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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속에서 피어난 7월의 추억

청람 김왕식








그리움 속에서 피어난 7월의 추억




청람





칠월의 바람은 마치 시간을 재는 듯이 살랑이며, 그 시간이 쌓여가는 세월은 곳간에 차곡차곡 쌓여간다. 삼복더위가 한창인 7월의 한가운데, 나는 어린 시절 시골 고향집에서의 기억 속으로 다시 떠오른다.

우리 집 뒤뜰에는 언제나 장독대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장독대를 지키는 수문장은 다름 아닌 봉선화 꽃이었다. 봉선화는 옆집 누나의 입술을 닮은 선홍색으로 피어나곤 했다. 그 누나는 언제나 환하게 웃으며 나를 맞이해 주었고, 봉선화 꽃은 그녀의 미소를 닮아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봉선화의 꽃잎을 따서 손톱에 물들이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열 손가락을 동여매며 봉선화 꽃물로 빨갛게 물들였던 그 시절, 그리움은 한 달 내내 즐거움을 주었다. 손톱이 빨갛게 물들면 그 작은 변화가 마치 나를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듯했다. 어린 마음에 그 빨간 손톱을 보며 얼마나 기뻐했던지. 하루하루가 즐겁고 설레는 나날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풍경을 보기 드문 요즘이다. 봉선화 꽃물에 손톱을 물들이던 이야기도, 그리움을 간직했던 그 시절도 이제는 아련한 추억이 되었다. 그러나 가끔씩 우연히 봉선화 꽃을 만나면, 그 추억이 다시금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 꽃을 보며 정을 나눌 수 있었던 어머니의 정성이 그리워진다.

어머니는 늘 정성스럽게 봉선화를 가꾸셨다. 그녀의 손길이 닿은 곳에는 언제나 생명이 깃들었다. 어머니의 손은 마법 같아서, 그녀가 가꾼 꽃들은 유난히도 아름답고 건강하게 피어났다. 어린 시절 나는 그런 어머니를 보며 자랐다. 어머니의 손길이 닿은 봉선화 꽃들은 나에게 그리움과 추억을 선물해 주었다.

7월의 더위 속에서 봉선화 꽃을 바라보며 어머니의 손길을 떠올리는 지금, 나는 그 시절의 따뜻함을 그리워한다. 어머니는 언제나 나를 위해 모든 것을 준비해 주셨다. 그녀의 정성 어린 손길은 나에게 가장 큰 안식처였다. 시간이 흘러도 그 기억은 변하지 않는다. 어머니의 정성스러운 손길과 봉선화 꽃물에 물들인 빨간 손톱은 나에게 7월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추억으로 남아 있다.

어머니와 함께 보냈던 그 시절, 봉선화 꽃은 나에게 단순한 꽃이 아니었다. 그것은 어머니의 사랑을 담은 메시지였고, 나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자 기쁨이었다. 어머니의 손길이 닿은 모든 것은 특별했다. 그리고 나는 그 특별한 기억들을 간직하며 자랐다.

지금도 가끔씩 7월의 더위 속에서 봉선화 꽃을 보게 되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어린 시절의 동심과 어머니의 사랑이 어우러진 그 시절이 얼마나 그리운지. 어머니는 이제 곁에 없지만, 그녀의 사랑과 정성은 여전히 나의 마음속에 살아 있다.

어머니의 정성 어린 손길과 봉선화 꽃물에 물들인 빨간 손톱은 나에게 있어 7월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동심의 세계를 떠올리게 한다. 그 시절의 따뜻함과 즐거움은 여전히 내 마음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어머니의 사랑과 함께한 그 추억들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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