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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01. 2024

브런치스토리 권분자 시인의 시 '접 붙이기'를 평하다

브런치스토리 작가 권분자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브런치스토리 작가 권분자 시인의
'접 붙이기'다.
권 시인은 상당한 시력詩力을 지니고 있는
작가이다.

오늘도
그냥
눈으로만 지나칠 수
없었다.






                       접 붙이기



                                               시인 권분자






            1



백세를 절반으로 꺾은 동창생들  

다들 이모작二毛作 이야기다  


탱자가 귤, 찔레가 장미, 머루가 포도, 박이 수박이  된 그들  

작고 야물고 시고 떫던 야성이  

아프고 슬프고 찌든 과거가  

돌연변이突然變異앞에서는  하소연도 달짝지근하다  


나이보다 더 깊은 주름  

보톡스 주사로 애써 지워낸 흔적에도  말할 때마다 비틀리는 얼굴은  

현실이 녹록하지 않다는 증거다  


마무리는  

감씨 심은 자리에 떡 하니 솟는 고욤나무  

강인한 자식 자랑이다  




         2


자매이지만  

생각 다른 동생과  

반대로 일어나는 마음 베어  

접붙여 다니다가 알게 된  

어릴 적의 싹수  

언니 얼굴에서는 아버지가  

동생 얼굴에서는 어머니가  

한 바탕의 두 싹수가  

옳으니 그르니  

왈가왈부曰可曰否다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권분자 시인의 시 "접 붙이기"를

평하다



권분자 시인의 시

"접 붙이기"는 한 마디로

밉지 않은 풍자諷刺이다.


시는 자연과 인생의 상호작용을 접목하여 그린 작품으로, 시인은 현실 속에서의 변화를 자연적 현상과 연결 지어 묘사하고 있다.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 이 시는 각각 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시인은 이를 통해 독자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1.

첫 번째 부분에서는 인생의 이모작二毛作을 맞이한 동창생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시인은 '탱자가 귤', '찔레가 장미', '머루가 포도', '박이 수박'으로 변한 그들을 비유하여 인생의 변화와 성장을 묘사한다.

이들은 모두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장하고 변화해 왔지만, 이 과정에서의 고통과 슬픔은 피할 수 없었다. 이러한 변화를 시인은 '돌연변이'라는 표현을 통해 설명하며, 힘든 과거가 어느 순간 달콤하게 변하는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이는 인생의 쓴맛과 단맛이 뒤섞인 복합적인 경험을 의미한다.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감씨 심은 자리에 솟아나는 고욤나무'로 마무리되며, 강인한 자식에 대한 자랑으로 마무리된다.

이는 인생의 역경 속에서도 강하게 자라나는 후손들에 대한 희망을 나타낸다.



2.

 자매 간의 관계를 다룬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자매는 종종 갈등을 겪지만, 서로의 마음을 접붙이며 살아간다.

이는 서로 다른 성격과 가치관을 가진 두 사람이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어릴 적의 싹수가 각각 아버지와 어머니의 얼굴을 닮아 있다는 점에서, 자매 간의 갈등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특성들에서 비롯되었음을 암시한다.


이 부분은 인생의 복잡성과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다루고 있으며, '옳으니 그르니'라는 표현은 이러한 갈등이 지속적으로 반복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독자로 가족 내에서의 갈등과 화해를 생각해보게 한다.


권분자 시인의 이 작품은 비유와 상징을 통해 인생의 복잡성을 간결하면서도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다. 자연과 인생의 유사성을 통해 독자에게 친숙하면서도 깊은 의미를 전달한다. 시어의 선택이 매우 정교하며, 각 단어와 문구는 그 자체로도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돌연변이'라는 표현은 인생의 예측 불가능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보톡스 주사'와 같은 현대적인 이미지를 통해 현실의 고단함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는 시인이 현대 사회의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자연의 변화를 통해 희망을 발견하고자 하는 의도를 잘 보여준다.


요컨대, 권분자 시인의 "접 붙이기"는 인생의 변화와 성장을 자연의 변이와 접목하여 묘사한 작품으로, 독자로 자연과 인생의 유사성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시인은 비유와 상징을 통해 인생의 복잡성과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강렬하게 표현하며, 현실 속에서의 희망을 발견하도록 독려한다.

이 시는 깊은 주제 의식과 세밀한 표현을 통해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인생의 다양한 측면을 성찰하게 한 수작秀作임에 틀림없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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