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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26. 2024

백설희의 노래 '봄날은 간다'를 청람 평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봄날은 간다


                         가수 백설희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백설희의 노래 '봄날은 간다'를
평하다




가수 100 인에게

"아름다운 가사를 지닌 곡"을

물었다.


압도적으로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가

꼽혔다.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는

한국 전쟁의 어두운 시기 속에서도 봄날의 따뜻함과 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그려내는 작품이다.
이 노래는 손로원의 섬세한 가사와 박시춘의 감미로운 멜로디가 어우러져 시대를 초월하는 감동을 준다.

각 행마다 독특한 상징과 이미지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있으며, 이는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

"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첫 번째 행은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는 장면을 그리며 시작된다. 여기서 '연분홍 치마'는 여성성을 상징하며, '봄바람'은 새로운 시작과 설렘을 의미한다.

이 장면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며, 봄의 생명력을 강조한다.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는 기다림과 애절함을 나타내며, '산제비'는 자유롭고 활기찬 이미지를 통해 희망과 기대를 표현한다.

"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이 부분에서는 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던 기억을 떠올린다.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구절은 자연의 순환 속에서 인간의 감정이 함께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사랑의 변화무쌍함을 잘 묘사하며,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강조한다. 이 구절은 독자에게 사랑의 깊이와 그로 인한 감정의 변화를 상기시키며, 감정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이 행은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는 모습을 묘사하며, 시간의 흐름과 덧없음을 상징한다.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라는 구절은 과거의 사랑을 되돌아보며, 그리움과 애틋함을 느끼게 한다.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는 이동과 변화,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소음을 통해 삶의 여정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열아홉 시절'은 청춘의 한가운데를 의미하며, 이는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와 대조를 이루어 청춘의 덧없음과 아쉬움을 표현한다.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설렘을 나타내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는 인생의 여정을 암시한다.

이는 독자에게 청춘의 순간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그 시절의 감정이 얼마나 강렬했는지를 상기시킨다.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는 사랑과 시간의 흐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각 행마다 자연의 이미지와 인간의 감정을 조화롭게 그려내며, 독자에게 감정의 깊이를 전달한다.

이 시는 단순한 사랑 노래를 넘어서, 전쟁이라는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인간이 느끼는 보편적 감정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이 가사의 표현은 매우 섬세하고 시각적이다.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감정의 깊이를 더한다.

또한, 반복적인 구조를 통해 주제를 강조하고, 음악적인 리듬을 부여한다. 이는 시의 감정적 호소력을 높이며, 독자가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한다.

작가는 이 가사를 통해 사랑의 아름다움과 아쉬움, 그리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감정의 깊이를 전달하고자 한다.

이는 독자로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되돌아보게 하며, 그 속에서 위로와 공감을 찾게 한다.

만약 아쉬운 점을 꼽자면, 일부 표현이 너무 전형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보다 참신한 비유나 상징을 통해 독자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큰 단점이 아니며, 시 전체의 감동을 해치지는 않는다.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는 시대를 초월하는 감동을 지닌 작품이다. 자연과 인간의 감정을 조화롭게 그려내며,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이 시는 전쟁이라는 어려운 시기 속에서도 사랑과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인간의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이는 오늘날의 독자에게도 여전히 큰 위로와 공감을 제공한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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