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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30. 2024

홍중기 시인의 '바닷물을 마시다'를 청람 평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바닷물을 마시다



                                  시인  홍   중  기




2024년도 여름 해변학교 문학포럼 시낭송회가 아태문인협회 주관으로
지난 6월 28일 안산시 구봉도 해수욕장에서
열렸다

뜻있는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새벽을 열고
나선다 지하철 4호선은 남양주시 끝자락에 매달려 성큼 다가온다

오남역에서 사당역으로 달리는 전철은 어느새 한강을 건너 현충원에 도착하고 마음의 꽃을 놓고 조용히 비켜서는 슬픈 눈빛 이별로 남태령을 넘는다

오이도역엔 20분 전 9시에 도착해 일행을 기다린다 모든 분들께서 그 시간에 모여 차를 배정받아 타고 바닷길을 달린다

안산시 구봉도 해수욕장은 앙증맞은 어촌의 모습을 입히고 있었다 갈매기떼들이 종종걸음으로 찾아와 끼륵끼륵 인사를 하며 기웃거리고 34분의 시인들은 돗자리를 펴고 앉았다

나무 그늘막은 돔처럼 패인 바위 둘레로 내려앉아 천혜의 냉방을 얻을 수 있는 장소를 지은경 박사님 일행은 발품의 답사로 귀하게 얻은 장소였다

지은경 박사님의 대표자 인사 말씀과 곧이어 도창회 교수님의 축사를 해주시고 김왕 문학평론가님의 사회로 문학포럼을 펼쳐 34분의 시인들에 문학정신을 풀어놓는 소리가 잔잔한 파도에 실려 저 가물대는 수평선으로 가물가물 흘러갈 때

아!
우린 잊고 있었지요
우리가 편안하게 앉아 있는 자리가 조개들 수억 마리에 조개들의 무덤이라는 걸 알았어요

저들은
살아있을 때는 부드러운 살을
떼어내 주고 죽어서는 모래톱보다도 단단한 조개톱을 이 보잘것없는 사람들에게
베풀고 있지 않은가요

시인의 길은
영혼영혼을 쏟아붓고
감동을 안겨주는 바보 같은
머슴이 되는 것

난 오늘 슬픈 감동을
한 아름 안고 바닷물을
마신다

구봉도 조개들의 무덤에 앉아
우리들 삶의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종種의 모습들을 생각한다.


                                  






청람 김왕식
홍중기 시인의 '바닷물을 마시다'를
평하다




홍중기 시인의 시 「바닷물을 마시다」는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2024년도 여름 해변학교 문학포럼 시낭송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 시는, 단순한 자연의 묘사에서 벗어나 인간의 감정과 자연의 섭리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있다.

시의 첫 부분은 시인이 행사를 위해 새벽을 열고 나선 모습을 그린다. 여기서 "새벽을 열고 나선다"는 구절은 단순한 출발을 넘어, 새로운 시작과 기대감을 상징한다. 지하철 4호선을 타고 남양주에서 안산까지 이동하는 과정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시인의 내면 여정과 맞물린다.

"마음의 꽃을 놓고 조용히 비켜서는 슬픈 눈빛 이별로 남태령을 넘는다"는 구절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현충원에 도착해 마음의 꽃을 놓는 행위는 고인에 대한 경의와 추모를 담고 있으며, 남태령을 넘는 것은 이별의 슬픔과 무게를 상징한다. 이는 시인이 자연 속에서 인간의 감정을 발견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오이도역에서 일행을 기다리는 시인은 그 시간과 공간에서 느껴지는 기대와 설렘을 그리고 있다. 안산시 구봉도 해수욕장에 도착한 장면은 어촌의 모습을 묘사하며, 갈매기떼들의 인사를 받는 시인의 모습을 통해 자연과의 친밀감을 강조한다. 시인의 섬세한 자연 묘사는 독자로 그 현장에 함께 있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준다.

"34분의 시인들은 돗자리를 펴고 앉았다"는 구절에서는 문학 포럼의 시작을 알리며, 문학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장면을 연출한다. 특히 "나무 그늘막은 돔처럼 패인 바위 둘레로 내려앉아 천혜의 냉방을 얻을 수 있는 장소"라는 표현은 시인이 자연에서 얻은 편안함과 안식을 묘사하고 있다. 이는 자연이 인간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부분이다.

지은경 박사님의 인사말과 도창회 교수님의 축사, 김왕식 문학평론가님의 사회로 진행된 문학포럼에서 시인들은 문학정신을 풀어놓는다. "문학정신을 풀어놓는 소리가 잔잔한 파도에 실려 저 가물대는 수평선으로 가물가물 흘러갈 때"라는 구절은 문학의 힘과 그 울림을 파도와 수평선에 비유하여 표현한 것이다. 이는 시인이 문학의 영속성과 그 힘을 자연에 빗대어 표현하는 데 성공한 대목이다.

그러나 시의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우리가 편안하게 앉아있는 자리가 조개들 수억 마리의 무덤이라는 걸 알았어요"라는 깨달음에서 시작된다. 이 구절은 인간이 누리는 편안함이 자연의 희생에 기반하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살아있을 때 부드러운 살을 내어주고 죽어서 단단한 껍데기로 모래톱을 이루는 조개들은 자연의 순환과 희생을 상징한다.
이 부분은 시인이 자연의 섭리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주는 압권壓卷이다.

"시인의 길은 영혼을 쏟아붓고 감동을 안겨주는 바보 같은 머슴이 되는 것"이라는 구절은 시인의 역할과 그 소명을 표현하고 있다. 이는 시인이 자신의 창작 활동을 통해 독자에게 감동을 주고자 하는 순수한 열망과 헌신을 보여준다.
시인은 자신을 바보 같은 머슴에 비유하며, 그 길이 결코 쉬운 길이 아님을 암시한다.

마지막으로, "난 오늘 슬픈 감동을 한 아름 안고 바닷물을 마신다"는 구절은 시인의 감정이 자연과 교감하는 순간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구봉도 조개들의 무덤에 앉아 우리들 삶의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종種의 모습들을 생각한다"는 구절은
시인이 자연 속에서 인간의 삶과 그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는 장면이다.

이 시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표현상의 특징은 시인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섬세하게 묘사하면서도, 그것을 통해 깊은 철학적 성찰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깃든 희생을 동시에 표현하면서, 시인은 독자에게 자연의 소중함과 인간의 책임을 일깨운다.

요컨대, 홍중기 시인의 '바닷물을 마시다'는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깊이 있게 그려내고, 시인의 감정을 자연 속에서 풀어내는 데 성공한 작품이다.
시인의 섬세한 묘사와 깊이 있는 통찰은 독자에게 큰 감동을 주며, 자연의 소중함과 인간의 책임을 다시금 일깨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시는 문학적 가치가 높으며,

독자에게 큰 울림을 주는 수작秀作임에

틀림 없다.




홍중기 시인

1947 경기도 남양주
MBC 5기 공채 탤런트
성균관대학교 행정대학원
남양주시 시인협회 회장
한국방송연예인 노동조합 부위원장
한국 TV방송연기자협회 부회장
남양주시시인협회 회장
월간 '탤런트' 편집장


1982년 시집 (아가 걸음마)로

작품활동 시작
베트남 나트랑, 사이공 방송국 근무(종군기자)
현재 한국전쟁문학회 회장

수상

2003년 자유문학 신인상
2001년 이육사 문학상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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