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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29. 2024

타락의 강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타락의 강 



                       시인 강은혜




흑암에 지구가 빠졌다
지구는 티끌들의 전쟁으로 몸살을 않는다
먼지는 하늘을 점령하고 태양을 삼켜버렸다

빛은 사라지고 구렁이들이 꿈틀대고
가시 꽃은 독향을 뽑어내고 있었다
독향으로 욕심은 교만을 낳고
교만은 죽음에 골짜기에서 자객을 만났다

부귀영화 금수저를 부러워 마라
종잇장 같은 권력이 부러워 마라
금수저는 흑에 묻히고 권력은 자기 칼에 상한다

불안과 불면의 밤은 욕망의 강가에서
소쿠리에 마약과 도박과 교만을 가득히 담고
불타는 천 길 낭떠러지로 질주하는 인생들
욕망의 전차는 브레이크를 잡지 않았다

탐심의 바벨탑을 쌓으니 전쟁과 기근과
전염병과 학대와 독재자가  쓰나미로 몰려와
세상을 좀비들이 점령한다

악취로 눈먼 세상 샤론의 향기로 정화시키고
악인들의 날개를 꺾어 천사의 날개를 달아주소서
피 피 피 그 피로 예수의 피로 씻기소서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시인 강은혜의 '타락의 강'을
평하다




시 ‘타락의 강’은 강은혜 시인의 깊은 성찰과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고 있다. 이 시는 인간의 타락과 그로 인한 세상의 혼란을 그려내며, 종교적 구원과 도덕적 회복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첫 번째 연에서, “흑암에 지구가 빠졌다”는 표현은 지구가 어둠 속에 잠긴 절망적인 상태를 상징한다. 이는 현대 사회의 부정적 현상들을 지구가 흑암에 빠진 것으로 비유한 것이다. “티끌들의 전쟁”은 사소한 다툼과 분쟁이 모여 큰 혼란을 일으킨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먼지가 하늘을 점령하고 태양을 삼킨다는 묘사는 환경오염과 도덕적 타락으로 인해 희망이 사라진 세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두 번째 연에서는 빛이 사라지고, 구렁이들이 꿈틀대며, 가시 꽃이 독향을 뽑아낸다고 묘사한다. 이는 인간의 내면과 사회가 어둠과 악으로 가득 차 있음을 표현한다. 특히, 독향으로 인해 욕심이 교만을 낳고, 교만이 죽음의 골짜기에서 자객을 만난다는 구절은 탐욕과 교만이 결국 자멸을 초래한다는 경고를 담고 있다. 교만은 결국 파멸로 이어진다는 교훈을 강력하게 전달한다.

세 번째 연에서 시인은 부귀영화와 권력을 부러워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이는 물질적 풍요와 권력이 일시적이며 덧없음을 상기시키는 구절이다. 금수저와 권력은 결국 흑에 묻히고, 자기 칼에 상한다는 표현은 무상함과 자기 파괴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물질적 소유와 권력의 덧없음을 통찰력 있게 표현하고 있다.

네 번째 연에서는 불안과 불면의 밤을 욕망의 강가에서 소쿠리에 마약과 도박과 교만을 담고 질주하는 인생들로 묘사한다. 이는 현대인의 불안과 절망, 욕망의 무절제를 표현한다. 특히, “욕망의 전차는 브레이크를 잡지 않았다”는 구절은 욕망에 대한 무절제한 추구가 결국 파멸로 이어짐을 경고한다.

다섯 번째 연에서는 탐심의 바벨탑을 쌓은 결과로 전쟁, 기근, 전염병, 학대, 독재자가 쓰나미처럼 몰려온다고 표현한다. 이는 인간의 끝없는 탐욕이 불러온 비극적 결과를 상징한다. 세상이 좀비들에게 점령당한다는 구절은 비도덕적이고 무감각한 인간들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암울한 전망을 그려내고 있다.

마지막 연에서는 악취로 눈먼 세상을 샤론의 향기로 정화시키고, 악인의 날개를 꺾어 천사의 날개를 달아달라는 간청으로 끝맺는다. 이는 종교적 구원과 도덕적 회복을 강하게 요구하는 구절로, 예수의 피로 씻기소서라는 마무리는 기독교적 구원관을 반영하고 있다.

강은혜 시인의 시는 깊은 사회적 통찰과 종교적 성찰을 바탕으로, 인간의 탐욕과 교만, 그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묘사하면서도 종교적 구원을 통한 회복을 간절히 소망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시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암울하고 절망적이지만, 마지막 연에서 구원의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희망의 빛을 비추고 있다.

이 시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지나치게 비관적인 시각이 독자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암울함과 절망감 속에서도 작은 희망의 요소를 조금 더 부각한다면, 독자가 느끼는 감동이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강은혜 시인의 ‘타락의 강’은 현대 사회의 부조리와 도덕적 타락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도, 종교적 구원과 회복을 통해 다시금 희망을 찾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을 담고 있다. 이는 독자에게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며, 시인의 예리한 통찰력과 강렬한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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