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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24. 2024

旱天慈雨한천자우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한천旱天에 자우慈雨




                                            청람



6월의 끝자락이다.

간밤에 내린 비는 마치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반가운 손님 같았다. 양은 적었지만, 아침을 맞이한 나는 그 여운에 취해 있었다. 비가 내린 후의 공기는 맑고 상쾌하여, 마치 세상의 모든 근심과 걱정이 씻겨 내려간 듯했다.

새소리가 가득한 아침,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레 내디딜 때마다 가벼워지는 마음을 느꼈다. 들꽃들이 미소 짓고 있는 모습이 더욱 싱그럽게 다가왔다.

비는 세상을 말끔히 씻어주었다.

그동안 목마름에 시달리던 누렇던 초록 잎들은 이제 찬란한 초록빛으로 물들었다. 비가 내리기 전에는 생기가 없어 보이던 나무와 풀들이 이제는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되찾았다. 자연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메말랐던 영혼이 씻겨 내려가는 기분을 느꼈다. 비는 단순히 물방울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마음까지 맑게 해주는 힘이 있었다.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먼지 한 점 없는 하늘은 비가 남긴 선물이었다. 하늬바람이 살짝 스쳐가며 만들어내는 맑은 소리는 귀를 기분 좋게 간지럽혔다.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신선한 공기는 내 온몸에 생기를 더해주었다. 비가 내린 아침은 이렇게 찬양받을 만한 이유가 충분했다.

올해는 유난히 오랜 가뭄이 이어졌다. 그래서인지 여름비가 내린 이번 아침은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대지의 갈증을 해소해 주고, 말라붙은 모든 것을 적셔주는 비의 힘은 실로 대단했다. 이런 비는 단순히 자연을 적셔줄 뿐만 아니라 우리의 마음까지도 맑게 씻어주는 것 같았다. 아침 공기를 들이마시며,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행복이 스며드는 것을 느꼈다.

행복은 사소한 것으로부터 오는 법이다. 이번 비도 그랬다. 큰 사건이나 대단한 일이 아니어도, 이렇게 작은 변화 속에서 느끼는 행복은 진정한 것일지 모른다. 비가 내리면서 우리는 잠시라도 일상의 고단함을 잊고 자연과 하나 되는 순간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순간이 쌓이고 쌓여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다.

천천히 아침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문득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은 어쩌면 멀리 있는 것이 아닐지 모른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작은 기쁨을 발견하고, 그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의 비결일 것이다.

오늘 아침처럼, 비가 내린 후의 상쾌함과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이야말로 삶의 참된 기쁨이 아닐까.

비록 비가 내리는 것은 잠시였지만, 그 여운은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 들꽃의 미소, 맑은 하늘, 상쾌한 공기, 그리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평화로움. 이러한 작은 순간들이 모여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이번 비로 인해 우리는 다시 한 번 자연의 소중함과 그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을 깨달았다. 앞으로도 이러한 작은 행복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야겠다.

이 비가 우리에게 준 선물은 단순히 물방울이 아니라, 삶의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는 기회였다. 앞으로도 우리는 비 오는 날의 소소한 기쁨을 기억하며, 일상의 작은 행복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갈 것이다.

비가 내린 후의 이 행복한 아침처럼,

우리의 삶도 언제나 맑고 상쾌하기를 바라며!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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