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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21. 2024

시인 엄창섭 교수의 시 '대관령 옛길'을 김왕식 평하다

시인 엄창섭 교수와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대관령 옛길




                               
                                     시인 엄창섭



꿈틀거리는 세상의 고뇌도  
지난날의 애환 잠재워  
하늘의 평온을 허락하네  

애증과 모든 역겨움  
그리움으로 다스리며  
빛과 소리 못내 눈부신  
낮은 산자락 오르면  
발에 밟혀도 다시 일어서는  
풀들의 모진 목숨은 경이롭다  

어제의 우울한 회한은  
어지럼증으로 도지고  
오늘의 피곤한 삶은  
한갓 허망한 흐름이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시인 엄창섭 교수의 '대관령 엿길'을 평하다



시인 엄창섭 교수는
강원도 지킴이다.
관동에 대한 사랑이 대단하여
그 길목 '대관령 옛길' 또한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엄창섭 시인의 '대관령 옛길'은
인간 존재의 고뇌와 삶의 애환을 그리며, 동시에 자연의 평온함을 통해 위로를 찾으려는 시도로 읽힌다.

시인은 첫 연에서 "꿈틀거리는 세상의 고뇌"라는 표현을 통해 현대 사회의 복잡하고 불안한 상태를 암시하고 있다. 이는 '지난날의 애환'을 잠재워 '하늘의 평온'을 허락하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여기서 '하늘의 평온'은 아마도 궁극적인 평화와 안식을 상징하는 듯하다. 세상의 고뇌와 애환을 잠재우는 것은 인간이 바라는 이상향의 평온을 말하는데, 이는 자연과의 조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

두 번째 연에서는 애증과 역겨움을 그리움으로 다스리며, 자연 속에서 빛과 소리로 치유받는 과정을 그린다. 낮은 산자락을 오르는 과정은 인생의 여정을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발에 밟혀도 다시 일어서는 풀들의 모진 목숨"은 인간의 불굴의 의지를 상징하며, 자연의 생명력에서 배우는 경이로움을 강조한다. 민초의 끈질긴 생명력을 자연에 비유한 이 부분은 김수영의 '풀'과 맞닿아 있다.

세 번째 연에서는 '어제의 우울한 회한'과 '오늘의 피곤한 삶'을 대비시킨다. 어제의 우울은 어지럼증으로 이어지고, 오늘의 피곤함은 허망한 흐름으로 나타난다. 이는 현대인이 느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의 무기력함과 허무함을 표현한 것이다. 시인은 이러한 감정을 통해 일상의 권태와 무상함을 직시하고 있다.

표현상의 특징으로는 자연을 통한 비유와 상징이 돋보인다. 시인은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인간의 감정과 삶의 단면을 그려내는데 능숙하다. 또한, 간결한 언어와 명료한 이미지로 독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고단한 인생 속에서도 자연을 통해 위로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찾으라는 메시지이다. 이는 현대인이 겪는 피로와 권태 속에서 자연과의 조화를 통해 치유받고자 하는 소망을 담고 있다.

 엄창섭 시인의 '대관령 옛길'은 단순한 자연 찬미가 아니다. 이는 현대인의 고단한 삶 속에서 자연을 통한 치유와 회복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심오한 통찰을 담고 있다. 시인은 자연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인간 존재의 회복과 재탄생의 무대로 활용한다.

이렇듯, 엄창섭 시인의 '대관령 옛길'은 단순히 자연을 노래하는 시가 아닌, 자연을 통해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고, 삶의 고뇌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으려는 시적 여정이다. 이는 독자에게 깊은 감동과 더불어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엄창섭은 1945년에 강릉에서 태어났다. 1973년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어교육으로 석사 학위를 1986년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0년부터 2010년까지는 관동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했다.


엄창섭 교수님은 제자 사랑이 대단하다.
그는 후덕한 인품을 지니고 있어
많은 제자의 섬김을 받는다.
특히, 파워블로거인 '페이지 배선희' 시인과
천재 기인 '박성진' 시인은  엄 교수님을
극진히 모신다.
청람 또한 엄 교수님을 스승으로 섬기고 있다.


시인 활동

1977년 문예지 《시문학》에 〈새벽에 출범〉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시집 《바다와 해》(1980), 《땅에 쓴 장시》(1987), 《눈부신 약속》(1990), 《생명의 나무》(1991), 《골고다의 새》(1993) 《열매 따기》(1994), 《신의 나라는 열매를 팔지 않아》(2004), 그의 대표 시를 모은 《사고가능성》를 출간했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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