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배선희 시인의 시 '임마중'을 청람 평하다
배선희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ug 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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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마중
시인 배선희
모두가 찬양하는 메리 크리스마스는
내 삶을 축복하는 내 노래가 되었네.
세상 한 귀퉁이에 몰래 핀 꽃 한 송이 그 향긋한 내음이 세상 빛으로 오시었네
억겁의 고리를 풀고 삼천대천 세상을 돌아
한 송이 꽃으로 피어 내 품에 안기셨네.
전생연으로 이승까지 이어졌음이리니 어느 생이 온들 또 만나지 않으리오
임은 활짝 피지 않은 영원한 미래의 꽃 눈 한번 감았다 뜨면 본래 그 자리에 있던 것을.
모였다 흩어졌다 생멸하는 구름처럼 오늘은 님께서 나의 꽃으로 나투시었네
환희심으로 분단장하고 꽃가마 올라타고
임 마중 나가 볼까나! 한살림 차려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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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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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선희 시인은 자연과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을 시로 표현해 온 작가로, 그의 작품에서는 삶의 소소한 순간들을 아름다운 언어로 담아내는 특징이 두드러진다.
'임마중' 역시 그런 그의 시적 세계를 잘 나타내는 작품이다.
이 시는 크리스마스의 축복에서 시작해, 존재의 의미와 만남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담고 있다.
시인은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삶과 사랑의 본질을 탐구하며, 각 행마다 감정의 깊이를 더해간다.
"모두가 찬양하는 메리 크리스마스는
내 삶을 축복하는 내 노래가 되었네."
이 첫 구절에서는 크리스마스라는 보편적인 축제일을 개인적인 축복의 순간으로 재해석한다.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일반적 인사말이 시인에게는 자신의 삶을 축복하는 특별한 노래로 변모한다. 이 행에서는 공적인 축제일이 개인의 내면으로 스며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시인의 표현은 일상의 상징을 넘어 개인의 독특한 경험을 담아낸다.
"세상 한 귀퉁이에 몰래 핀 꽃 한 송이
그 향긋한 내음이 세상 빛으로 오시었네"
여기서는 존재의 미묘한 아름다움을 '몰래 핀 꽃'이라는 이미지로 표현한다. 꽃은 흔히 존재의 찰나적이고 덧없음을 상징하지만, 여기서는 그 향기와 빛이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인은 작은 존재의 가치와 그 영향력을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구절은 자연과 인간 존재의 조화를 담고 있으며, 작은 것이 지닌 깊은 의미를 일깨워준다.
"억겁의 고리를 풀고 삼천대천 세상을 돌아
한 송이 꽃으로 피어 내 품에 안기셨네."
이 부분은 불교적 세계관을 반영하며, 긴 시간의 흐름과 다양한 세상의 순환 속에서의 만남을 그린다. 시인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존재의 만남을 표현하며, '한 송이 꽃'으로 이를 상징화한다.
이는 운명적 만남과 그로 인한 감정의 깊이를 드러낸다. 시적 표현의 밀도와 상징적 의미가 돋보인다.
"전생연으로 이승까지 이어졌음이리니
어느 생이 온들 또 만나지 않으리오"
여기서는 전생과 현생의 연결을 통해 영혼의 인연을 강조한다. 이는 운명론적 사고를 반영하며, 과거와 현재의 관계, 그리고 미래의 가능성을 암시한다. 시인은 이러한 인연의 고리를 통해 인간관계의 깊은 의미를 탐구한다. 이 구절은 운명적 만남에 대한 숙연한 인식을 보여주며, 삶의 비밀스러운 연결고리에 대한 경외감을 드러낸다.
"임은 활짝 피지 않은 영원한 미래의 꽃
눈 한번 감았다 뜨면 본래 그 자리에 있던 것을."
이 부분에서는 미래를 '활짝 피지 않은 꽃'으로 비유하여, 아직 다가오지 않은 가능성과 희망을 담아낸다. 시인은 이 잠재적 가능성이 언제든 실현될 수 있음을 암시하며, 순간의 인식을 강조한다. 이는 현실에 대한 낙관적 태도와 더불어, 순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모였다 흩어졌다 생멸하는 구름처럼
오늘은 임께서 나의 꽃으로 나투시었네"
구름의 생멸을 통해 인간 존재의 덧없음을 표현하면서도, 오늘이라는 순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임은 시인의 세계에서 특별한 존재로 자리 잡고, 오늘이라는 시간에 구체화된다. 이는 시인이 현재의 중요성과 그 순간의 특별함을 인식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환희심으로 분단장하고 꽃가마 올라타고
임 마중 나가 볼까나! 한살림 차려 볼까나!"
마지막 구절은 환희에 가득 찬 미래를 예감하며, 임과 함께 할 삶에 대한 기대를 드러낸다. '꽃가마'는 전통적인 결혼을 상징하며, 여기서는 새로운 시작과 행복한 삶을 예견한다. 시인은 이 구절을 통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랑의 기쁨을 찾는다.
