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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ug 15. 2024

너새니얼 호손의 '주홍글씨'

청람 김왕식





너새니얼 호손의 '주홍글씨'





                                          청람 김왕식






『주홍글씨』는 미국의 작가 너새니얼 호손(Nathaniel Hawthorne, 1804-1864)이 1850년에 발표한 소설로,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호손은 19세기 초반 뉴잉글랜드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그의 문학적 세계관은 청교도주의적 배경에서 강한 영향을 받았다. 특히 그의 조상이 청교도 사회에서 유력한 인물이었던 만큼, 호손은 신앙과 죄책감, 도덕성에 대한 깊은 고찰을 지속해 왔다. 이러한 배경은 『주홍글씨』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나며, 작품 전체를 통해 청교도 사회의 엄격한 도덕 기준과 그로 인한 인간의 고뇌와 갈등을 표현하고자 했다.


호손은 젊은 시절에 작가로서의 길을 결정하기 전에 여러 직업을 전전했으며, 보스턴 해관에서 일하면서도 꾸준히 글을 썼다. 그러나 경제적 어려움과 문학적 성공의 늦은 도래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이러한 작가적 생애는 그의 작품 속에서 인간의 고뇌와 도덕적 딜레마를 탐구하는 동력이 되었으며, 특히 『주홍글씨』는 그가 처했던 내적 갈등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주홍글씨』는 17세기 중반, 청교도들이 지배하던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을 배경으로 한다. 청교도들은 극단적으로 엄격한 종교적 도덕성과 법률 체계를 가진 공동체를 이루었으며, 죄에 대해 가혹한 처벌을 가했다. 이 시대의 사회적 배경은 『주홍글씨』의 중심 갈등을 이루며, 작품 내내 등장인물들은 사회의 엄격한 도덕적 기준과 그로 인한 죄책감, 죄의 처벌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청교도 사회는 개인의 자유보다는 공동체의 질서와 신앙을 중시하였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주인공 헤스터 프린의 개인적 고뇌와 사회적 고립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든다. 헤스터는 간통이라는 죄를 범하고 주홍색 A (Adultery)자가 새겨진 옷을 입고 살아가야 했으며, 이는 그녀가 속한 사회로부터의 낙인과 고립을 상징한다. 호손은 이러한 배경을 통해, 개인의 죄가 공동체에서 어떻게 취급되는지, 그리고 그 죄가 인간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고자 했다.


작품의 주요 등장인물로는 헤스터 프린(Hester Prynne), 아서 딤스데일(Arthur Dimmesdale), 로저 칠링워스(Roger Chillingworth), 그리고 헤스터의 딸 펄(Pearl)이 있다. 이들 인물의 심리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죄와 죄책감, 그리고 구원에 대한 갈등을 보여준다.


헤스터 프린은 작품의 주인공으로, 간통의 죄로 인해 사회로부터 낙인찍히고 고립된 삶을 살게 된다. 그녀는 주홍색 글씨 A(Adultery)를 가슴에 달고 살아가야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글씨는 그녀에게 수치심뿐 아니라 힘과 독립성의 상징으로 변모한다. 헤스터는 죄에 대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자신만의 도덕적 기준을 세우고, 사회적 편견에 굴복하지 않으며 딸 펄을 양육하는 강인한 여성으로 성장한다. 그녀의 심리는 사회적 낙인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과, 그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한 내적 성장을 잘 보여준다.


아서딤스데일은 헤스터와의 관계에서 태어난 딸 펄의 아버지이지만, 그의 죄는 공개되지 않고 은밀히 숨겨져 있다. 그는 청교도 사회에서 존경받는 목사로서 자신의 죄책감과 내적 갈등에 시달린다. 죄를 고백하지 못하고 내적으로 죄책감에 눌린 딤스데일은 결국 신체적, 정신적으로 쇠약해져 간다. 그의 심리는 인간이 죄책감을 숨기고 살아갈 때 겪는 고통과, 그로 인한 파멸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죄를 인정하고 구원받고자 하지만, 종교적 직분과 사회적 지위 때문에 죄를 드러낼 용기를 내지 못한다.


로저칠링워스는 헤스터의 남편으로, 헤스터가 간통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복수심에 사로잡힌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딤스데일에게 접근하여 그의 죄를 밝혀내려 하며, 복수를 통해 스스로 죄와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러나 그의 복수심은 그를 더욱 어둡고 병든 존재로 변모시킨다. 칠링워스의 심리는 복수에 대한 집착이 어떻게 인간을 타락시키고 파멸로 이끄는지를 보여준다.


