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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24. 2024

그 노인이 바로 '코카콜라 회장'이셨어요?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대학생인 아들이
방학을 맞아
고향에 내려와
아버지와 나눈 대화이다.









아들
아버지 곁에 앉아
말씀을 건넨다.

"아버지, 제가 오늘 아주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어요. 주한 미국대사였던 제임스 레이니 교수님 이야기예요."

초등학교 교장으로
퇴임한 아버지,
아들의 말을 받는다.

"아, 제임스 레이니 교수님 말인가? 어떤 이야기였니?"

"레이니 교수님이 대사직을 마치고 귀국해서 에모리 대학의 교수가 되셨잖아요. 건강을 위해서 매일 걸어서 출퇴근하시다가 쓸쓸하게 혼자 앉아있는 노인을 만나셨대요."

"그렇지.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시던 분이었지. 그 노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니?"

"레이니 교수님은 그 노인에게 다가가서 다정하게 인사를 나누고, 말벗이 되어주셨대요.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가서 잔디를 깎아주고 커피도 함께 마시면서 2년 넘게 교제를 나누셨다고 해요."

"참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분이구나. 그 이후에 무슨 일이 있었지?"

"어느 날, 출근길에 노인을 만나지 못해서 걱정이 되신 레이니 교수님은 그 노인의 집을 방문했는데, 노인이 전날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으셨어요."

"아, 그렇구나. 그럼 레이니 교수님은 어떻게 하셨니?"

"교수님은 곧바로 장례식장에 찾아가 조문을 했는데, 그 노인이 바로 코카콜라 회장이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라셨대요. 유족이 다가와서 노인이 레이니 교수님께 남긴 유서를 전해줬다고 해요."
 
아버지는 깜짝 놀라신다.
"코카콜라 회장이라니, 정말 놀랍구나. 유서에는 뭐라고 쓰여 있었니?"

아들은 유서에 쓰인 내용을
소개한다.
 [2년여를 내 집 앞을 지나면서 나의 말벗이 되어 주고, 우리 집 뜰의 잔디도 깎아주며 커피도 함께 마셨던 나의 친구 '레이니' 정말 고마웠어요! 나는 당신에게 25억 달러와 코카콜라 주식 5%를 유산으로 남깁니다.]

아버지는
더욱 놀라운 표정으로
묻는다.
"세상에, 정말 놀라운 이야기구나. 레이니 교수님은 그 유산을 어떻게 하셨니?"

"레이니 교수님은 그 엄청난 유산을 에모리 대학의 발전기금으로 내놓으셨어요. 그로 인해 에모리 대학의 총장이라는 명예도 주어지셨다고 해요."

아버지는
이야기를 다 듣고
한 마디 하신다.

"작은 친절과 배려가 정말 큰 변화를 가져왔구나. "친절의 힘"이란 바로 이런 것이겠지."











현대 사회에서는 점점 더 개인주의가 만연해지고, 가족 간의 대화와 소통이 줄어드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를 통해 우리는 잃어버린 가족의 소통과 그로 인한 사회적 상실감을 되돌아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 과정을 겪은 사회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는 단순한 일상적 소통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세대 간의 지혜와 경험의 전달, 정서적 유대감의 형성, 그리고 가족 내에서의 소속감과 안정감을 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대화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많은 가정에서 부모는 바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자녀는 학업과 각종 활동에 몰두하며 서로에게 소홀해지기 쉽다.

가족 내의 대화 부족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한다. 첫째, 자녀들은 부모로부터 중요한 삶의 지혜와 가치를 배우지 못할 수 있다. 이는 자녀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올바른 가치관과 인생의 방향성을 찾기 어렵게 만든다. 둘째, 가족 구성원 간의 정서적 유대가 약해진다. 이는 자녀들이 정서적 지원을 필요로 할 때 이를 충분히 받지 못하게 하며, 부모 역시 자녀와의 정서적 교감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을 잃게 만든다.

한국 사회는 급속한 경제 성장과 도시화를 겪으면서 전통적인 가족 구조와 가치관이 크게 변했다. 과거에는 대가족 중심의 생활이 일반적이었으며, 가족 간의 유대가 강하고 세대 간의 소통이 활발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는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이러한 전통적인 가족 구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또한, 경쟁이 치열한 사회 구조는 가족 간의 소통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부모는 자녀에게 더 나은 교육과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밤낮없이 일하며, 자녀들은 높은 학업 성취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이러한 환경은 가족 내의 대화와 소통을 방해하며, 결과적으로 가족 구성원 간의 정서적 유대감을 약화시킨다.

제임스 레이니 교수의 이야기는 작은 친절과 배려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레이니 교수는 단순히 한 노인에게 친절을 베풀었을 뿐인데, 그 결과로 엄청난 유산을 물려받고, 이를 통해 에모리 대학에 큰 기여를 하게 되었다. 이는 친절의 힘과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긍정적인 변화를 잘 설명해 준다.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몇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작은 친절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레이니 교수는 특별한 의도 없이 단순히 친절을 베풀었지만, 그 결과는 상상 이상의 보답으로 돌아왔다.
둘째, 진정한 친절은 보상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레이니 교수는 그 노인이 코카콜라 회장이라는 사실을 몰랐고, 단지 인간적인 연민과 배려로 행동했을 뿐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레이니 교수와 같은 작은 친절과 배려가 더욱 절실하다.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타인에게 관심을 기울이기 어려워졌고, 개인주의가 만연하면서 서로를 돌보는 문화가 약화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친절과 배려는 우리 사회를 더욱 따뜻하고 인간적으로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작은 친절은 개인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사회 전체의 신뢰와 협력을 증진시킨다. 이는 공동체 내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돕는 문화를 형성하며, 궁극적으로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친절한 행동은 자신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친절을 베푸는 사람은 스스로의 삶에 만족감을 느끼고, 정신적, 정서적 건강이 향상된다.

요컨대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 부재와 현대 사회의 현실을 되돌아볼 때, 우리는 가족 내의 소통과 친절의 중요성을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가족 간의 대화는 세대 간의 지혜와 경험을 전달하고, 정서적 유대를 강화하며, 자녀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작은 친절과 배려는 개인과 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일상 속에서 작은 친절을 실천하고, 가족 간의 대화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행동일지라도, 그 영향력은 우리 사회를 더욱 따뜻하고 인간적으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현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은 바로 이러한 작은 변화에서 시작될 수 있다.




우리는

그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쓸까?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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