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훈의 '완화삼'을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평하다

조지훈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청람은

나름대로

시평의

원칙을 두고 있다.

가능한

작품 자체를 중시한

절대주의적 접근 방법을 취하고

있다.

시대사적 배경을 전제한

역사주의적 비평 방법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적용하려 한다.

또한

아무리

영향력 있는 작가의 명시라 해도

나름대로

아쉬운 점은 소신껏 밝히려 한다.

이 부분은 독자마다

다를 수 있다.

평하는 청람도

독자의 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을 뿐이다.

이는

시를 감상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

                 완화삼(玩花衫)

                                       시인 조지훈

- 목월木月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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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운 산 바위 우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 리(七百里)

나그네 긴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은 강마을의 저녁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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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조지훈의 「완화삼(玩花衫)을 시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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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훈의 시 「완화삼」은 청록파 동료 박목월에게 준 시로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생의 무상을 담은 작품이다.
이 시는 그의 섬세한 언어와 감성적인 표현을 통해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차운 산 바위 우에 하늘은 멀어 /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첫 행에서는 '차운 산 바위'라는 표현을 통해 산의 차가운 느낌과 그 위에 있는 하늘의 먼 거리를 묘사한다. 이는 인간이 자연 앞에서 느끼는 고독과 겸허함을 나타낸다.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는 자연의 소리가 감성적으로 들리는 장면을 그린다. 이는 자연과 인간의 감정이 교감하는 순간을 표현하며,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구름 흘러가는 / 물길은 칠백 리(七百里)"

두 번째 행에서는 '구름'과 '물길'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거리감을 표현한다. '칠백 리'라는 구체적인 숫자를 사용함으로써 시간과 공간의 무한함을 강조한다.

물론 이 칠백 리는 추상적 거리다. 즉 정서적 깊이를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

이는 인간이 인생의 여정에서 느끼는 막연함과 동시에 그 안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움을 나타낸다.


"나그네 긴소매 꽃잎에 젖어 / 술 익은 강마을의 저녁노을이여"

세 번째 행은 나그네의 모습을 그린다. '긴소매'와 '꽃잎에 젖어'라는 표현을 통해 나그네의 외로움과 동시에 자연과의 교감을 그린다. '술 익은 강마을의 저녁노을'은 풍요롭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묘사하며, 이는 인생의 순간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끼게 한다.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 꽃은 지리라"

네 번째 행에서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을 묘사한다.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 꽃은 지리라'는 밤이 지나면 꽃이 진다는 사실을 통해 인생의 무상함을 나타낸다. 이는 독자에게 순간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변화의 불가피성을 받아들이게 한다.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하여 /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마지막 행은 인간의 감정을 아픔에 비유하며,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는 모습을 묘사한다. 이는 인생의 슬픔과 기쁨이 모두 자연의 일부임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나타낸다. 달빛 아래 흔들리며 가는 모습은 삶의 여정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조지훈은 이 시에서 자연을 통해 인생의 다양한 면모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그의 표현은 매우 감각적이며, 독자에게 자연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시 전체에 걸쳐 자연과 인간의 감정이 교묘하게 어우러지며, 이는 독자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차운 산 바위', '구슬피 우는 산새', '술 익은 강마을의 저녁노을' 등의 표현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그려내면서도 그 속에 담긴 인간의 감정을 전달하는 데 탁월하다. 이러한 표현들은 독자에게 자연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성찰하게 하며, 시의 깊이를 더해준다.

이 시는 매우 완성도가 높으며, 감동적이다. 다만,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났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시의 흐름과 자연 묘사가 아름답지만, 메시지가 때로는 은유적 표현 속에 가려져 있어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이러한 부분을 좀 더 직관적으로 표현한다면 독자와의 소통이 한층 더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조지훈의 「완화삼」은 자연과 인생의 무상을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이다. 시인은 섬세한 표현과 감성적인 언어를 통해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각 행마다 담긴 의미와 시적 기교는 독자에게 자연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며, 시 전체에 흐르는 고요한 아름다움은 인생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이 시는 한국 현대시의 중요한 작품으로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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