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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01. 2024

지은경 시인의 '악의 평범성'을 청람 평하다

지은경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지은경 시인의 시 '악의 평벙성'은

결코

범치 않다.


기존 시탑詩塔에

벽돌 하나를

쌓았


벽돌,


얼핏

아슬하지만

견고하다







               악의 평범성


                                   시인  지은경



평범한 일상에서
생각 없이 일어나는
착한 사람의 악행

어제 너의 *아이히만은
오늘 나의 아이히만은
사고의 결핍

사유의 부재는
생각의 무능력












지은경 시인의 '악의 평범성'을
청람 평하다





지은경 시인의 시 '악의 평범성'은
평범치 않다.
비일상적이다.
옅은 듯
깊다.

이 시의 첫 구절은 '평범한 일상'이라는 익숙한 배경을 설정한다. 이는 독자들에게 공감을 일으키며, 일상적인 상황에서 벌어지는 비일상적인 사건들을 암시한다. 여기서 '평범한 일상'은 악의 평범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배경이 된다. 일상의 평범함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을 직시하게 한다.

"생각 없이 일어나는 착한 사람의 악행"
이 구절에서는 착한 사람조차도 무의식적으로 악행을 저지를 수 있음을 시사示唆한다.
여기서 '생각 없이'라는 표현이 중요한데, 이는 인간의 사고와 사유가 결여된 상태를 강조하며, 도덕적 판단의 부재가 어떻게 평범한 사람의 악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어제 너의 아이히만은"
이 행에서는 '아이히만'이라는 인물을 언급하며, 악의 평범성에 대한 하이데거의 철학적 논의를 상기시킨다. 아이히만은 평범한 관료였으나, 나치 전범戰犯으로서 그의 행동은 대량 학살을 초래했다. 시인은 '너의 아이히만'이라는 표현을 통해 과거의 악행을 타인의 문제로만 치부置簿하지 말고, 현재 우리 자신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오늘 나의 아이히만은"
이어지는 구절에서 '나의 아이히만'으로 전환된다. 이는 과거의 악행이 지금 나 자신에게도 발생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시인은 독자에게 과거의 악행이 현재에도 얼마든지 재현될 수 있음을 경고하며, 자기반성을 촉구한다.

"사고의 결핍"
이 구절은 악행의 근본 원인으로 '사고의 결핍缺乏'을 지목한다. 이는 깊은 생각과 사유의 부재가 악행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강조한다. 시인은 독자에게 사고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생각 없이 행동하는 위험성을 경고한다.

"사유의 부재는 생각의 무능력"
여기서 '사유의 부재'와 '생각의 무능력'은 인간의 정신적 나태함을 비판한다. 시인은 사유의 결여가 결국 도덕적 판단력의 무능력으로 이어지며, 이는 악행을 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독자에게 깊은 성찰과 사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이 시는 간결한 언어와 반복적인 구절을 통해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아이히만'이라는 구체적인 인물 언급과 '사고의 결핍', '사유의 부재' 등 추상적인 개념을 결합하여 독자에게 충격을 준다. 시인은 반복적인 표현을 통해 메시지를 강화하며, 독자로  자신의 일상과 사고를 돌아보게 만든다.

작가는 이 시를 통해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악행의 가능성을 경고하고, 깊은 사유와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이는 독자에게 자기반성과 도덕적 성찰을 촉구하며, 평범함 속에 잠재된 악의 위험성을 깨닫게 한다.

'악의 평범성'은 인간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생각 없이 행해질 수 있는 악행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시이다. 시인은 간결하고 반복적인 표현을 통해 독자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깊은 사고와 사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아이히만'이라는 구체적인 인물 언급을 통해 역사적 맥락을 상기시키며, 현재 우리의 상황에 대한 성찰을 촉구한다.

시인의 독특한 표현 방식과 메시지는 독자로  자기반성과 도덕적 성찰을 유도하며, 평범함 속에 숨겨진 악의 가능성을 직시하게 만든다.

이는 독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깊은 여운을 남기는 탁작卓作이다.








*아돌프아이히만(Adolf Eichmann, 1906~1962)은 독일 나치의 친위대 장교이다.
제2차 세계 대전 중 독일과 독일 점령하의 유럽 각지에 있는 유태인을 체포하고 강제 이주시키는 계획을 실행한 인물이다.
아이히만은 독일의 항복 후 가족과 함께 아르헨티나로 도망쳐 리카르도 클레멘트라는 가짜 이름으로 생활했다.
1960년 5월 이스라엘의 비밀 정보원들에 의해 체포당해 이스라엘로 끌려오기까지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의 자동차 공장에서 기계공으로 15년이라는 세월을 살았다.
1961년 12월 예루살렘의 법정에 선 아이히만은 유태인 학살에 책임을 느끼냐는 질문에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전쟁이 끝나고 17년 만인 1962년 5월 교수형에 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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