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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보름달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7월 보름달


시인 안석근





누가 쏘아 올렸는지
검푸른 하늘에
새하얀 동전 하나 떠있다

호랑이 한 마리
허리 잘렸던 흔적 없이
늠름히 그 안에 들어앉았다

온누리를 한 바퀴
더 돌면
한가위

벌써부터
쾅쾅
가슴이 뛴다

아, 그건 우리 모두가
함께 쏘아 올린 공이었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안석근 시인의 '7월 보름달'은 자연과 민속, 그리고 공동체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이 시는 보름달을 중심으로 하여
그 안에 담긴 다양한 상징과 감정을 조화롭게 표현하고 있다.

첫 연에서 시인은 '새하얀 동전'이라는 은유를 사용해 보름달을 묘사한다. 하늘에 떠 있는 보름달을 '새하얀 동전'으로 표현함으로써 달의 형태와 밝기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며, 동시에 달이 가진 신비로움과 순수함을 강조한다. '검푸른 하늘'과의 대비를 통해 달의 밝음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두 번째 연에서는 '호랑이'라는 상징적 존재가 등장한다. '허리 잘렸던 흔적 없이'라는 표현은 과거의 상처나 고난을 극복한 강인함을 나타내며, 이러한 호랑이의 이미지가 보름달 안에 들어앉아 있다는 것은 달이 가진 힘과 위엄을 상징한다. 호랑이는 전통적으로 한국 문화에서 힘과 용기의 상징이며, 이는 보름달의 신비로움과 연결되어 더욱 강한 인상을 준다.

세 번째 연에서는 시간의 흐름과 민속적 행사를 암시한다. '온누리를 한 바퀴 더 돌면 한가위'라는 구절은 보름달이 한 번 더 차오를 때 다가올 추석을 예고한다. 추석은 한국의 중요한 명절로, 가족과 공동체가 함께 모여 감사와 기쁨을 나누는 시간이다.
이 연은 독자에게 앞으로 다가올 기쁨과 기대를 심어주며,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마지막 연에서는 '쾅쾅 가슴이 뛴다'는 표현을 통해 시인의 감정이 극적으로 드러난다. 이는 단순한 기대를 넘어, 다가올 명절과 공동체의 축제에 대한 벅찬 감동을 나타낸다.
'우리 모두가 함께 쏘아 올린 공'이라는 구절은 공동체의 힘과 결속을 강조한다. 보름달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희망과 기쁨의 상징으로 재해석된다.

이 시는 단순한 자연의 묘사를 넘어,
그 안에 담긴 민속적 의미와 공동체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안석근 시인은 보름달이라는 하나의 이미지를 통해 한국인의 삶과 정서를 깊이 있게 표현하며, 독자로 자연과 민속, 그리고 인간의 감정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이 시는 독자에게 자연의 경이로움과 공동체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우리의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시적 순간들을 찾아내는 기쁨을 선사한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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