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30. 2024

장상철 시인의 시 '나무와 새 그리고 바람'을 평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나무와 새 그리고 바람

                             시인 장상철




나무야
몰아치는 이 바람을
견뎌내 주려무나,
이곳에
내내 머무는 것은
네가
그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작은 새들아
비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와 함께
잎새에 기대어
견뎌내 주려무나.
내가
여기에서
나머지의 시간을
보내려 하는 것은
변함없이
새벽을 깨우고
한낮의 뜨거운 빛에도
견뎌낼 수 있도록
그늘이 돼주고
늦은 밤
두견이와 비둘기의
노래를 들을 수
있게 둥지를
지켜주기 때문이다.

바람아
바람아~
나무 곁에 잠시 머물다
본래의 자리를 향해서
여행길 떠나기를
두 손 모아 소원한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장상철 시인의 "나무와 새 그리고 바람"을 평하다





장상철 시인의 "나무와 새 그리고 바람"은
자연 속에 살아가는 나무와 새, 그리고 바람의 상호작용을 통해 인간의 존재와 삶의 의미를 성찰하는 시이다.
이 시는 시적 화자가 자연을 통해 느끼는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첫 번째 연에서 "나무야 몰아치는 이 바람을 견뎌내 주려무나"라는 구절은 나무를 의인화하여 말하고 있다. 여기서 나무는 시적 화자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화자가 의지하는 존재로 나타난다. 바람은 어려움과 역경을 상징하며, 나무가 그 자리를 지키며 버텨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곳에 내내 머무는 것은 네가 그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라는 구절은 나무의 존재가 화자의 삶에 큰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는 화자가 나무에게 감사를 표하는 동시에, 나무와의 유대감을 강조하고 있다.

두 번째 연에서 시인은 작은 새들에게 말을 건넨다. "작은 새들아 비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와 함께 잎새에 기대어 견뎌내 주려무나"라는 구절은 작은 새들이 나무와 함께 어려움을 견디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다. 여기서 나무와 새는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내가 여기에서 나머지의 시간을 보내려 하는 것은 변함없이 새벽을 깨우고 한낮의 뜨거운 빛에도 견뎌낼 수 있도록 그늘이 돼주고"라는 구절은 나무와 새의 존재가 화자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이들은 화자의 일상과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화자는 그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세 번째 연에서는 바람에게 말을 건넨다. "바람아 바람아~ 나무 곁에 잠시 머물다 본래의 자리를 향해서 여행길 떠나기를 두 손 모아 소원한다"라는 구절은 바람이 나무 곁에 머물다 떠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다. 이는 바람이 더 이상 나무와 새에게 고통을 주지 않기를 바라는 화자의 염원이다. 바람은 일시적인 존재로, 그 자리를 떠나야 할 운명을 가지고 있다. 화자는 바람에게 일종의 이해와 연민을 보여주며, 나무와 새가 평화를 찾기를 바라고 있다.

이 시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자연 요소를 의인화하여 시적 화자와의 관계를 형성한다는 점이다. 나무, 새, 바람은 단순한 자연의 일부가 아니라, 화자의 삶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존재들로 그려진다. 이를 통해 시인은 자연과 인간의 밀접한 관계를 강조하며, 자연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감정과 사유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이 시는 반복적인 어조와 리듬감을 통해 독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나무야", "작은 새들아", "바람아 바람아~"와 같은 반복적인 구절은 독자의 감정을 자극하며, 시의 흐름을 부드럽게 만든다. 이러한 반복적인 표현은 자연과의 대화를 통해 화자가 느끼는 감정의 깊이를 더욱 강조한다.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자연과의 조화로운 공존과 상호의존적인 관계의 중요성이다. 나무와 새, 그리고 바람은 각각 독립된 존재이지만,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살아간다. 이는 인간 역시 자연 속에서 다른 존재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시인은 이를 통해 독자에게 자연과의 조화로운 관계를 맺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다만,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바람에게 말을 건네는 부분이 일부 독자에게 다소 평이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바람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는 묘사와 감정의 표현이 있었다면, 시의 전체적인 깊이가 더욱 풍부해졌을 것이다. 예를 들어, 바람이 나무와 새에게 미치는 영향을 더 구체적으로 묘사하거나, 바람의 본질에 대해 철학적인 성찰을 덧붙이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요컨대, 이 시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시인은 나무와 새, 그리고 바람을 통해 인간의 삶과 존재의 의미를 성찰하고, 자연 속에서의 조화로운 공존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시는 현대사회에서 잊히기 쉬운 자연과의 유대감을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장상철 시인은

1959년 충남 금산에서 나고

경복고등학교

홍익대ㆍ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장상철 시인은

수십 회의 개인전

수백여 회의 그룹전을

국내외에서 치른

중견화가다.





ㅡ 청람 김왕식

작가의 이전글 타락의 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