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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26. 2024

주광일 시인의 시 '입맞춤'을 청람 평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입맞춤
        


                        시인 주광일



10일 동안
뺏고 뺏기기 24번
주인이 24번이나 바뀌었던
백마고지 전투처럼

격전을 치른
그대와 나

누구도 이기지 못했다
누구도 지지 않았다

그대와 나
둘이서 함께 무너졌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주광일 시인의 시 '입맞춤'을
평하다




시인 주광일의 시 "입맞춤"은 그 짧은 길이에도 깊은 감정과 상징을 품고 있는 작품이다.
이 시를 통해 우리는 전쟁과 사랑, 패배와 승리, 그리고 궁극적으로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엿볼 수 있다.
시는 백마고지 전투를 상징적으로 이용하여 인간의 격렬한 감정싸움을 그리고 있다.

첫 번째 연은 "10일 동안 / 뺏고 뺏기기 24번"이라는 구절로 시작된다. 여기서 '10일'이라는 시간적 표현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짧은 시간 동안 '24번'이라는 빈번한 주인 변경은 극심한 갈등과 변화를 나타낸다. 이는 마치 전투의 치열함을 묘사하듯이, 두 사람 사이의 감정적 교류와 갈등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백마고지 전투'라는 역사적 사건을 소환하여, 시인은 독자들에게 그 치열한 싸움을 생생하게 떠올리게 한다.

두 번째 연은 "격전을 치른 / 그대와 나"로 이어진다. 여기서 '격전'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말다툼이 아닌, 감정의 격렬한 충돌을 의미한다. '그대와 나'는 이 시의 주요 인물로, 이들은 각자의 감정을 주장하며 충돌한다. 시인은 이 부분에서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사랑과 미움, 이해와 오해가 얽혀 있는 인간관계의 본질을 잘 드러낸다.

세 번째 연에서는 "누구도 이기지 못했다 / 누구도 지지 않았다"라는 구절을 통해, 결국 이 싸움은 승자가 없는 싸움임을 말하고 있다. 이는 전쟁의 본질을 반영하는 동시에, 감정싸움의 무의미함을 드러낸다. 시인은 여기서 승패를 떠나, 그 과정 자체의 소모성을 부각하고 있다. 이 부분은 독자들에게 싸움의 허망함을 생각하게 한다.

마지막 연은 "그대와 나 / 둘이서 함께 무너졌다"로 마무리된다. 이는 결국 그들의 싸움이 모두를 피폐하게 만들었음을 의미한다. '무너졌다'는 표현은 신체적, 정신적 피로와 상실을 의미하며, 결국 이 싸움은 모두에게 상처만 남겼음을 나타낸다. 이는 인간관계에서의 파괴적인 요소를 잘 보여준다.

주광일 시인은 이 시를 통해 인간관계의 복잡성과 그 안에 내재된 갈등을 치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표현상의 특징으로는 전투와 사랑을 동일선상에 놓고, 그 치열함과 소모성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시인은 역사적 사건을 상징적으로 이용하여, 독자들에게 감정적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 시는 단순히 전투를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의 복잡성과 그 안에서의 감정적 충돌을 깊이 있게 탐구하고 있다. 시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결국 인간관계의 본질과 그 안에 내재된 모순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시는 단순한 사랑 시가 아니라, 인간 본질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담고 있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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