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도 임신을 하나?

임산부석에 앉은 청년, 너무 태연하다!


'핑크카펫,

내일의 주인공을 위한

자리입니다.'


바로

자리에

청년이 앉아 있다.


그의 모습,

너무나 여유롭다.





가끔

타는 지하철이지만

출퇴근 시간이면

늘 붐빈다.


차라리

'지옥철'이라 함이 어울리리라.


기다림의 순간이 전쟁터 같았다.

문이 열리는 순간,

마치

전사처럼

나의 엉덩이 들이밀어

몸을 구겨

자리에 앉는다.


임산부 자리에는

한 청년이 앉아 있었다.

청년이

임산부라니!


웃음이 터져 나오는 순간,

그의

너무나 자연스러운 표정과

여유로움,


그리고

태연함에


나는

순간,

숙연해졌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힐끗

그의

아랫배에

눈길이 갔다.


노인석엔 여인이 앉아 있었다.

그녀는

안경을 썼으며,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게다가 스카프까지 둘렀다.


완벽한 위장이다.

아뿔싸!

그녀의 손톱과 발톱은 숨길 수 없었다.

버건디 색의 매니큐어가 쑥스럽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정작

노인석에 앉아야 할

노신사,


빈티지 청바지를 입은 노인이

노인석에 자리가 비워 있음에도 서있다.

그는

헤드폰을 쓰고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음악을 듣고 있었다.


뮤지션이 될 듯한

그의 모습은

자못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상황이

만들어내는 아이러니

나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이렇게

서로 다른 삶의 장면들이

지하철 안에서 하나로 어우러져,

인간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보여주었다.


그들 각각의 삶이

서로 다른 색깔의 실로 엮어져

지하철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만들어 내고있었다.


나는 그 패밀리 속의 한 나무로써,

이 모든 것을 지켜보며

사람들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지하철이라는 공간 속에서 나의 하루를 시작하는 방법이었다.



집에 도착해서도

임산부석의

청년과


노인석에 앉아

완벽히 위장한

젊은

여성이


계속

눈에 밟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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