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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 시인의 '감나무와 어머니'를 청람 평하다

이효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감나무와 어머니




시인 이효




당신과 함께 심었습니다
손가락만 한 감나무

돌짝밭 손끝이 닳도록 함께
땅을 파내려 갔습니다

바람은 햇살을 끌어다 주고
가족은 새벽을 밀었습니다

오늘, 그 감을 따야 하는데
당신은 가을과 함께 먼 곳으로 떠나셨습니다

식탁 위 접시에 올려진 감하나
차마 입으로 깨물지 못합니다

한평생 자식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헌신을
온몸으로 땅에 쓰고 가르치신 어머니

그렁한 내 눈은 붉은 감빛이 되었습니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_
이효 시인은
사물을 보는 눈이
깊다.

또한
시어를 자유자재로
주무른다.

그의 시 '감나무와 어머니'는 작가의 삶과 긴밀히 연결된 작품으로, 어머니에 대한 추억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효 시인은 어머니와 함께 심은 감나무를 통해 가족의 사랑과 헌신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감나무의 성장과 함께 어머니의 삶도 성숙해 가는 과정을 그려냈다.
시는 감나무와 어머니의 이미지를 통해 작가의 내면에 자리한 그리움과 감사의 마음을 깊이 있게 전달한다.

첫 행에서
'당신과 함께 심었습니다
손가락만 한 감나무'라는 표현은
어머니와 함께 시작한 작은 시작을 상징한다. 감나무의 크기가 손가락만 하다는 것은 그 시작이 작고 연약했음을 나타낸다.

이는 가족의 처음과 그 시작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또한 '당신'이라는 표현은 어머니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담고 있다.
이효 시인은 감나무를 심는 과정을 통해 어머니와의 소중한 시간을 회상하고 있다.

'돌짝밭 손끝이 닳도록 함께
땅을 파내려 갔습니다'에서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머니와 함께 한 노력을 묘사하고 있다.
'돌짝밭'은 척박한 환경을 의미하며, '손끝이 닳도록'이라는 표현은 그만큼의 노력과 헌신을 상징한다.
이는 어머니가 가족을 위해 기울인 헌신과 노고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헌신을 통해 가족이 함께 성장하고 발전했음을 암시한다.

'바람은 햇살을 끌어다 주고
가족은 새벽을 밀었습니다'라는 구절은

이 시의 압권이다.
자연과 가족의 조화를 그려낸다.

바람과 햇살은 자연의 은혜를 의미하며, '가족은 새벽을 밀었습니다'라는 표현은 가족이 새벽같이 일어나 힘써 일했음을 상징한다.
이는 가족 간의 협력과 서로를 위한 노력을 표현하며, 어머니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자연과 가족의 조화를 통해 어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그리고 그것이 가족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표현한다.

'오늘, 그 감을 따야 하는데
당신은 가을과 함께 먼 곳으로 떠나셨습니다'는 어머니의 부재를 슬픔과 그리움으로 표현한다.
감이 익어 따야 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가 없음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변화,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을 암시한다. 가을은 수확의 시기이자 이별의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이 부분에서 작가는 어머니의 부재로 인한 상실감을 표현하며, 그리움이 묻어난다.

'식탁 위 접시에 올려진 감하나
차마 입으로 깨물지 못합니다'에서는 감을 먹지 못하는 심정을 담았다.
이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미련, 그리고 그리움으로 인한 감정적 어려움을 나타낸다. 감이 어머니의 사랑과 헌신을 상징하는 만큼, 그 감을 쉽게 먹지 못하는 것은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잊지 않으려는 작가의 마음을 표현한다.

'한평생 자식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헌신을 온몸으로 땅에 쓰고 가르치신 어머니'에서는
어머니의 헌신적인 삶을 강조한다. 어머니의 사랑을 '하나님의 사랑'에 비유하며, 그 헌신이 얼마나 크고 깊었는지를 표현하고 있다.
이효 시인은 어머니의 삶을 통해 자식들에게 전달된 가치와 교훈을 되새기며, 그 위대함을 칭송한다.

'그렁한 내 눈은 붉은 감빛이 되었습니다'에서는
슬픔과 그리움의 감정을 담았다. '그렁한 눈'은 눈물이 맺힌 상태를 의미하며, '붉은 감빛'은 감의 색과 함께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슬픔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이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작가의 마음에 깊이 자리 잡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효 시인의 '감나무와 어머니'는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과 그리움을 표현한 작품으로, 감나무를 상징적 매개체로 사용하여 어머니의 삶과 작가의 감정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시의 마지막에서는 슬픔과 그리움이 담겨 있지만, 이를 통해 오히려 어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중한지 재확인하게 된다.
이 시는 어머니의 헌신과 사랑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잘 담고 있으며,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이효 시인의 섬세한 표현과 진솔한 감정은 시의 깊이를 더하며, 독자에게 큰 울림을 준다. 감나무와 어머니의 상징적 의미를 통해 작가는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헌신의 가치를 전하고 있다.
이 시는 단순히 개인적인 감정을 넘어서 보편적인 가족의 사랑과 헌신을 담고 있으며, 그 진솔함이 누구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특별한 매력을 지닌다.





