픔과 그리움이 절정에 달한다. '슬픈 꿈이 먹장구름으로 토라져'라는 표현은 시인의 감정이 얼마나 깊고 강렬한지를 나타낸다. '쓰러지는 날이면 시리도록 그리운 어머니'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시인의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늘처럼  
시간의 과음으로 쓰린 속을  
잠재우고 나면  
억새꽃 피어난다"

마지막 구절에서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시인이 느끼는 감정을 표현한다. '시간의 과음으로 쓰린 속을 잠재우고 나면'이라는 표현은 시인이 겪는 감정적 고통을 상징한다. 그러나 '억새꽃 피어난다'는 결말을 통해, 시인은 결국 어머니와의 추억을 통해 위로받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 시는 자연과 인간의 감정을 밀접하게 연결하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억새꽃에 비유하여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시인은 억새꽃을 통해 어머니의 강인함과 사랑을 떠올리고, 그리움을 시적으로 표현한다.
전반적으로 이 시는 섬세한 감정 표현과 자연에 대한 깊은 통찰을 통해 독자에게 감동을 전하는 훌륭한 작품이다.






김 인덕 시인의
'억새꽃'은
한국문학신문  문학상 시부문
최우수상 수상작이다.


ㅡ 청람

작가의 이전글 나의 스승 허만길 시인의 '초여름 파랑새'를 평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