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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30. 2024

장영환 시인의 "브라보 내 인생"을 청람 평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브라보 내 인생  

                      시인 장영환  






눈 뜨고 제일 먼저 밥통보다 약통 여니  어느새 빈 통 두 달이 벌써 갔나  
세월 빠른 줄 약통이 먼저 알고  
두 달 치 기억 밥통 속에서 까맣게 탔네  혈압약 당뇨약 날 위해 희생됐다고  
빈 약통들 입 벌리고 자빠져 누웠으니
 
북새통 장날에도 병원 문 비집고 들어  며칠 치만 더 달라고 흰 가운 붙잡아도  어림 반 푼어치는 여기도 없네  
반나절 째서 주고 두 달 치 받아 드니  몸은 천 근 마음은 한 근  
내친김에 친구 만나 점심 먹고  믹스커피 한 잔에 수다 떨어 넣으니  시름은 간데없고 하루가 즐겁다  

두 달씩 건너가는 징검다리 백세시대  밥 없이는 살아도 약 없이는 못 버티는  명색이 장수 국가  
오늘도 약발 받아 브라보 내 인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장영환 시인의 "브라보 내 인생"을
평하다.





장영환 시인의 "브라보 내 인생"은
현대인의 삶의 모습을 약을 통해 조명하는 독특한 시다.

첫 연에서 시인은 눈을 뜨자마자 밥통보다 약통을 먼저 여는 장면을 그린다. 이는 현대인들이 식사보다 약에 더 의존하는 현실을 상징한다. '어느새 빈 통 두 달이 벌써 갔나'는 시간이 빠르게 지나감을 표현하며, 약통이 그 시간을 먼저 알고 있다는 부분은 약의 소진이 곧 시간의 흐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두 달 치 기억 밥통 속에서 까맣게 탔네'에서 밥통은 일상적인 삶의 기억을 상징하고, 까맣게 타버렸다는 표현은 시간이 지나며 흐릿해진 기억을 나타낸다. '혈압약 당뇨약 날 위해 희생됐다고'는 약이 본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사용된다는 것을 의인화하여 표현한 것이다.

두 번째 연에서는 장날처럼 북적이는 병원에서 약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며칠 치만 더 달라고 흰 가운 붙잡아도 어림 반 푼어치는 여기도 없네'라는 부분은 약의 소중함과 그 구하기 어려움을 강조한다. '반나절 째서 주고 두 달 치 받아 드니 몸은 천 근 마음은 한 근'이라는 표현에서 약을 받아 든 후의 안도감과 가벼워진 마음을 잘 나타낸다. 이어지는 '내친김에 친구 만나 점심 먹고 믹스커피 한 잔에 수다 떨어 넣으니 시름은 간데없고 하루가 즐겁다'는 소소한 일상에서의 행복을 그려내며, 약을 구한 후의 일상이 평온함을 찾는 모습을 그린다.

마지막 연에서는 '두 달씩 건너가는 징검다리 백세시대'라는 표현을 통해 장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묘사한다. '밥 없이는 살아도 약 없이는 못 버티는 명색이 장수 국가'라는 부분은 장수 시대의 역설적 현실을 풍자한다. 끝으로 '오늘도 약발 받아 브라보 내 인생!'이라는 구절은 약 덕분에 오늘도 살아가는 삶에 대한 찬사를 표현하며 시를 마무리한다.

이 시의 표현상 특징은 일상적이고 친숙한 소재를 통해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점이다. 약통, 병원, 믹스커피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하여 독자의 마음에 쉽게 다가간다. 또한 의인화와 비유를 적절히 사용하여 시적 표현을 풍부하게 하였다.

시인이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약에 의존하는 현대인의 삶이지만, 그 속에서도 소소한 행복과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다. 이는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고, 일상 속에서 작은 행복을 찾도록 독려한다.

요컨대  "브라보 내 인생"은 현대인의 일상과 약의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그 속에서 찾아야 할 소소한 행복을 잘 표현한 시다. 약에 의존하는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그 속에서 긍정적인 면을 찾고자 하는 시인의 시선이 돋보인다. 이는 다른 평론가들이 모방할 수 없는 장영환 시인만의 독특한 시각이며, 이를 통해 독자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따라서 이 시는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삶의 긍정적인 면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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