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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

김재성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메아리





시인 김재성






흔들리는 나무 없으면 바람이 아무 소리 낼 수 없는 것처럼
먼 데서 바라봐주는 달 없으면 바다가 꼼짝할 수 없는 것처럼
속 넓은 해바라기 없으면 태양을 누구도 봐주지 않는 것처럼
마주 앉던 너 없으니 내 목소리는 어디에도 머무를 곳 없어 다시금 되돌아온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김재성 시인의 시 '메아리'는
지하철 공모전에 우수작으로 당선되어 게시된 작품이다.

김재성 시인은 삶과 자연의 흐름 속에서 인간의 감정을 서정적으로 풀어내는 청년 시인이다.
그의 시는 인간이 자연과 함께할 때 더 온전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하며, 고요한 내면을 바라보는 성찰적 시선이 돋보인다. 김재성 시인의 삶 자체가 자연과의 조화로움을 추구하는 것이며, 이 시에서도 그 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는 일상 속에서 잊기 쉬운 것들, 사람과 사람의 관계,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시적으로 표현하며 우리에게 그 의미를 다시금 상기시킨다.

이 시 '메아리'는 상실과 외로움, 그리움 속에서도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금 중심을 잡으려는 의지가 담긴 작품이다. 각 행을 세밀하게 분석해 보면, 단순한 감정 표출을 넘어선 깊은 철학적 사유가 담겨 있다.

"흔들리는 나무 없으면 바람이 아무 소리 낼 수 없는 것처럼"이라는 첫 행은 자연과 상호작용을 통해 존재가 드러나는 관계를 말한다. 바람이 아무리 세차게 불어도 나무가 없다면 바람은 그저 지나가는 공기일 뿐, 그 존재를 소리로 증명할 수 없다. 이는 인간관계에 대한 은유로, 상호작용 없이는 자신의 존재를 제대로 인식할 수 없음을 나타낸다. 시인은 여기서 외로움의 본질을 탐구하며,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서만 자신의 목소리가 의미를 가진다는 깨달음을 담아낸다.

"먼 데서 바라봐주는 달 없으면 바다가 꼼짝할 수 없는 것처럼"이라는 두 번째 행은 달과 바다의 관계를 통해 더욱 강력한 상징적 의미를 담아낸다. 달이 바다를 바라보며 조수를 조절하듯, 인간 역시 다른 사람의 시선 속에서 자신을 재정립하고 움직인다. 이는 인간 존재의 의지와 타인의 인식 속에서 스스로를 정의하는 모습을 그린다. 결국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우리는 살아 숨 쉬고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시인은 이를 통해 인간이 혼자서 존재할 수 없음을, 그리고 타인의 존재가 우리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속 넓은 해바라기 없으면 태양을 누구도 봐주지 않는 것처럼"이라는 세 번째 행은 관조의 상징이다. 해바라기는 언제나 태양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이는 태양이 누군가에게 보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구절은 시인의 따뜻한 인간관계에 대한 갈망을 나타낸다. 우리는 누군가의 시선 속에서 비로소 존재의 가치를 느끼고, 누군가가 우리를 바라봐 줄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시인은 해바라기를 속 넓은 존재로 묘사함으로써, 인간이 서로를 얼마나 깊게 포용하고 이해해야 하는지를 상기시킨다.

마지막으로 "마주 앉던 너 없으니 내 목소리는 어디에도 머무를 곳 없어 다시금 되돌아온다"는 구절은 시 전체의 클라이맥스이자 결론이다. 여기서 '너'는 시인에게 있어 상실된 대상이며, 그 존재가 사라진 후에 시인은 외로움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잃어버린다. 목소리가 머무를 곳이 없다는 표현은, 더 이상 그를 들어줄 대상이 없음을 의미하며, 이는 곧 그의 존재의미도 희미해짐을 상징한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고 다시금 되돌아온다. 이는 인간이 상실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되찾고, 스스로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다.

이 시는 메아리처럼 반복되는 감정과 상념, 상실 속에서도 인간은 결국 자신의 존재를 다시금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절묘하게 결합한 이 시는, 시인의 감정이 자연의 이미지 속에 투영되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김재성 시인은 그만의 독특한 표현 방식으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 상실과 회복의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

시의 감성적 측면을 놓고 보면, 이 작품은 단순한 상실감에서 출발하지만, 결국에는 희망과 회복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시인의 섬세한 표현은 상실의 고통을 공감하게 하면서도, 그 안에서 다시금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이는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며, 인간 존재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요컨대, 김재성 시인의 '메아리'는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한 작품이다. 상실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다시금 존재를 확인하려는 인간의 의지가 이 시의 핵심이다. 자연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투영하는 시인의 독창적인 표현 방식과 철학적 사유는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며, 그의 작품이 가지는 감성적, 철학적 깊이를 보여준다.












