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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26. 2024

박철언 시인의 시 '만남과 만남 사이 '를 청람 평하다

박철언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만남과 만남 사이



                           시인 박철언


아침 이슬 머금은 산책로  
발길마다 풀 이슬로 적셔오는 그대  

걸으면 아득히 희미해지다가도  가로등과 별빛 외로운 밤엔  
더 또렷해지는 그대  

밤이 되면 다시 맺히는 이슬처럼  쌓여만 가는 그리움의 시간들  

집안 곳곳에도 남아있는 체온  그림자처럼 따라오는 그대  
또 다른 내가 되어  
온몸에 뭉클, 맥박이 뛴다  

문학을 얘기하고 꿈을 짓는 만남  
지성 뒤에 숨겨진 야성의 마력  
알 듯 말 듯 경계선에 선 그대  
깊숙이 들어왔다가 나갔다가  
제멋대로 내 마음 저울질한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청민 박철언 시인의 '만남과 만남 사이'를 평하다





박철언 시인의 '만남과 만남 사이'는 일상적인 만남 속에서 느끼는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시인의 감정선이 독자의 마음을 울리는 힘을 지니고 있다.

 '아침 이슬 머금은 산책로'라는 구절은 깨끗하고 신선한 아침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이때 '발길마다 풀 이슬로 적셔오는 그대'라는 표현은 자연 속에서의 평화로운 산책과 그 속에서 떠오르는 누군가의 모습을 연상하게 만든다. 여기서 '그대'는 자연의 일부인 동시에 시인의 감정이 투영된 대상이다. 이 부분은 시인이 자연과 사람의 연결고리를 통해 독자에게 따스함을 전달하고자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걸으면 아득히 희미해지다가도 가로등과 별빛 외로운 밤엔 더 또렷해지는 그대'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낮의 시간에는 희미해지는 그대의 모습이지만, 밤이 되면 더욱 선명해진다. 이는 낮과 밤의 대비를 통해 시인의 감정 변화와 그리움의 깊이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가로등과 별빛'이라는 구체적 이미지를 통해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 점이 돋보인다.

 '밤이 되면 다시 맺히는 이슬처럼 쌓여만 가는 그리움의 시간들'이라는 구절은 그리움이 밤이 되면 더욱 깊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슬이 맺히는 자연 현상과 그리움이 쌓이는 시간을 연결시킨 비유는 매우 섬세하다. 이는 시인의 감정이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집안 곳곳에도 남아있는 체온 그림자처럼 따라오는 그대'라는 구절이 나온다. 여기서 '집안 곳곳에 남아있는 체온'은 과거의 흔적과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그림자처럼 따라오는 그대'는 항상 시인의 곁에 머무는 그대의 존재를 암시한다. 이러한 표현은 시인의 내면에 깊이 자리 잡은 그대에 대한 그리움을 잘 드러내고 있다.

 '또 다른 내가 되어 온몸에 뭉클, 맥박이 뛴다'라는 구절은
그대의 존재가 시인의 일부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시인이 그대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재발견하고, 새로운 나를 느끼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여기서 '온몸에 뭉클, 맥박이 뛴다'는 표현은 그대에 대한 감정이 시인의 생명력과 연결됨을 암시한다.

 '문학을 얘기하고 꿈을 짓는 만남 지성 뒤에 숨겨진 야성의 마력'이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이 부분은 시인과 그대의 만남이 단순한 일상이 아닌, 깊은 지적 교류와 꿈을 공유하는 특별한 만남임을 나타낸다. 특히, '지성 뒤에 숨겨진 야성의 마력'이라는 표현은 겉으로는 지적인 모습 뒤에 숨겨진 열정적이고 본능적인 매력을 잘 나타낸다.

 '알 듯 말 듯 경계선에 선 그대 깊숙이 들어왔다가 나갔다가 제멋대로 내 마음 저울질한다'라는 구절은
그대와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음을 나타낸다. 이는 시인의 감정이 그대의 존재에 의해 흔들리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러한 불확실성이 시인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든다. 이 부분은 인간관계의 미묘함과 복잡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 시의 표현상의 특징으로는 자연과 감정을 연결시키는 비유, 구체적인 이미지 사용, 그리고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묘사한 점을 들 수 있다. 시인은 자연 속의 현상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이를 통해 독자에게 시각적이고 감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시인의 감정 변화와 그리움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술함으로써, 독자가 시인의 감정선을 따라갈 수 있도록 한다.

이 시에서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인간관계의 복잡함과 그 속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이다. 특히, 그리움과 사랑, 불확실성과 기대 등의 감정이 자연 속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독자는 자신의 감정을 되돌아보며, 시인의 감정에 공감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이 시는 시인의 섬세한 감정선과 자연과의 조화를 통해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시인은 자연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독자에게 자신의 내면을 솔직하게 전달한다. 이는 박철언 시인만의 독특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시인의 이러한 점을 지향하여, 앞으로도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작품을 기대해 본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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