펄은 헤스터와 딤스데일의 딸로, 그녀의 존재 자체가 죄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펄은 단순히 죄의 상징이 아닌, 어머니 헤스터에게 구원의 가능성을 제공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그녀는 청교도 사회에서 이방인으로 취급받으며 자라지만, 결국 어머니와 함께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 펄의 심리는 순수한 아이의 시선으로 사회의 부조리를 비추는 역할을 하며, 그녀의 천진난만함과 독립성은 작품의 구원적 측면을 상징한다.


『주홍글씨』는 청교도 사회라는 특정한 역사적 배경을 가진 작품이지만, 그 주제와 메시지는 현대인에게도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친다. 작품이 다루고 있는 죄와 죄책감, 사회적 낙인, 개인의 구원과 같은 문제는 현대 사회에서도 중요한 문제로 남아 있다.


첫째,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존재하는 도덕적 기준과 사회적 편견은 『주홍글씨』의 주제와 맞닿아 있다. 특히, 특정한 죄나 실수로 인해 사회로부터 낙인찍히고 배척당하는 현상은 오늘날에도 일어나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인들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도덕적 기준에 대해 성찰하게 되며, 개인이 사회로부터 받는 압박과 그로 인한 고통을 다시금 생각해 볼 기회를 얻게 된다.


둘째, 작품에서 묘사된 개인의 내적 갈등과 죄책감은 현대인들이 겪는 심리적 문제와도 연결된다. 사회가 요구하는 완벽한 도덕적 기준을 지키지 못할 때, 현대인들은 죄책감에 시달리고 자기 비난에 빠질 수 있다. 이때 『주홍글씨』는 죄를 숨기고 내적으로 억누르기보다는, 죄를 인정하고 구원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현대인들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심리적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셋째, 여성의 독립성과 자아실현에 대한 문제도 현대적 관점에서 다시 읽힐 수 있다. 헤스터 프린은 사회의 편견과 억압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강인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여전히 성별에 따른 차별과 억압이 존재하는 현대 사회에서 여성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자아실현을 위한 용기와 힘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주홍글씨』는 용서와 구원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현대 사회에서도 인간은 완벽할 수 없으며, 실수를 통해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는 존재임을 이 작품은 상기시킨다. 이러한 측면에서 『주홍글씨』는 현대인들에게 인간다움과 용서, 그리고 개인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해준다.


너새니얼 호손의 『주홍글씨』는 그의

작가적 생애와 청교도 사회의 엄격한 도덕적 배경 속에서 탄생한 작품으로, 죄와 죄책감, 사회적 낙인, 구원의 문제를 심도 있게 탐구한 소설이다. 이 작품은 단순히 청교도 시대의 특정한 사건을 다루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과 도덕적 딜레마, 그리고 그로 인한 고통을 현대인에게도 여전히 중요한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호손은 『주홍글씨』를 통해 인간이 죄를 짓는 것은 불가피하나, 그 죄를 어떻게 대하고 극복해 나가는가에 따라 인간의 삶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죄와 맞서 싸우며, 이를 통해 스스로 구원받을 방법을 찾아간다. 이러한 주제는 현대 사회에서도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즉, 사회적 편견이나 도덕적 기준이 때로는 개인을 억압하고 죄책감에 빠뜨릴 수 있지만, 인간은 그 속에서 스스로의 길을 찾아가며 구원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존재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종종 사회적 낙인이나 도덕적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나 『주홍글씨』는 그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사회적 시선이 아닌,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고 진정한 구원을 향해 나아가는 용기와 자기 인식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작품은 도덕적 딜레마 속에서 방황하는 현대인들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의 삶을 새롭게 정의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따라서 『주홍글씨』는 그 시대의 문제를 넘어, 인간의 본성과 죄, 그리고 구원의 문제를 탐구하는 보편적인 작품으로서, 현대 독자들에게도 깊은 통찰을 제공하는 중요한 작품으로 남아 있다.








주홍글씨를 읽은

독자의 반응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마음속에 자리 잡은 무거운 감정들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주홍글씨라는 그 상징, 붉은 A(Adultery)자. 처음에 이 책을 펼쳤을 때 그저 간통을 저지른 여인이 벌을 받는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이 단순한 죄의 낙인이 얼마나 깊고 복잡한 상처를 남기는지, 그 상처가 사람을 어떻게 변하게 하는지 알게 되었다.


