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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01. 2024

권영숙 시인의 '다부동에 묻힌 한 恨'을 청람 평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다부동에 묻힌 한 恨
- 다부동 산새 소리


                  시인 권영숙



유학산 푸른 솔은
고요 속에 말이 없고

피로 물든 낙동강은
서럽게 흐른다네

다부동 묻어둔 자식
어미 간장 다 녹이네

혼령 부른 산새들도
붉은 울음 토해내며

산천을 흔들면서
목놓아 울고 있네

말없이 흐르는 강물
그날을 증언하리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권영숙 시인의
'다부동에 묻힌 한 恨'을
평하다





권영숙 시인은 다부동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역사를 바탕으로, 그에 얽힌 한恨과 슬픔을 그리고 있다.

 "유학산 푸른 솔은 / 고요 속에 말이 없고"는
유학산의 솔이 말없이 고요히 서 있는 모습을 통해 자연의 정적을 표현한다. 여기서 '솔'은 고요함과 침묵의 상징으로, 이 '침묵'은 다부동에서 일어난 참혹한 역사를 기억하며 그 비극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자연은 말이 없지만, 그 고요함은 오히려 더 큰 슬픔과 고통을 내포內包하고 있다.

 "피로 물든 낙동강은 / 서럽게 흐른다네"는
피로 물든 낙동강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과 그로 인한 비극을 묘사하고 있다. 낙동강은 단순한 강이 아니라, 피로 물들어버린 강이다. 이는 당시의 잔혹한 전쟁을 암시하며, 그 강을 따라 흐르는 슬픔과 한恨이 느껴진다. 낙동강이 서럽게 흐른다는 표현은
이 비극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示唆한다.

 "다부동 묻어둔 자식 / 어미 간장 다 녹이네"에서는
다부동에 묻힌 자식을 떠올리는 어머니의 애끓는 심정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서 어머니는 단순히 개인을 넘어, 전쟁으로 자식을 잃은 모든 어머니를 대표한다.
"간장 다 녹이네"라는 표현은 어머니의 극한 슬픔을 그대로 보여주며,
그 슬픔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고통임을 강조한다.

 "혼령 부른 산새들도 / 붉은 울음 토해내며"는
산새들이 혼령을 불러내는 장면을 통해 자연과 혼령이 교감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산새들의 붉은 울음은 단순한 새의 소리가 아닌, 전쟁의 상처와 그로 인한 아픔을 대변하는 소리다.
이는 자연마저도 이 비극을 외면할 수 없음을 나타내며, 그 울음 속에는 깊은 슬픔과 한恨이 담겨 있다.

 "산천을 흔들면서 / 목놓아 울고 있네"는 산천이 울고 있는 모습을 통해 자연 전체가 이 비극을 함께 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산천이 흔들린다는 표현은 그 슬픔이 단순히 인간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자연 전체가 그 슬픔을 함께 느끼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는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되어
그 비극을 기억하고 슬퍼하는 모습이다.

 "말없이 흐르는 강물 / 그날을 증언하리"는
낙동강이 그날의 비극을 증언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말없이 흐르는 강물은 침묵 속에서도 그날의 참혹함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그 강물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그 비극을 잊지 않고 있다.
이는 역사가 계속해서 기억되고 전해져야 함을 상기시킨다.

이 시의 표현상 특징은 단순한 자연의 묘사를 통해 비극적인 역사를 암시하고, 그 속에 담긴 깊은 슬픔과 한恨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다. 작가는 자연을 통해 인간의 슬픔을 드러내며, 그 속에서 공감과 위로를 이끌어낸다.

요컨대, 이 시는 다부동의 비극을 자연을 통해 섬세하게 그려내며,
그 속에 담긴 슬픔과 한恨을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시인은 침묵과 고요 속에서 오히려 더 큰 슬픔과 아픔을 드러내며, 이를 통해 독자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시는 단순히 과거의 비극을 회상하는 것을 넘어, 현재와 미래에도 그 비극을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함을 상기시키는 중요한 작품이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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