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Sep 5. 2024
몇 년 전
정치판을 보고
하
답답하여
끄적였던 메모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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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들여진 사냥개 1
청람
길들여진 사냥개, 그 모습으로
국민 앞에 머리 숙이며
온갖 약속과 다짐을 남발하더니
눈빛마저 충성의 빛깔로 물들고
겸손한 척, 서민의 말로 귀 기울여
선거판의 피바람 속에서
표를 구걸하며, 권력의 미끼를 던지고
한 표, 한 표 쌓여 가는 동안
그들은 점점 더 깊은 밤의 눈을 뜨고
아침이 오기 전 진짜 얼굴을 감춘다
그리하여 당선의 날이 오면
순식간에 달라진 그 얼굴들,
국민의 목소리는 이제 들리지 않고
오로지 자기 당의 노래만을 부르네
국가는 저 멀리, 국민은 그저 그림자
말뿐인 약속, 종이 위의 다짐들
그저 지워지는 글씨가 되고
아무도 기억하지 않으려는 의도된 무관심
내일의 걱정보다 오늘의 정치적 이익
국회는 전쟁터, 정책은 망각된 채
국민을 위해 일한다던 그 말,
이제는 허공 속 메아리일 뿐
길들여진 사냥개가 맹수로 변할 때
우리가 뽑은 손이 사슬을 풀어 준 걸까
아니면 이미 끊겨버린 신뢰의 사슬인가
민생은 뒤로하고 당리당략에만 눈이 멀어
진실을 왜곡하며 싸우고 싸우는 그들
국가와 국민은 그저 무대 뒤 소품
그들의 연극은 점점 더 희극이 되고
눈앞의 현실은 점점 더 비극이 되어간다
진정으로 묻고 싶다,
누구를 위한 정치인가, 무엇을 위한 권력인가?
그들의 귀에 들릴까, 이 절박한 외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