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Sep 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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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빛이 머무는 곳
찬란한 아침, 태양이 스며든다
어둠의 자락을 조용히 걷어내며
차가운 새벽의 숨결은 사라지고
따스한 빛이 내 마음에 닿는다
한숨처럼 짙었던 밤의 그림자
이제는 먼지처럼 흩어져 가고
잎새에 맺힌 빛의 눈물이
가볍게 떨어져 내리네
꽃길 위, 연분홍 속삭임이 들린다
"괜찮아, 모든 게 괜찮아질 거야"
바람에 흔들리는 잎새들처럼
내 마음도 그렇게 흩날린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끝없이 높고 푸른 그곳은
내일의 꿈을 그려주는 캔버스
나는 그 위에 날고 싶은 새
잃어버린 꿈 하나, 둘
마음속 깊은 곳에서 다시 떠오른다
말하지 못한 나의 이야기들
가을바람 속에 서서히 풀어내고
발끝에서부터 시작된 춤이
가슴속 열망을 타고 퍼져나가네
누구에게 보이지 않는 춤이지만
이것이 내 삶의 노래라면, 충분해
사람들은 가을이 떠나가는 계절이라지만
나는 여기에, 이 순간에 머물고 싶다
떠나지 않고, 떠나보내지 않고
그저 지금, 이 찰나에 머무르고 싶다
가을바람이 지나가며 내게 속삭인다
"사랑하라, 이 순간을, 너 자신을"
찬란한 태양 아래, 나의 길은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된다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