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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18. 2024

박목월의 '나그네'를 문학평론가 김왕식 평하다

박목월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나그네


                      시인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박목월의 시 '나그네'를 평하다.



박목월의 시 '나그네'는
청록파 동료 조지훈의 시 '완화삼'에 화답한 글이다.
이 시는 자연과 인생의 유사성을 통해 나그네의 삶을 묘사한 작품으로, 각 행마다 깊이 있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에서는 자연의 풍경을 배경으로 나그네의 여정을 시작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강나루'는 고요하고 잔잔한 물가를 연상시키며, '밀밭 길'은 풍요로운 자연 속에서의 길을 상징한다. 이 두 이미지가 합쳐져 평화롭고 여유로운 출발을 암시한다.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는 나그네의 삶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구절이다. 구름 속에 달이 떠가는 모습은 고독하고 덧없는 삶의 여정을 상징한다. 이는 인생의 무상함과 나그네의 쓸쓸함을 암시하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나그네의 운명을 강조한다.

"길은 외줄기 도 삼백 리"는 나그네가 걸어가야 할 길의 멀고 험난함을 나타낸다. '외줄기 길'은 외롭고 좁은 길을 의미하며, '삼백 리'는 긴 거리를 나타낸다. 이는 나그네의 고단한 여정과 그 길에서 느끼는 외로움을 부각한다.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은 나그네가 지나가는 마을마다 느끼는 정취를 묘사한다. '술 익는 마을'은 따뜻한 환대와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의미하며, '타는 저녁놀'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안에서 느끼는 감동을 상징한다. 이는 나그네가 여정 중에 만나는 순간적인 아름다움과 평화를 나타낸다.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는 첫 구절의 반복으로, 나그네의 여정이 끝없이 이어지는 모습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이는 인생의 무상함과 고독한 여정을 다시금 상기시키며,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유지한다.

이 시의 표현상의 특징으로는 비유와 상징을 통한 감각적이고 서정적인 묘사가 두드러진다.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나그네의 감정과 여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으며, 반복적인 구절을 통해 주제를 강화하고 있다.

박목월이 이 시를 통해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인생의 여정 속에서 느끼는 고독과 무상함, 그리고 그 속에서 잠시나마 만날 수 있는 아름다움과 평화이다. 나그네의 삶은 끝없이 이어지는 길 위에서의 고독한 여정이지만, 그 속에서도 순간적인 아름다움과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시에서 아쉬운 부분을 꼽자면, 나그네의 여정에 대한 구체적인 감정 표현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이다. 나그네가 느끼는 고독과 무상함을 더욱 깊이 있게 표현했다면 독자에게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자연과 인생을 아름답게 연결시키며 서정적인 분위기를 잘 살린 뛰어난 작품이다.

박목월의 '나그네'는 자연과 인생의 유사성을 통해 나그네의 여정을 서정적으로 그려낸 시이다. 각 행마다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나그네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반복적인 구절을 통해 주제를 강화하고 있다. 인생의 고독과 무상함 속에서도 순간적인 아름다움과 평화를 느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 시는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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