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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17. 2024

아무리 그래도 그럴 순 없잖아요

문학평론가 김왕식








           아무리 그래도 그럴 순 없잖아요


                                                  청람


한강 변을 달리고 있다.

내려다 뵈는 한강의 물결을 보며

오래전 들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한국은 경제 발전과 함께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안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자살률이 매우 높다는 사실은 가슴 아픈 현실이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한강에서 투신자살을 선택한다고 들었다. 이 이야기는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의 사연은 각기 다르겠지만, 그로 인해 남겨진 유가족들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그들의 시신을 찾기 위해 한강 변을 헤매는 유가족들의 마음은 얼마나 참담할까. 그런데, 더 큰 충격은 그 이후에 일어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였다.

어느 날, 친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강에서 시신을 구조하는 사설 구조 대원들에 관한 소문을 들었다. 그들 중 일부가 시신을 발견하고도 바로 인양하지 않고, 일부러 시간을 끌어 유가족들을 애태우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시신 인양 과정에서 보상비를 올리기 위한 의도라는 설명이었다.

이는 있을 수도 없지만

만약에 있다 해도 히 일부이겠지만,

그 이야기를 들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떻게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시신을 놓고 그런 비인도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유가족의 고통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삼는다는 것은 천벌을 받을 행위다. 이런 일이 정말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소문에 불과한지 확인할 길은 없었지만, 나는 간절히 그저 낭설이길 바랐다.

그러나 이러한 소문이 퍼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의 문제를 반영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자살률이 높은 사회, 그리고 그로 인해 유가족들이 겪는 고통이 일상화된 현실 속에서, 인간의 도덕성마저 흔들리는 모습이 아닐까. 만약 이러한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히 몇몇 사람의 일탈 행위로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체가 성찰하고,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이다.

한강을 바라보며, 이 사회가 좀 더 따뜻하고 서로에게 관대해지길 바랐다. 자살을 생각하는 이들이 그 선택을 하지 않도록, 주변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또한, 이미 자살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가족들에게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위로와 지원이 필요하다. 그들의 슬픔과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사회 전체가 노력해야 한다.

이런 비극적인 이야기들이 다시는 회자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서로를 돌보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강 변을 달리며, 나는 이런 바람을 가슴에 새기고 더 열심히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했다. 비록 지금은 작은 발걸음에 불과하지만, 우리의 노력 하나하나가 모여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간절히 바란다. 그저 낭설이길, 그저 소문이길. 한강 변에서 들었던 이 가슴 아픈 이야기가 더 이상 현실이 아니길. 그리고 우리가 사는 이 사회가 조금 더 따뜻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사회가 되기를. 한강의 물결은 오늘도 끊임없이 흐르고 있다. 마치 우리 삶도 그렇게 끊임없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처럼. 한강의 물결을 바라보며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어느새 해가 저물어가고, 강변을 따라 불빛들이 하나둘씩 켜지기 시작한다. 이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도 가슴 한편이 무거운 이유는 아마도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어두운 면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자살률이 높은 한국 사회의 현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우선, 자살 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자살 예방 상담 전화, 지역 사회의 지원 네트워크, 학교와 직장에서의 정신 건강 교육 등 다양한 방법들이 적극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유가족에 대한 지원도 강화되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가족들은 깊은 슬픔과 상실감을 겪는다. 그들의 심리적, 정서적 지원을 위한 상담 서비스와 함께, 경제적 지원도 필요하다. 유가족들이 슬픔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시혜적 접근이 아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기본적인 책임이다.

사회적 인식 개선도 중요한 과제다. 자살에 대한 낙인과 편견을 없애고, 정신 건강 문제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openly 논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디어와 교육 기관의 역할이 크다. 자살 예방 캠페인과 정신 건강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자살을 예방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한강의 물결처럼, 우리의 노력도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 자살 예방을 위한 정책과 프로그램들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고, 사회 전체가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개인의 작은 관심과 배려가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주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따뜻한 한 마디와 관심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서로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것이 필요하다.

한강 변을 따라 이어지는 길을 달리며,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가 조금 더 따뜻해지길 바란다. 자살률이 높은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서로를 돌보는 사회가 되기를. 비록 지금은 어둠 속에 있지만, 언젠가는 밝은 빛이 우리를 비추길 기대하며.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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