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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01. 2024

이권승 시인의 작품 "옛 마실"을 청람 평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옛 마실  


                                       시인 이권승  



칠흑 밤 오솔길을 호롱불로 앞세우니  

짓궂은 겨울바람 쓰러질 듯 살려주고  

여봐유 부름 소리에 반가운 문 열린다.
 
아랫목 이불속에 손을 끌어 덮어주고  

질화로 뒤적이며 오손도손 오가는 맘  

고욤 먹으며 달콤한 정 깊어간다.
  
창호지 격자문에 하현달 빛 비추이면  

끝없는 전설 얘기 고이 접어 뒤로하고  

천 만근 궁둥이 떼고 사립문을 나선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이권승 시인의 작품 "옛 마실"을
평하다.




이권승 시인의 작품

'옛 마실',

참으로

정겹다.


어느 새

고즈넉한 겨울밤

옛 정취 듬푹

담긴

고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시인 이권승의 '옛 마실'은  시골 정취를

그대로 담은 서정적인 시이다.
이 시는 총 3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연이 독특한 이미지를 전달하면서도 전체적으로 하나의 흐름을 이루고 있다.

첫 번째 연에서는 칠흑 같은 밤에 호롱불을 들고 오솔길을 걷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칠흑 밤 오솔길을 호롱불로 앞세우니"라는 구절은 어둠 속에서 희미한 불빛이 길을 밝혀주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이는 과거의 정서와 함께 고향의 따스함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또한 "짓궂은 겨울바람 쓰러질 듯 살려주고"는 자연의 냉혹함 속에서도 살아남는 생명력을 강조하며,

"여봐유 부름 소리에 반가운 문 열린다"는 사람 간의 정과 환대를 그린다.

이 부분에서 시인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으며, 따스한 인간미를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두 번째 연에서는 방 안의 따뜻함과 사람들의 정을 묘사하고 있다. "아랫목 이불속에 손을 끌어 덮어주고"는 집 안의 따스함과 사람 간의 따뜻한 정을 표현한 것이다.

"질화로 뒤적이며 오손도손 오가는 맘"이라는 구절은 불을 지피며 나누는 대화를 의미하며, 소소한 일상 속의 즐거움을 묘사한다.

"살음 고욤 먹으며 달콤한 정 깊어간다"는 겨울밤의 간식과 함께 사람들 간의 정이 깊어지는 모습을 그린다.

ㄴㅂㄴㅂ이 부분에서 시인은 정겨운 겨울밤의 풍경을 따뜻하게 묘사하며, 독자에게 인간의 따뜻한 정을 전달하려 하고 있다.

세 번째 연에서는 창밖의 하현달과 함께 옛이야기를 접고 집을 나서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창호지 격자문에 하현달 빛 비추이면"은 고요한 밤, 창호지에 비치는 달빛의 아름다움을 떠올리게 한다.

"끝없는 전설 얘기 고이 접어 뒤로하고"는 긴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장면을 묘사하며, "천 만근 궁둥이 떼고 사립문을 나선다"는 집을 나서는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다.

시인은 자연과 인간, 그리고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통해 독자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

다만, 일부 독자에게는 고전적인 표현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허나, 이는 시인의 의도와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고려할 때 크게 문제 될 것은 아니며, 오히려 이러한 고전적인 표현이 작품의 매력을 더해준다.

요컨대, 이권승 시인의 "옛 마실"은 따뜻한 인간미와 정겨운 정서를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시인은 과거의 정서를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하며, 독자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고전적이면서도 따뜻한 표현을 통해 독자에게 정서적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자연과 인간,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아름답게 그려낸 이 작품은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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