김재성 시인의
선정고등학교 제자가
보내온
글이다.




김재성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선생님. 제가 누구인지 선생님은 이미 아시겠지만, 이렇게 편지로 제 마음을 전하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사실 선생님께 이렇게 정식으로 마음을 담아 글을 쓰는 것이 처음이라 조금 어색하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제 마음을 제대로 전할 수 있을지 고민도 됩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진심을 담아 쓰면 분명히 제 마음이 잘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매일 선생님의 수업을 기다리며 학교에 오는 것이 즐겁습니다.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시는 국어 수업은 단순히 책을 읽고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들, 우리 삶의 이야기를 마치 시나 소설처럼 풀어내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의 수업은 언제나 우리에게 생각할 기회를 주셨고, 우리 내면 깊은 곳에서 울림을 찾게 해 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저는 국어가 단순한 과목이 아니라, 저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중요한 도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지하철에서 선생님의 시 ‘메아리’를 보았을 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우연히 그 시를 보게 되었고, 순간적으로 ‘이건 우리 선생님의 시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서둘러 친구들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며 자랑했죠. 제 친구들은 그 시를 보고 "너희 선생님 진짜 멋있다"며 부러워했습니다. 그때 저는 친구들에게 당당히 말했어요. “그래, 우리 선생님이 이런 분이야. 정말 대단한 시인이자 훌륭한 국어 선생님이시지.” 그 순간, 제 마음속에는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자부심이 넘쳐흘렀습니다.

선생님께서 쓰신 ‘메아리’는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 시를 읽으면서 인간의 존재, 관계, 그리고 상실에 대한 깊은 성찰을 느꼈습니다. 그 시는 마치 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았고, 그 속에서 저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시 속에서 선생님께서 자연과 인간을 연결지어 상호작용을 통해 우리가 존재함을 느끼게 하셨는데, 이는 제가 일상 속에서 쉽게 간과했던 것들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상실의 아픔 속에서 다시 자신의 존재를 찾으려는 그 강한 의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시는 단순한 글이 아니라, 선생님의 철학과 삶의 태도를 고스란히 담고 있기에 더욱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선생님이 저희를 가르쳐 주시는 분이라는 사실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선생님은 단순히 교과서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니라, 우리에게 삶의 지혜와 인간다움을 알려주시는 분이시니까요.

저는 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하셨던 말씀 중에 하나가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시를 읽을 때는 단순히 시 속의 단어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가 말하려는 더 큰 의미를 읽어내야 한다. 그리고 그 의미를 네 삶과 연결 지어 생각해봐야 한다.” 그 말씀을 듣고 난 후로 저는 시뿐만 아니라, 모든 글을 읽을 때 그 속에 담긴 더 깊은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저의 사고방식도 많이 넓어졌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훨씬 깊어졌다고 느낍니다.

선생님께서 항상 우리에게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시고, 우리를 진심으로 이해해 주시려는 모습도 저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때로는 학업에 지쳐 힘들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선생님은 저희에게 위로의 말씀을 건네주시곤 했습니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네가 어떤 사람이 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선생님의 말씀은 항상 저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우리의 성적뿐만 아니라, 우리의 감정과 마음을 먼저 생각해 주셨고, 그 덕분에 저희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동기를 얻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저희를 향한 사랑과 열정은 교실 안에서뿐만 아니라, 학교 밖에서도 느껴집니다. 저희는 선생님이 시인으로서 많은 활동을 하시고, 시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계신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이 저희에게도 큰 영감이 됩니다. 선생님께서 보여주신 그 열정과 노력은 저희에게 "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이렇게 열심히 할 수 있구나"라는 믿음을 주셨습니다.

저는 선생님께서 저희와 함께 하시는 동안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습니다.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시는 국어뿐만 아니라, 선생님의 삶의 철학과 가치관도 더 알고 싶습니다. 선생님은 저희에게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이 진정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저는 선생님과의 수업 시간이 항상 기대됩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통해 더 성장하고 싶습니다.

선생님, 저는 앞으로도 선생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살아갈 것입니다.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신 것들, 선생님의 시를 통해 느낀 것들은 제가 살아가면서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저도 선생님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끝으로, 항상 저희를 위해 애써 주시는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선생님의 제자로서 매일매일이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도 선생님께 많은 것을 배우고 싶습니다. 선생님이 계셔서 저희는 정말 행복하고, 든든합니다.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선생님의 시와 가르침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희도 선생님 곁에서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제자 올림





김재성 시인

시인ㆍ수필가 1994년 7월 5일 출생 서울 대성고등학교 졸업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졸업 2021년 월간 신문예 시 부문 신인상 수상 2021년 월간 문학세계 수필 부문 신인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신문예문학회 윤리위원 인사동시인협회 시분과위원 선정고등학교 국어교사 근무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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