헤스터 프린… 그녀는 정말 대단한 인물이다. 그녀가 간통이라는 죄를 지었고, 그 대가로 주홍색 A 자가 새겨진 옷을 입고 살아가야 했지만, 그 주홍글씨는 점점 그녀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상징이 되었다. 그녀는 그 주홍글씨에 짓눌리지 않았다. 그녀는 그 낙인을 감당하고, 오히려 그것을 자기 자신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 과정에서 나는 그녀가 얼마나 강한지를 느꼈다. 사회가 그녀를 죄인으로 만들었지만, 그녀는 스스로 죄인으로 남지 않았다. 오히려 그 죄의 무게를 견디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구원에 이르려고 애쓰는 모습에서 나는 헤스터에게서 어떤 도덕적 힘을 느꼈다.


그런데 나는 그녀가 겪었을 고독이 마음에 걸렸다. 보스턴의 그 차가운 청교도 사회 속에서 그녀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아무도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고, 그녀를 오로지 죄인으로만 보았다. 심지어 그녀의 딸 펄조차도, 헤스터에게는 끊임없는 갈등의 상징이었으리라. 자신의 사랑의 결과로 태어난 아이지만, 동시에 그 아이는 그녀의 죄를 끊임없이 상기시켰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펄을 사랑했고, 펄을 키우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재정의해 나갔다. 나는 헤스터가 선택한 삶의 방식, 그녀의 불굴의 의지에서 한 여성이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를 느꼈다. 그렇다고 그녀의 고통이 쉽게 지나가는 것은 아니다. 그녀의 강함은 고통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 고통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 것이었을 테니까.


반면, 아서 딤스데일. 그의 모습은 나에게 깊은 연민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자신의 죄를 고백하지 못한 채, 그 죄책감에 짓눌려 끊임없이 자신을 파괴해 갔다. 그는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인물이었고, 목사로서 청교도 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사회적 지위와 존경이 그를 구원해 주지 못했다. 오히려 그가 감추려 했던 죄는 그의 내면을 갉아먹었고, 결국 그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했다. 딤스데일의 갈등과 고통은 너무나 현실적이었다. 나는 그가 왜 그렇게 자신을 숨기고, 죄를 숨기며 살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선택이 그를 얼마나 비참하게 만들었는지도 알았다.


그는 자신의 죄를 드러내고 용서를 구할 용기가 없었다. 그래서 계속해서 자신의 죄를 마음속에 감추고, 외적으로는 깨끗한 척, 도덕적인 척하며 살아가야 했다. 나는 이 부분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기 두려워하고, 사회적 기준에 맞춰 자신의 죄를 숨기려고 한다. 죄책감은 결코 사라지지 않지만, 그 죄책감을 억누르면서 살아가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딤스데일은 그런 인간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나는 그의 고통이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가 더 용기 있게 자신의 죄를 마주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로저 칠링워스… 그는 정말 복수심에 사로잡힌 인물이었다. 처음에는 그도 나름의 고통을 겪었겠지. 자신의 아내가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느꼈을 분노와 배신감은 당연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길은 너무도 파괴적이었다. 그는 복수심에 사로잡혀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렸다. 딤스데일을 괴롭히고 그의 죄를 드러내려는 집착은 그를 점점 더 어두운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 그의 모습을 보며, 복수심이 얼마나 인간을 비참하게 만드는지를 절감했다. 나는 그가 자신을 위해서라도 그 복수심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 결국, 칠링워스는 딤스데일을 파멸시키려 했지만, 스스로도 파멸하고 말았다.


이 모든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는 인간의 죄와 그 죄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헤스터가 그 죄를 용기 있게 받아들이고, 그 죄의 무게를 이겨내려 한 반면, 딤스데일과 칠링워스는 그 죄에 짓눌려 고통받았다. 죄는 피할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마주하고 처리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홍글씨는 단순히 하나의 고전 문학 작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 작품은 나에게 인간의 본성과 사회, 그리고 우리의 내면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만약 나에게도 저런 죄를 저지를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나는 헤스터처럼 용기를 낼 수 있을까, 아니면 딤스데일처럼 두려워서 숨고만 있을까?


또한, 이 책을 통해 나는 죄책감과 사회적 낙인이 인간의 삶에 얼마나 깊은 영향을 미치는지 다시금 깨달았다. 우리는 종종 실수하고, 잘못을 저지른다. 하지만 그 실수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사회가 부여한 낙인은 강력하고, 그것이 우리를 억압할 수 있다. 그러나 헤스터처럼 그 낙인을 자신만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나는 이 작품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고, 나의 삶 속에서 죄와 실수에 대해 더 깊이 성찰하게 되었다.


결국, 『주홍글씨』는 죄에 대한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그 죄와 함께 살아가고,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은 나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고, 앞으로의 삶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이 책을 덮은 후에도, 그 붉은 A 자는 내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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