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
배선희 시인, 최명희 소설가 그리고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ug 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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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
시인 배선희
불꽃이 훨훨 타오른다.
말이 말갈기를 휘날리며 달려 나오고
홍룡이 꿈틀거리며 승천하고
시시각각으로 만상을 뿜어내고 있다
장작을 밀어 넣으면
함께 따라 나오는 불길들
불끼리도 너무 뜨거워 뛰어나오며
모든 걸 집어삼킬 듯 쫓아 나오는
각양각색의 뜨거운 소리 소리들
불꽃이 불꽃이 아니다
도자기에 혼을 불어넣는 혼불의 춤사위?
아!
진사 백자가 요변하는 혼불!
핏빛으로 물든 자태는
도예인의 영혼이 담긴 마음자리
세상에 단 하나뿐이라고
그토록 뜨겁게 견디어 내고
도예가의 가슴에 와 안기는가!
둥근 영혼으로 제자리 잡아 앉은
진사 백자들
그 대열에 끼지 못하는 동료는
가슴 깨뜨려 돌무덤처럼
도자 서낭당을 만들어 놓았다
죽어 다시 환생을 기다리는
혼신들이 있어 진사 백자는
더욱 뜨겁게 태어나나 보다
진사 백자를 바라보면
혼불이 되살아 오른다
그래서 자리를 내어주려는가!
우리들 삶을 둥글게 지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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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배선희 시인은
자연과 예술, 그리고 인간의 삶을 시로 형상화하는 데 탁월한 감각을 지닌 시인이다.
그녀의 시에는 늘 생명이 넘치는 장면이 담겨 있으며,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달한다.
특히, 배 시인은 도자기 제작 과정을 통해 예술과 인간의 혼을 표현한 작품들이 많다.
이번 시 '혼불' 역시 그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이 시는 이천 도자기 가마를 찾아 불을 지피는 '한호현' 도자기 명인을 보고 영감을 받아 쓴 작품으로, 도예가의 혼이 깃든 도자기의 탄생 과정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인은 예술의 고귀함과 열정을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불꽃이 훨훨 타오른다.
말이 갈기를 휘날리며 달려 나오고
홍룡이 꿈틀거리며 승천하고
시시각각으로 만상을 뿜어내고 있다"
불꽃은 단순히 타오르는 불이 아니라 생명과 창조의 시작을 상징한다. 이 첫 구절은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말갈기를 휘날리며 달려 나오는 말과 홍룡이 승천하는 이미지는 도자기를 만드는 불의 역동성과 활기를 표현한다.
"장작을 밀어 넣으면
함께 따라 나오는 불길들
불끼리도 너무 뜨거워 뛰어나오며
모든 걸 집어삼킬 듯 쫓아 나오는 각양각색의 뜨거운 소리 소리들"
여기서 장작은 도자기 제작에 필요한 원료이며, 불길은 그 과정을 상징한다. 불길들이 서로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다양한 소리들은 도자기 제작의 복잡성과 열정을 보여준다. 이 과정은 예술가의 혼신을 다한 작업임을 시사한다.
"불꽃이 불꽃이 아니다
도자기에 혼을 불어넣는 혼불의 춤사위?
아!
진사 백자가 요변하는 혼불!"
불꽃은 단순한 열원이 아닌 도자기에 혼을 불어넣는 주체로 변모한다. 혼불의 춤사위는 예술가의 혼이 담긴 작업 과정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아!'라는 감탄사는 예술의 경이로움을 느끼는 순간을 나타낸다. 진사 백자는 도예가의 혼이 담긴 작품으로, 그 과정이 마치 요변하는 것처럼 묘사된다.
"핏빛으로 물든 자태는
도예인의 영혼이 담긴 마음자리
세상에 단 하나뿐이라고
그토록 뜨겁게 견디어 내고
도예가의 가슴에 와 안기는가!"
핏빛으로 물든 도자기의 자태는 도예가의 혼이 담긴 마음자리를 의미한다.
이러한 작품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고귀한 존재로, 도예가의 열정과 인내를 통해 탄생한다. 도예가는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의 영혼을 작품에 담아내며, 이는 도자기 완성 시 가슴에 와닿는 감동으로 표현된다.
"둥근 영혼으로 제자리 잡아 앉은
진사 백자들
그 대열에 끼지 못하는 동료는
가슴 깨뜨려 돌무덤처럼
도자 서낭당을 만들어 놓았다"
완성된 진사 백자는 둥근 영혼을 지닌 존재로, 도예가의 혼이 담긴 작품들이다. 그러나 그 대열에 끼지 못하는 동료들은 마치 돌무덤처럼 도자 서낭당을 이루며, 이는 예술가의 실패와 좌절을 상징한다. 이러한 과정 역시 예술 창작의 일환으로, 고통과 인내를 통해 완성되는 작품의 숭고함을 강조한다.
"죽어 다시 환생을 기다리는
혼신들이 있어 진사 백자는
더욱 뜨겁게 태어나나 보다"
여기서 죽음과 환생은 예술 창작 과정에서의 반복과 인내를 상징한다. 혼신을 다한 작업들이 모여 진사 백자는 더욱 뜨겁게 태어나며, 이는 예술의 영원한 생명력을 표현한다.
"진사 백자를 바라보면
혼불이 되살아 오른다
그래서 자리를 내어주려는가! 우리들 삶을 둥글게 지니도록"
진사 백자를 바라보며 혼불이 돼 살아 오르는 순간은 예술 작품이 주는 감동과 영감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예술가는 자리를 내어주며, 우리의 삶이 더욱 둥글게, 즉 완전하고 풍요로워지도록 한다.
