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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01. 2024

이정현 시인의 '커피 이중생활'을 청람 평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커피 이중생활


                             시인  이정현





너를 만나는 일  
하루에 한 번이면  
흡족한 시간을 맞는다  

비가 오는 날  
너는 향기로 다가와  
빗소리에 화음을 는다  

모래톱에 만든 우물  
드리퍼에 갈색 눈물이 담겨  
방울방울 떨어지는 청아한 그리움  

창가로 이끌리어  
허리를 감싸 안은 손에  
쌉싸름한 짙은 향  

허밍 코러스 나비 음성으로  
두 번 만나는 시간  
먹먹함으로 열린다  

유혹에 끌려 사랑한 이유로  
만남의 별을 담아  
밤을 새워야 한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이정현 시인의 '커피 이중생활'은
평하다




이정현 시인의 '커피 이중생활'은 단순한 커피와의 만남을 넘어서, 삶의 한 부분과의 긴밀한 관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시는 커피라는 일상적 소재를 통해 일상 속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과 순간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너를 만나는 일  
하루에 한 번이면  
흡족한 시간을 맞는다"
첫 연에서 '너'는 커피를 의미한다. 시인은 커피를 하루에 한 번 마시는 행위를 '흡족한 시간'으로 묘사하여, 커피가 주는 만족감을 표현하고 있다. 이 표현은 커피와의 만남이 단순한 일상이 아닌 특별한 의식임을 암시한다. 이는 커피가 시인의 삶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나타내며, 일상의 반복 속에서도 소중한 순간이 있음을 상기시킨다.

"비가 오는 날  
너는 향기로 다가와  
빗소리에 화음을 는다"
비 오는 날, 커피의 향이 더 짙게 느껴지는 순간을 시인은 묘사하고 있다. 커피의 향과 빗소리의 조화는 감각적이며, 시각적으로도 풍부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이는 커피가 단순히 맛과 향을 넘어,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또한, 비 오는 날의 고요함 속에서 커피가 주는 위로와 평온함을 강조한다.

"모래톱에 만든 우물  
드리퍼에 갈색 눈물이 담겨  
방울방울 떨어지는 청아한 그리움"
이 연은 커피를 만드는 과정을 시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모래톱에 만든 우물'은 필터에 담긴 커피 가루를, '갈색 눈물'은 드리퍼를 통해 내려오는 커피를 의미한다. 이는 커피 한 잔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이 단순하지 않음을, 그 안에 많은 정성과 기다림이 담겨 있음을 나타낸다. '청아한 그리움'은 커피가 주는 감성적 충만함을 잘 표현하고 있다.

"창가로 이끌리어  
허리를 감싸 안은 손에  
쌉싸름한 짙은 향"
커피를 마시며 창가에 서 있는 시인의 모습을 묘사한 이 연은, 커피가 주는 따스함과 그리움의 감정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다. '허리를 감싸 안은 손'은 커피를 마시는 손의 움직임을, '쌉싸름한 짙은 향'은 커피의 독특한 향을 상징한다.
이는 커피가 단순히 음료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그 안에 담긴 감정과 기억들을 상기시키고 있다.

"허밍 코러스 나비 음성으로  
두 번 만나는 시간  
먹먹함으로 열린다"
이 연은 커피와의 두 번째 만남을 묘사하고 있다. '허밍 코러스 나비 음성'은 커피를 마시며 느끼는 행복감을, '먹먹함'은 그 이후의 고요함과 충만함을 상징한다.
이는 커피가 일상 속에서 두 번의 특별한 순간을 선사함을, 그로 인해 느끼는 감정의 깊이를 표현하고 있다.

"유혹에 끌려 사랑한 이유로  
만남의 별을 담아  
밤을 새워야 한다"
마지막 연에서 시인은 커피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며, 그로 인해 밤을 새우게 되는 상황을 묘사한다. '유혹에 끌려 사랑한 이유로'는 커피가 주는 유혹과 매력을, '만남의 별'은 그와의 특별한 순간들을 의미한다. 이는 커피가 주는 즐거움과 그로 인해 치러야 할 대가를 동시에 상기시킨다.

이정현 시인의 '커피 이중생활'은 섬세한 감각적 묘사와 상징적인 표현을 통해 커피와의 관계를 깊이 있게 그려내고 있다. 커피를 단순한 음료로서가 아닌, 감정적이고 의미 있는 존재로 승화시킨 점이 돋보인다. 또한, 각 연마다 다른 감정과 상황을 묘사하며, 커피가 주는 다양한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 시를 통해 작가는 일상 속의 작은 순간들이 얼마나 특별하고 소중한지를 강조하고자 한다. 커피와의 만남을 통해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과 그 안에 담긴 의미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일상의 소중함을 상기시키고자 한다. 또한, 커피라는 소재를 통해 삶의 다양한 측면을 성찰하게 한다.

이정현 시인의 '커피 이중생활'은 커피라는 일상적 소재를 통해 삶의 다양한 감정과 순간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각 연마다 다른 감정과 상황을 묘사하며, 커피가 주는 감정적 충만함을 잘 표현하고 있다. 시인은 커피를 단순한 음료로서가 아닌, 감정적이고 의미 있는 존재로 승화시켜, 독자들에게 일상의 소중함을 상기시키고자 한다.
다소 이상화된 묘사가 현실감을 떨어뜨릴 수 있으나, 그럼에도 시의 섬세한 감각적 묘사와 상징적인 표현은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 시는 일상 속의 작은 순간들이 얼마나 특별하고 소중한지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삶의 다양한 측면을 성찰하게 한다.




이정현 시인


경기 남양주
월간 국보문학 시 부문 신인상 수상
국보시문학아카데미 제15기 원우
제37호 동인문집 《내 마음의 숲》 추진위원장
(사)한국국보문인협회 사무총장


수상
국회 문체위원회 위원장상 문학부문

명인대상 수상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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