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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25. 2024

수련목 박정민 시인의 '어머니, 어머니'를 평하다

시인 수련목 박정민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어머니! 어머니!  

                     


                        시인 수련목 박정민  




따뜻한 차 한 잔 대접해 드리지 못했네  
시원한 냉수 한 잔 올리지 못했네  
이쁜 옷 한 벌 사드리지 못했네   
고운 얼굴 뽀얗게 칠할 분 가루 한 번 사드리지 못했네  
어머니 가시고 나니  
마음 쉴 곳 없어라  

먹먹해지는 마음  
눈물 글썽 거리지만  
무슨 염치로 눈물 흘릴까  

밤은 깊어 가는데  
사락사락 쌓이는 마음  
그저 죄송할 뿐이라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시인 수련목 박정민의 시
'어머니, 어머니'를 평하다




'어머니! 어머니!'는
시인 수련목 박정민의 작품으로, 제목에서부터 이미 독자는 시인의 깊은 감정의 물결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시인은 어머니를 향한 후회와 미안함, 그리고 그리움을 한 줄 한 줄에 진실되게 담아냈다.

첫 번째 연에서는
"따뜻한 차 한 잔 대접해 드리지 못했네 / 시원한 냉수 한 잔 올리지 못했네 / 이쁜 옷 한 벌 사드리지 못했네 / 고운 얼굴 뽀얗게 칠할 분 가루 한 번 사드리지 못했네"라고 표현하였다.
이 네 개의 구절은 각각 시인이 어머니에게 해 드리지 못한 소소한 일상의 순간들을 나열하고 있다.
단순한 일상의 행위들이지만, 이 속에 담긴 시인의 후회와 아쉬움이 매우 강렬하다.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기회를 놓친 자책감이 느껴지며, 이를 통해 어머니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그 상실감이 얼마나 깊은지 독자는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이어지는 구절
"어머니 가시고 나니 / 마음 쉴 곳 없어라"는 어머니의 부재가 시인의 삶에 큰 공허함을 남겼음을 나타낸다. 어머니라는 존재가 단순히 가족의 한 사람이 아니라, 시인의 삶을 지탱해 주는 버팀목이었음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두 번째 연에서는
 "먹먹해지는 마음 / 눈물 글썽 거리지만 / 무슨 염치로 눈물 흘릴까"라는 구절을 통해, 시인은 자신이 어머니를 제대로 모시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감과 죄책감을 토로하고 있다. 눈물이 나올 만큼 그리움과 슬픔이 밀려오지만, 자신이 어머니에게 충분히 잘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눈물마저도 쉽게 흘리지 못하는 모습이 애처롭다.

마지막 연에서는 "밤은 깊어 가는데 / 사락사락 쌓이는 마음 / 그저 죄송할 뿐이라오"라고 마무리된다.
밤이 깊어 갈수록 시인의 마음은 점점 더 무거워지고, 그 무게는 결국 죄송함으로 이어진다.
'사락사락'이라는 의성어는 시인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쌓이는 미안함과 그리움을 부드럽게 표현하며, 그 속에서 독자는 시인의 깊은 감정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시인은 매우 단순한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그 안에 깊은 감정을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불필요한 수식어나 장황한 설명 없이도 독자가 시인의 감정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게 한 것은 시인의 섬세한 감정 표현 능력 덕분이다. 또한, 반복되는 '못했네'라는 구절은 시인의 후회와 미안함을 더욱 강조하며, 그 반복성 속에서 독자는 시인의 감정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다.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후회와 죄책감이다. 시인은 이러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함으로써, 독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느꼈던 감정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또한,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더 잘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시인의 모습을 통해, 독자들에게 현재 자신들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기울여야 함을 상기시킨다.

시인은 어머니가 주는 따뜻함과 안정감을 일상의 소소한 행위들을 통해 표현했으며, 이는 독자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준다.
또한, 시인의 후회와 죄책감은 단순히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한 번쯤 느껴봤을 법한 보편적인 감정이라는 점에서, 이 시는 독자들에게 더 큰 울림을 준다. 어머니의 부재로 인한 상실감과 그로 인한 감정의 파동을 시인은 진솔하게 담아내며,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 시는 어머니를 떠나보낸 모든 이들에게 큰 위로와 공감을 주는 동시에, 현재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한다.

따라서, 시인은 앞으로도 이런 솔직하고 진솔한 감정 표현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표현 기법과 구성을 시도하여 독자들에게 더욱 풍부한 감정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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