배선희 시인의 '혼불'은 도자기 제작 과정을 통해 예술가의 혼과 열정을 표현한 작품이다. 각 구절마다 도예가의 열정과 인내, 그리고 그 과정에서 탄생하는 예술의 숭고함이 담겨 있다. 불꽃이 단순한 열원이 아닌 혼을 불어넣는 주체로 변모하는 과정은 예술 창작의 역동성과 고통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배 시인의 섬세한 표현과 주제의식은 독자들에게 예술의 고귀함과 열정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이러한 특유의 시적 감각은 배선희 시인만의 독창적인 시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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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명희 소설가의 장편소설
'혼불'을 읽은 독자가
배선희 시인의 시 '혼불'을
읽고
보인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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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선희 시인의 시 '혼불'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그녀의 필력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시를 읽는 동안 내내, 그녀가 만들어내는 섬세한 이미지와 강렬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마치 대한민국 최고의 작가, 최명희 소설가를 떠올리게 하는 그 강렬한 필력은 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나는 왜 이토록 늦게서야 그녀의 시를 접했는지 스스로에게 자책하게 되었다.
배선희 시인의 시는 단순히 아름다운 단어들의 나열이 아니었다.
그녀의 시 속에서 나는 살아 숨 쉬는 감정과 혼을 느낄 수 있었다. 불꽃이 훨훨 타오른다는 첫 구절부터 나는 이미 그녀의 시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불꽃은 단순한 불이 아니라, 모든 것을 태워버릴 듯한 강렬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최명희 작가의 작품 속 인물들이 느꼈던 그 강렬한 감정을 떠올렸다. 최명희 작가의 글 속에서도 이렇게 강렬한 생명력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장작을 밀어 넣으며 함께 따라 나오는 불길들, 너무 뜨거워 뛰어나오는 불끼리의 충돌, 그리고 그 소리들. 배선희 시인은 이 모든 것을 너무도 생생하게 묘사했다. 그녀의 시 속에서는 마치 내가 그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 구절을 읽으며 나는 최명희 작가의 창작 과정을 상상하게 되었다. 그녀도 이렇게 자신을 불길 속에 던져 넣고, 그 속에서 피어오르는 감정의 소리들을 글자로 엮어냈을 것이다. 배선희 시인은 그런 최명희 작가의 혼을 시 속에 그대로 재현해 냈다.
불꽃이 불꽃이 아니라 도자기에 혼을 불어넣는 존재로 변모하는 순간, 나는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배선희 시인은 단순히 불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불이 지니고 있는 깊은 의미를 파헤쳤다. 도자기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그 뜨거운 불길을 견뎌야 하듯이,
예술가도 자신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수많은 고통과 인내를 견뎌야 한다.
이 구절에서 나는 최명희 작가의 글 속에 담긴 고통과 열정을 느꼈다. 그녀의 작품은 그런 고통과 인내를 통해 탄생한 고귀한 결과물이었다.
핏빛으로 물든 자태는 도예인의 영혼이 담긴 마음자리라는 표현에서, 나는 배선희 시인의 필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깨달았다. 그녀는 단순히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 것이 아니라, 그 문장 속에 깊은 의미와 감정을 담아내고 있었다. 그녀의 글은 단순한 글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흘러나온 것이었다.
이 구절을 읽으며 나는 최명희 작가가 얼마나 많은 열정을 쏟아부었을지 상상하게 되었다. 그녀의 글 속에서도 이렇게 깊은 감정과 열정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완성된 진사 백자들이 둥근 영혼으로 제자리를 잡아 앉는 장면에서, 나는 배선희 시인의 시가 얼마나 정교하게 구성되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글은 마치 완성된 도자기처럼 둥글고 완전한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그 대열에 끼지 못하는 동료 도자기들이 돌무덤처럼 쌓여있는 장면은 그녀의 시가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깊은 슬픔과 고통도 담겨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과정에서 나는 최명희 작가가 겪었을 실패와 좌절을 상상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통해 그녀는 더욱 완전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죽어 다시 환생을 기다리는 혼신들이 있어 진사 백자는 더욱 뜨겁게 태어난다는 구절에서는, 나는 배선희 시인이 예술 창작 과정의 본질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예술 창작이 단순한 작업이 아니라, 끊임없는 반복과 인내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임을 보여주었다.
이 구절에서 나는 최명희 작가의 끊임없는 창작의지를 느꼈다. 그녀도 글을 통해 자신의 혼을 계속해서 불태우며,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냈을 것이다.
진사 백자를 바라보며 혼불이 되살아 오르는 순간, 나는 배선희 시인의 시가 주는 감동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시는 단순한 글이 아니라, 독자의 마음속에 깊은 울림을 주는 것이었다.
이 구절을 읽으며 나는 최명희 작가의 작품을 떠올렸다. 그녀의 글 속에서도 이렇게 깊은 감동과 울림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녀의 글을 읽을 때마다 나는 마치 그녀의 혼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자리를 내어주려는가! 우리들 삶을 둥글게 지니도록, 이 마지막 구절에서 나는 배선희 시인의 시가 우리 삶에 주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그녀의 글은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완전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혼을 불태워 작품을 만들어내며, 우리에게 더 나은 삶의 길을 제시해 주었다.
배선희 시인의 시 '혼불'을 읽으며 나는 그녀의 필력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녀의 시는 단순한 글이 아니라, 예술가의 혼이 담긴 예술 작품이었다.
그녀의 글 속에서 나는 최명희 작가의 혼을 느낄 수 있었고, 그 순간마다 내 가슴은 먹먹해졌다.
배선희 시인은 자신만의 독특한 필력으로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주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필력은 대한민국 최고 작가 최명희 소설가를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나는 배선희 시인의 시를 통해 최명희 작가의 혼이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있음을 느꼈다.
그녀의 글은 그녀의 혼이 담긴 예술로, 우리에게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