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25. 2024

시인 김유조 교수의 시 '조화造花'를 청람 평하다

김유조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조화造花



                               시인  김유조




향기 같은 건

애초 머금지도 않아서 담백하다

생채기 난 생화가 폐기될 때에도

때 묻은 얼굴로 자리를 지키며

모멸을 감내하는

조화로운 존재

한때 궁중 채화綵花시절도 있긴 하더라만


불태워질지언정

썩지 않는 넋


살아가며 우리는

얼마나 자주 조화造花였던가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시인 김유조 교수의 시

'조화'를 평하다



시인 김유조 교수의 시 '조화造花'를

읽고

온몸에

전율戰慄이 왔다.


김유조 시인의 시는

일언이페지一言以蔽之

절차탁마切磋琢磨이다.

역발상逆發想에
그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지성이 깃든 글이다.
석학碩學의 글
맞다.

현학衒學 

어름에 있음에도

쉽다

그러나

깊다.


김유조 시인의 '조화造花'는 생화와 조화의 대비를 통해 인간의 삶과 가치를 깊이 성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시는 단순한 시적 감상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생화의 유한성과 조화의 영속성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한다.


시의 첫 구절, "향기 같은 건 애초 머금지도 않아서 담백하다"는 조화의 본질을 담백함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는 향기를 머금지 않은 조화의 특성을 표현하며, 본질적인 아름다움과 실질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시인의 관점을 드러낸다.

조화는 겉으로는 아름답지만 그 속에는 생명의 흔적이 없는, 그래서 담백한 존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음 구절, "생채기 난 생화가 폐기될 때에도 때 묻은 얼굴로 자리를 지키며 모멸을 감내하는 조화로운 존재"에서는 생화가 시간이 지나면서 시들고 버려지는 반면,

조화는 그 자리를 지키며 영속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표현한다. 여기서 '생채기 난 생화'와 '모멸을 감내하는 조화'의 대비는 생명의 유한성과 조화의 영원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현실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자주 조화처럼 겉모습만을 유지하며 살아가는지를 되묻는 시인의 철학적 물음을 담고 있다.


"한때 궁중 채화綵花시절도 있긴 하더라만"이라는 구절은

조화가 단순히 현대에 와서 가치가 부각된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랜 역사 속에서 그 가치가 인정받았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궁중에서 사용되었던 채화는 조화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예술적 가치를 말해준다.


"불태워질지언정 썩지 않는 넋"이라는 표현은

조화의 영속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인간 존재의 영원성을 암시한다.

생화는 결국 썩어 없어지지만, 조화造花는 불타지 않는 한 그 형태를 유지한다. 이는 인간의 정신적 가치와 그 불멸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구절이다.


마지막으로 "살아가며 우리는 얼마나 자주 조화였던가"라는 구절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자주 본질을 잃고 외형에만 치중하여 살아왔는지를 반성하게 만든다. 이는 단순한 자아 성찰을 넘어, 우리 사회 전체가 추구해야 할 가치와 방향성을 제시하는 시인의 메시지라 할 수 있다.


김유조 시인은 이 시를 통해 생화만을 중시하는 세태에서 벗어나 조화의 긍정적 측면을 예리하게 살폈다. 조화는 그저 생화의 대체품이 아니라,

그 자체로 독립적인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시인은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표현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얼마나 자주 본질보다는 외형에만 집중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표현상의 특징으로는 단순한 서술을 통해 깊은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이는 독자로 시의 표면적인 아름다움을 넘어서 그 이면에 담긴 깊은 의미를 탐구하게 만든다.


김유조 교수의

 시는 일관된 톤과 분위기를 유지하며, 조화와 생화의 대비를 통해 시의 주제를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는 수작秀作이다.










시인 김유조 교수
 
2007년 제3회 헤밍웨이 문학상

2007.05~ 미국소설학회 회장

2002~2004 건국대학교 부총장

2000~2002 건국대학교 문과대학 학장

건국대학교 대학원 문학 박사

경북대학교 대학원 문학 석사

경북대학교 영어영문학 학사
 
미국소설학회 회장

건국대학교 부총장

건국대학교 문과대학 학장
건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ㅡ 청람 김왕식

작가의 이전글 시인 주광일의 '젊은 날 내 사랑 6'을 청람 평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