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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호 시인의 '2024년 9월'을 청람 평하다

청람 김왕식








2024년 9월





시인 백영호






기다리던 9월이 열렸다

밤새 공기결이 참 순하다

9월은 산림문학상 발표의 달

지난 5월 문학상에 응모

오매불망의 9월이 열린 것


대한민국 단 한 명 택함에

수상의 여부 궁금할 터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사람이 할 수 있는 만큼은

꼭대기까지 다 했기에

순명順命, 하늘의 뜻 따름이다


설렘과 기대에 찬

발표의 순간이

재깍 다가오고 있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백영호 시인은 오랜 시간 동안 시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고, 한국 문학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독자적인 목소리를 구축해 온 시인이다.

그의 작품에는 일상과 자연, 삶의 진리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으며,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전한다.

이번 시 '2024년 9월' 역시 그가 가진 철학적 깊이와 감성적 통찰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 시인은 산림문학상이라는 문학적 성취를 기대하면서도 결과를 하늘에 맡기는 담담하고도 초연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 시는 기다림의 미학과 순명(順命)의 정신을 바탕으로 시인이 삶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다.


"기다리던 9월이 열렸다"


첫 행은 시인이 간절히 기다려온 9월이 시작되었음을 선언하는 구절이다. 여기서 9월은 단순한 달이 아닌, 시인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시간을 상징한다.

이 행에서 '열렸다'는 표현은 마치 문이 열리는 것처럼 새로운 기회나 변화를 맞이하는 느낌을 준다.

시인은 마치 긴 터널의 끝에서 빛을 마주하는 듯한 심정으로 9월을 맞이하고 있다. 이 구절은 기다림이 끝나고 마침내 새로운 시작이 열리는 순간의 기대와 희망을 암시한다.


"밤새 공기결이 참 순하다"


두 번째 행에서는 공기의 '결'이라는 독특한 표현을 사용하여, 마치 시각적으로 공기의 흐름을 느끼게 한다. '순하다'는 형용사는 9월의 밤공기가 청명하고 맑다는 의미일 뿐 아니라, 시인의 마음 상태를 암시하기도 한다. 산림문학상 발표를 기다리는 동안의 설렘과 희망이 공기처럼 부드럽고 순수한 상태임을 나타낸다.

이는 시인이 자연과 교감하며 마음을 정화하고 순수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을 상징한다.


"9월은 산림문학상 발표의 달"


세 번째 행에서 시인은 9월을 '산림문학상 발표의 달'로 규정하며, 이 달이 그에게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강조한다.

9월은 단순한 시간이 아닌, 그가 오랫동안 노력해 온 결과가 결실을 맺을지 여부가 결정되는 시점이다.

이 행을 통해 시인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중요한 순간을 기다리는 인간의 마음을 드러낸다.


"지난 5월 문학상에 응모 / 오매불망의 9월이 열린 것"


여기서 시인은 지난 5월에 산림문학상에 응모한 이후로 오로지 9월 만을 기다려왔음을 나타낸다.

'오매불망寤寐不忘'이라는 표현은 시인의 간절함과 열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9월이 열리기까지의 시간 동안 시인은 아마도 여러 감정을 겪었을 것이다. 여기서 '열린 것'이라는 표현은 마치 운명이 드러나는 순간을 암시하며, 시인이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한민국 단 한 명 택함에 / 수상의 여부 궁금할 터"


이 행은 산림문학상이 대한민국에서 단 한 명에게만 주어지는 것임을 언급하며, 그 수상의 가능성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를 담고 있다.

시인은 여기서 개인적인 욕망보다는 결과에 대한 궁금증을 더 강조하며, 자신이 그 수상자일지 아닐지에 대한 초연한 태도를 드러낸다.

이는 시인의 내면에서 고뇌와 희망이 공존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 사람이 할 수 있는 만큼은 / 꼭대기까지 다 했기에"


이 부분은 시인이 결과를 받아들이는 자세를 나타낸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사자성어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후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의미로, 시인은 자신의 노력에 최선을 다했음을 자부한다. '꼭대기까지 다 했기에'라는 구절은 시인의 철저한 성실함과 열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고통과 노력을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이는 시인이 결과와 상관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충실히 해냈음을 나타낸다.


"순명順命, 하늘의 뜻 따름이다"


'순명(順命)'이라는 표현은 시인의 철학적 태도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시인은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그저 하늘의 뜻에 따르겠다는 겸허한 마음을 보여준다. 이는 그가 시를 통해 추구하는 삶의 태도, 즉 운명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자세를 잘 나타낸다. '하늘의 뜻'이라는 말은 자연과 우주의 섭리를 의미하며, 시인의 종교적, 철학적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설렘과 기대에 찬 / 발표의 순간이 / 재깍재깍 다가오고 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발표의 순간이 점점 가까워짐에 따라 시인의 설렘과 기대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깍제깍'이라는 의성어는 시간의 흐름을 생생하게 표현하며, 기다림의 긴장감과 설렘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이 행에서는 시인이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그것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에서 오는 감정의 복합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백영호 시인의 '2024년 9월'은 기다림과 기대, 그리고 그에 따른 순응의 철학을 담은 작품이다.

이 시는 시인이 문학적 성취를 이루기 위해 쏟아부은 노력과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겸허한 자세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시의 첫 행부터 마지막 행까지 흐르는 기다림의 정서와 그것을 초월하는 마음가짐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특히, 시는 자연스러운 이미지와 감성적 언어를 통해 시인의 내면세계를 정교하게 그려내고 있다. '공기결이 참 순하다', '재깍재깍 다가오고 있다'와 같은 표현은 시적 이미지의 풍부함을 더하며, 독자들이 시인의 감정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언어적 특징은 시를 읽는 이로 시인의 철학적 사유와 감정의 결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만든다.


더불어, 백영호 시인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과 '순명'이라는 표현을 통해 삶의 불확실성 속에서 인간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자세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시인이 문학을 통해 끊임없이 탐구하고자 하는 인간 삶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그의 시는 단순히 개인적 경험의 서술을 넘어, 보편적인 인간 경험과 철학적 성찰로 확장된다.


요컨대, '2024년 9월'은 백영호 시인의 문학적 성취와 내면의 깊이를 동시에 보여주는 작품이다.

시인은 자연과 삶을 아우르는 폭넓은 시적 시야를 통해 독자들에게 자신만의 독창적이고도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의 시는 마치 자연의 일부인 것처럼 소박하면서도 깊이 있고, 그 속에 담긴 철학적 성찰은 독자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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