요컨대, 이 시는 자연의 이미지와 불교적 세계관을 통해 존재와 사랑의 의미를 탐구한다. 배선희 시인은 일상적인 축제에서 출발해, 인간 존재의 깊이를 다채롭게 묘사하며, 독자에게 삶의 순간순간을 되새기게 한다.
다만, '임'의 구체적인 정체가 다소 모호하게 남아있어, 독자의 상상력에 의존하는 측면이 강하다. 그럼에도, 시인은 특유의 섬세한 표현과 깊은 감성으로 독자에게 풍부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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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하고 있던
한 여성이 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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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유에서든지
한 사람을 혼자서 짝사랑하고 있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에요.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사람을 바라보면서 하루하루가 얼마나 길고 외로운지,
그게 얼마나 사람을 지치게 하는지 말이에요.
그런데 이 시를 읽고 나서,
그 사람을 더 그리워하게 됐어요.
시 속의 님처럼, 내가 좋아하는 그 사람도 내 삶에 특별한 존재로 다가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모두가 찬양하는 메리 크리스마스는 내 삶을 축복하는 내 노래가 되었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내가 짝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낸 작은 순간들이 떠올랐어요.
그 사람이랑 웃으면서 이야기했던 기억들이 크리스마스처럼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평범한 날도 그 사람과 함께라면 내 인생의 축복처럼 느껴지기도 했죠. 그런 순간들이 나만의 노래가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세상 한 귀퉁이에 몰래 핀 꽃 한 송이'라는 표현도 정말 마음에 와닿았어요. 그 사람은 마치 숨겨진 꽃처럼, 내 마음속에만 피어있는 존재 같았거든요.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만, 내겐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사람이죠.
그 사람의 작은 행동이나 말 한 마디가 내게는 큰 힘이 되고, 세상을 밝히는 빛처럼 느껴졌어요. 시에서 그 향기가 세상 빛으로 온다는 표현은 정말 그 사람에게 딱 맞는 말이었어요. 내게는 그 사람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거든요.
또 '억겁의 고리를 풀고 삼천대천 세상을 돌아 한 송이 꽃으로 피어 내 품에 안기셨네.'라는 구절에서, 그 사람과의 만남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 번 느꼈어요.
내가 살아온 모든 시간들, 그 모든 인연들이 결국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해 존재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더 간절히 그 사람을 그리워하게 돼요. 그 사람과의 인연이 정말 소중한 것 같아요. 언젠가 그 사람이 내 품에 안겨준다면, 그 순간은 정말 특별할 거예요.
그리고 '전생연으로 이승까지 이어졌음이리니 어느 생이 온들 또 만나지 않으리오'라는 말에서, 나는 우리 둘이 전생에도 인연이 있었을 거라고 혼자 상상하게 돼요.
그래서 이번 생에서도 그 사람을 만나게 된 거라고. 비록 지금은 내가 혼자서만 그리워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이 마음이 전해질 거라고 믿고 싶어요. 그래서 계속 그 사람을 기다릴 수밖에 없어요. 그 사람도 나를 사랑하게 되는 날이 올 거라고 믿으면서요.
'임은 활짝 피지 않은 영원한 미래의 꽃'이라는 구절을 읽을 때, 그 사람과의 미래를 꿈꾸게 돼요. 아직 우리 사이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 사람이 내 미래의 일부가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커져요.
시에서처럼, 눈 한번 감았다 뜨면 그 사람이 내 옆에 있을 것 같은 그런 희망을 품게 돼요. 그 사람과의 미래는 아직 열리지 않은 꽃처럼, 앞으로 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요.
'모였다 흩어졌다 생멸하는 구름처럼 오늘은 님께서 나의 꽃으로 나투시었네' 이 부분에서는, 내 마음이 구름처럼 모였다 흩어졌다 하는 걸 느껴요. 때로는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없어서 답답하고, 또 때로는 그 사람의 작은 관심 하나에 기뻐하기도 해요.
그 사람은 나의 꽃이 되어 내 마음에 피어있는 거죠.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구름 같지만, 그래도 그 순간이 너무 소중해요.
마지막으로 '환희심으로 분단장하고 꽃가마 올라타고 임 마중 나가 볼까나! 한살림 차려 볼까나!'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 사람과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게 돼요.
현실에서는 용기가 없어서 그 사람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지만, 마음속에서는 항상 그 사람과 함께하는 미래를 그리고 있거든요.
이 시를 읽고 나니, 그 사람을 향한 내 마음이 더 커지고 따뜻해졌어요. 짝사랑이라는 게 힘들고 아프기도 하지만, 이렇게 예쁜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는 게 감사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결국 이 시를 통해, 나도 언젠가 그 사람과의 인연을 맺고 싶다는 소망을 다시 한 번 확인했어요. 시 속의 '임'처럼, 그 사람도 언젠가 내 삶에 활짝 피어난 꽃이 되어주길 바라면서 말이에요.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