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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21. 2024

근거 없는 이야기, 몇 가지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근거 없는 이야기, 몇 가지





세상에는 많은 근거 없는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는 종종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변형되고 확대되어 더욱 신비롭고 믿기 어려운 내용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여기 몇 가지 대표적인 예를 소개하고자 한다.

 '개가 살구를 먹으면 죽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는 아마도 살구의 씨앗에 있는 '아미그달린'이라는 물질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아미그달린은 체내에서 청산가리로 변환될 수 있는 물질로, 과량 섭취 시 위험할 수 있다. 그러나 살구의 과육은 개에게 큰 해가 되지 않으며, 씨앗만 피하면 된다. "개를 죽인다"는 뜻에서 살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이야기는 단순한 설화에 불과하다.

 수박을 먹을 때 씨앗을 삼키면 배 속에서 자란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는 어린아이들에게 자주 들려주는 이야기로, 수박 씨앗을 삼키지 않게 하기 위한 일종의 겁주기 수단이었다. 실제로는 씨앗이 체내에서 발아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소화기관의 강한 산성 환경과 소화효소들은 씨앗을 빠르게 분해하거나 배출하게 만든다.

 혜성이나 유성이 지구를 파괴할 것이라는 종말론적 이야기가 있다. 이러한 이야기는 특히 천문학적 사건이 있을 때마다 더욱 부각되곤 한다. 대표적인 예로 1910년 할리 혜성이 지구를 지나갈 때, 혜성의 꼬리 속 가스가 지구를 덮쳐 대규모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퍼졌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방독면을 구입하거나 지하실에 숨는 등의 행동을 했다. 그러나 현대 과학에 따르면, 혜성의 꼬리는 매우 희박한 가스로 이루어져 있어 지구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밥은 굶어도 커피만은 마셔야 한다'는 요즘 커피 마니아들의 이야기가 있다. 어린아이들 사이에서는 커피를 마시면 키가 자라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는 어린이들에게 커피를 마시지 않게 하기 위한 일종의 미신이다. 실제로 커피의 카페인은 어린이에게 좋지 않지만, 이는 주로 과도한 각성이나 불면증과 관련이 있다. 성장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오히려 전반적인 식습관과 건강 관리가 성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북한 김정은이 치즈를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밤에 치즈를 먹으면 나쁜 꿈을 꾸게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는 영국에서 특히 잘 알려진 속설로, 일부 사람들은 치즈가 소화불량을 일으켜 악몽을 꾸게 한다고 믿는다. 실제로 치즈와 나쁜 꿈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증명하는 과학적 증거는 부족하다. 다만, 과식을 하면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수면의 질이 떨어질 수 있고, 이는 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 같이, 세상에는 근거 없는 이야기들이 많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종종 전통적 믿음이나 경험에 기반하여 형성되지만, 현대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그 허구성이 드러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러한 이야기들을 무턱대고 믿기보다는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필요한 경우 과학적 근거를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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