얼마 전
어머니를 저 세상으로
보내드린
아랫마을 덕자의 반응이다.



이효 시인의 시 '감나무와 어머니'를 읽은 후, 어머니를 저 세상으로 보낸 덕자는 깊은 감정에 휩싸였다.
시 속의 감나무와 어머니의 이야기가 덕자의 가슴 깊이 박혀 있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과 맞닿았기 때문이다. 시의 첫 구절부터 덕자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당신과 함께 심었습니다
손가락만 한 감나무"라는 구절은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했던 소중한 순간들을 떠올리게 했다.
덕자는 어머니와 함께 작은 정원에 심었던 나무들, 함께 요리하며 나눴던 대화들, 그리고 그 작은 순간들이 쌓여 자신을 지금의 자리로 이끌었음을 깨달았다.

특히,
"돌짝밭 손끝이 닳도록 함께
땅을 파내려 갔습니다"라는 구절에서,
덕자는 어머니의 헌신과 노고를 떠올리며 더욱 슬픔에 잠겼다. 어머니는 늘 가족을 위해 헌신하셨고, 자신의 행복보다는 자식들의 행복을 우선시했다.
덕자는 어머니가 가족을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희생했는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고, 그동안 충분히 감사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후회가 밀려왔다.

"바람은 햇살을 끌어다 주고
가족은 새벽을 밀었습니다"라는 표현은 덕자에게 어머니와 함께 했던 평온하고 따뜻했던 일상들을 떠올리게 했다. 어머니는 가족에게 따뜻한 햇살 같은 존재였고, 늘 새벽같이 일어나 가족을 돌보았다.
덕자는 그때의 평범했던 일상들이 지금은 너무도 소중하고 그리운 순간들이 되었음을 느꼈다.

"오늘, 그 감을 따야 하는데
당신은 가을과 함께

먼 곳으로 떠나셨습니다"라는 부분에서는 어머니의 부재가 주는 깊은 슬픔과 상실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덕자는 어머니와 함께 보냈던 마지막 순간을 떠올렸다. 그때는 어머니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 따뜻한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이 덕자를 더욱 아프게 했다.
가을의 쓸쓸한 분위기와 함께 다가온 이별의 슬픔은 시를 읽는 순간 더욱 깊이 다가왔다.

덕자는 "식탁 위 접시에 올려진 감하나

차마 입으로 깨물지 못합니다"라는 구절에서 자신을 투영했다.
어머니와 함께 나눴던 음식, 어머니가 좋아했던 음식들은 이제 덕자에게 아픔과 그리움의 대상이 되었다. 어머니와 함께 했던 모든 일상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지만, 이제는 그 추억들이 오히려 자신을 아프게 한다는 것을 느꼈다.

"한평생 자식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헌신을
온몸으로 땅에 쓰고 가르치신 어머니"라는 구절에서 덕자는 어머니의 헌신적인 삶을 다시금 떠올렸다. 어머니는 항상 자식들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푸셨고, 그 사랑은 마치 신의 사랑처럼 크고 깊었다. 어머니의 그런 사랑이 이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덕자를 더욱 슬프게 했다.
어머니의 사랑과 헌신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를 다시금 깨달으며, 그리움과 감사의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그렁한 내 눈은 붉은 감빛이 되었습니다"라는 표현에서
덕자는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느꼈다. 눈물이 자꾸만 흘러나와 눈이 붉게 변했지만, 그 눈물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의 증표였다.
감의 붉은색처럼, 덕자의 마음은 어머니에 대한 깊은 사랑으로 물들어 있었다.

시를 읽으며 덕자는 어머니와의 추억을 하나하나 떠올렸다. 어머니가 보여준 사랑과 헌신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가졌는지, 그리고 그 사랑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를 되새기게 되었다. 어머니를 떠나보낸 슬픔과 그리움이 깊어질수록, 어머니가 남긴 사랑의 흔적들이 더욱 빛났다.

덕자는 어머니의 삶과 사랑을 통해 배운 것들을 자신의 삶에서도 실천하며, 어머니의 가르침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 시를 통해 덕자는 어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귀중하고 소중한지 다시 한 번 깨달았으며, 그 사랑을 기억하며 살아갈 것이다. 어머니의 존재가 사라진 지금, 덕자의 삶에는 여전히 어머니의 사랑이 가득 담겨 있으며, 그 사랑이 덕자를 지탱해 주는 힘이 될 것이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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