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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 일기 53, 약해진 코로나

배정화 시인 김왕식 평론가











요양원 일기 53

ㅡ약해진 코로나



시인 배정화




코로나가 예외 없이 재돌기 시작했다 건강한 사람은 살짝 지나가고 연로하신 분은 힘겨워한다 건너뛰기도 하지만 건강한 분들을 위해 격리시키기도 했다 발 빠르게 체크하고 살핀 치료의 손길 관심과 사랑으로 더욱더 보살피니 빠르게 회복되어 웃음꽃 피기 시작 보호자들도 떡 과일 간식 줄을 잇고 하루가 다르게 물러가는 코로나 추석이 며칠 안 남았는데 비대면으로 면회 차질 없게 준비하니 그동안 수고한 선생님들의 노고에 박수 너와 나 따로 없이 모두 한가족 모두 힘을 합하니 코로나의 위력 약화 선선한 바람 불어 기쁨 넘치길 기원하는 요양원의 하루하루는 다시 활기차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배정화 시인은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삶의 소소한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이를 시로 표현하는 데에 탁월한 능력을 지닌 작가이다. 특히 그녀는 일상과 자연, 그리고 인간의 본질적인 감정을 조화롭게 엮어내어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요양원 일기 53 - 약해진 코로나'는 요양원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삶과 감정을 다룬 시로,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과 회복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시는 작가가 그동안 쌓아온 삶의 경험과 타인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인간의 끈기와 연대의 힘을 노래하고 있다.

"코로나가 예외 없이 재돌기 시작했다 건강한 사람은 살짝 지나가고 연로하신 분은 힘겨워한다"

이 첫 번째 구절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상황을 묘사하며 시작된다. ‘재돌기’라는 표현은 코로나가 다시 한번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그 영향이 사람들에게 다시 찾아온다는 것을 암시한다. 건강한 사람은 ‘살짝 지나가고’ 연로하신 분들은 ‘힘겨워한다’는 대조적 표현을 통해, 이 전염병이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강조한다. 특히, 연로한 사람들의 취약성을 부각함으로써 요양원과 같은 공간에서의 불안감과 두려움을 드러낸다. 이 부분은 감정의 밀도를 높이며 독자들로 하여금 인간의 연약함에 대한 성찰을 유도한다.

"건너뛰기도 하지만 건강한 분들을 위해 격리시키기도 했다 발 빠르게 채크하고 살핀 치료의 손길 관심과 사랑으로 더욱더 보살피니"

이 구절은 코로나 상황 속에서 요양원이 취한 예방 조치와 대응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건너뛰기도 하지만"이라는 표현은 때로는 상황이 잠시 나아지기도 한다는 희망적인 뉘앙스를 전달하면서도, 동시에 "격리시키기도 했다"는 현실적 대응의 필요성을 상기시킨다. ‘발 빠르게 채크하고 살핀 치료의 손길’은 요양원의 직원들이 환자들을 세심하게 돌보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그려내며, 이들의 신속한 대응이 환자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여기서 ‘관심과 사랑’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업무 이상의 헌신적인 돌봄과 인간적인 정서적 지지를 의미하며, 이는 이 시의 감성적 핵심을 이루는 부분이다.

"빠르게 회복되어 웃음꽃 피기 시작 보호자들도 떡 과일 간식 줄을 잇고"

이 구절은 코로나로 인해 격리된 상태에서도 환자들이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묘사하며 긍정적인 전환을 나타낸다. ‘웃음꽃 피기 시작’이라는 표현은 시각적이고 감각적인 이미지를 사용해, 요양원 내 분위기가 활기차게 변하는 모습을 형상화한다. 보호자들이 준비한 ‘떡 과일 간식’은 환자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상징하며, 인간적 교류와 따뜻함을 전달한다. 이 부분은 연대와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요양원의 일상에서 작은 기쁨들이 서로의 삶에 어떻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하루가 다르게 물러가는 코로나 추석이 며칠 안 남았는데 비대면으로 면회 차질 없게 준비하니"

코로나19 상황이 점차 진정되어 가는 모습을 묘사하는 구절이다. ‘하루가 다르게 물러가는 코로나’라는 표현은 마치 안개가 걷히는 듯한 이미지로, 상황이 호전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추석이라는 특별한 날을 앞두고, 요양원은 비대면 면회를 준비하며 환자들과 보호자 간의 만남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이는 비록 직접적인 만남은 어렵더라도, 그들 간의 정서적 연결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는 요양원 직원들의 세심한 준비와 배려를 잘 드러내는 부분으로, 공동체의 유대감을 더욱 강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그동안 수고한 선생님들의 노고에 박수 너와 나 따로 없이 모두 한가족 모두 힘을 합하니 코로나의 위력 약화"

이 구절에서는 요양원 직원들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며, 이들의 노고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너와 나 따로 없이 모두 한가족’이라는 문장은 인간이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어려운 시기에 서로를 돌보며 공동체적 의식을 나눈다는 것을 강조한다. 코로나의 ‘위력 약화’는 이러한 공동체적 노력의 결실을 의미하며, 코로나라는 외부의 위협도 함께하면 극복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이는 시인이 가지는 공동체적 가치와 철학을 잘 보여주는 대목으로, 독자들에게 큰 감동을 준다.

"선선한 바람 불어 기쁨 넘치길 기원하는 요양원의 하루하루는 다시 활기차다"

마지막 구절은 요양원의 일상이 점차 정상화되고 있음을 묘사하며, 긍정적인 분위기로 시를 마무리한다. ‘선선한 바람’은 새로운 시작과 상쾌함을 상징하며, ‘기쁨 넘치길 기원하는’ 마음은 요양원 공동체의 희망찬 소망을 담고 있다. 이는 마치 봄이 찾아오듯이 새로운 생명력과 활기를 불어넣는 듯한 이미지로 독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싼다.

'요양원 일기 53 - 약해진 코로나'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서로를 돌보며 극복해 나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시다. 배정화 시인은 인간의 취약성과 동시에 그 속에서 피어나는 강인함과 연대의 가치를 섬세하게 표현한다.
이 시는 요양원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코로나와 싸우는 사람들의 일상을 통해, 공포와 불안의 시간 속에서도 인간의 온정과 연대가 어떻게 빛을 발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시는 전체적으로 감각적 이미지와 따뜻한 언어를 통해, 독자들로 공감과 위로를 느끼게 한다.
배정화 시인의 시는 삶의 고통스러운 순간에서도 그 안에 숨어 있는 인간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끊임없이 탐구하며,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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