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보낸 친구에게 '우아한 유령을'
우아한 유령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ug 1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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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보내드린 친구에게 '우아한 유령을'
친구야.
지금 네가 얼마나 힘들고 마음이 아플지,
내가 다 헤아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 고통의 무게를 이해하고 싶어 이렇게 글을 써.
아버님을 떠나보내는 일이 얼마나 가슴 찢어질 듯한 일인지 나도 조금은 알아.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는 너에게 이 말들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어.
네가 아버님을 떠나보내고 얼마나 큰 상실감을 느끼고 있을지 상상이 가. 그분이 네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고, 얼마나 깊은 사랑을 주셨는지 내가 옆에서 지켜봐 왔으니까. 그 사랑이 얼마나 크고 깊었는지 잘 알기에, 지금 네가 느끼는 빈자리가 얼마나 클지도 느껴져.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네 마음속에는 아무도 채울 수 없는 커다란 공허함이 자리 잡고 있을 거야. 그 공허함이 어떤 건지 나도 알고 있어.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는 이를 잃으면 그 빈자리가 남기 마련이고, 그걸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걸려. 하지만 난 네가 그 슬픔 속에서도 천천히 치유될 수 있기를 바라.
사실, 얼마 전에 양인모 연주의 '우아한 유령'을 들었어. 그 곡을 들으면서 문득 네가 떠올랐어.
이 곡은 윌리엄 발콤이라는 작곡가가 만들었는데, 이 음악을 들으면 마치 내 마음속 깊숙한 곳에 있는 슬픔이 천천히 피어오르는 느낌이 들어. 그런데 그 슬픔은 단순한 아픔이 아니라, 어떤 따뜻한 기억을 떠올리게 해 줘. 마치 우리가 가장 소중한 사람과 함께했던 순간들을 되돌아보는 것처럼 말이야.
그 곡의 멜로디는 어딘가 음울하면서도 동시에 따뜻한 감정을 자아내. 마치 우리가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고 그리워하는 마음처럼, 이 곡은 슬픔 속에서도 따스한 온기를 전해줘.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함께 연주되는 그 버전이 특히 마음에 와닿았어. 바이올린의 호소력 있는 선율과 피아노의 부드러운 터치가 서로 어우러져, 마치 두 가지 다른 감정이 한데 섞이는 것처럼 느껴졌거든. 그 슬픔과 위로가 동시에 느껴지는 것이, 지금의 너에게도 닿을 수 있으면 좋겠어.
이 곡을 듣다 보면 한겨울의 풍경이 떠오르기도 해. 추운 겨울날, 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그런 날 말이야. 그리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모닥불 같은 느낌이 있어. 마치 우리의 마음속에 숨겨진 슬픔을 조용히 감싸 안아주는 것 같달까. 그래서 이 곡을 듣고 있으면, 마치 누군가가 내 곁에서 조용히 위로해 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네가 지금 겪고 있는 이 고통 속에서도 이런 작은 위로를 느낄 수 있기를 바라.
너도 아마 알겠지만, 음악은 때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전해줄 수 있어. 특히 이 '우아한 유령'은 마치 우리 마음속에 있는 어떤 깊은 상처를 다독여주는 것 같아. 이 곡을 들으면서 너도 아버님과 함께한 추억을 떠올리며 그리워할 수 있으면 좋겠어. 그리고 그 기억들이 너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해. 아버님과 함께했던 모든 순간들이 너의 마음속에 언제까지나 따스한 빛으로 남아있기를 바라.
나는 네가 지금 이 순간에도 아버님과 함께했던 시간들을 떠올리며 많이 힘들어하고 있을 거라는 걸 알아. 하지만 친구야, 그 기억들 속에는 슬픔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버님이 너에게 주셨던 사랑과 그 따뜻한 온기도 함께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 사랑이야말로 네가 앞으로도 계속 살아가는 데 힘이 될 거라고 믿어.
네가 겪고 있는 이 상실의 고통은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거야. 하지만 그 슬픔 속에서도 아버님이 너에게 남겨주신 그 따뜻한 기억들을 소중히 간직했으면 해. 그 기억들이 너의 삶 속에서 힘이 되어줄 거야. 그리고 아버님도 분명 하늘에서 너를 지켜보며, 너에게 힘을 주고 계실 거야.
이런 얘기를 하면서도, 내가 네 마음을 다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하지만 친구야, 나는 언제나 네 곁에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언제든지 힘들 때, 내게 기대어도 괜찮아.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그런 존재니까. 너의 슬픔을 함께 나누고, 그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다면 나는 그걸로 충분해.
그리고 마지막으로, 네가 언제나 아버님의 따뜻한 미소를 기억하길 바라. 그 미소는 언제나 너와 함께할 거야. 네가 힘들 때마다, 그 미소를 떠올리며 다시 일어설 수 있기를 바라. 아버님이 네게 남겨주신 그 사랑이 네 삶 속에서 언제나 빛날 수 있도록 말이야.
친구야, 우리 함께 이겨내자. 슬픔 속에서도 그 사랑을 기억하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자.
네가 힘들어하니
나 또한
힘들다.
내가 언제나 네 곁에 있을게.
힘내, 친구야.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