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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빛이 있어

정순영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참 빛이 있어





시인 정순영






빛이 있어
내가 있네

어둠사막에
한줄기 빛이 내리어
목마른 풀잎에 이슬이 맺히네

애벌레가 빛을 머금더니 아름다운 나비가 되듯이
하늘을 갈망하는 자에게 손을 잡는
참 빛이 있어
참 내가 있네

나를 불러 빛 속에 살게 해
귀를 열고
맘을 열어
파릇파릇 싱그러운 풀밭에서 참 빛을 찬양하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정순영 시인은 자연과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며 그 속에서 진리를 찾으려는 열망을 시로 풀어내는 중견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인간의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 갈망과 그리움을 부드럽고 서정적으로 표현하며, 한편으로는 강렬한 삶의 의지를 담고 있다.

정순영 시인의 시 세계는 흔히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며,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삶을 재조명하고 진정한 자신을 찾는 여정을 그려낸다.
그의 시는 한 줄 한 줄이 독자에게 내면의 깨달음을 주며, 궁극적으로 빛과 진리에 대한 강한 열망을 환기시킨다.

"빛이 있어 내가 있네"

첫 행은 시의 주제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빛’과 ‘나’를 대비시키면서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참 빛’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빛’은 존재의 근원이자 모든 생명의 원천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 ‘빛’이 있어 ‘나’라는 존재가 가능하다는 깨달음을 전해준다. 이는 시인이 삶의 본질을 탐구하며, 그 중심에 진리와 빛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어둠사막에 한줄기 빛이 내리어 목마른 풀잎에 이슬이 맺히네"

여기서 ‘어둠사막’은 삶의 고난과 방황을 상징한다. 사막은 생명이 자라기 어려운 곳이며, 어둠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태를 나타낸다. 그러나 ‘한줄기 빛’이 어둠을 뚫고 내려옴으로써 생명이 다시 깨어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는 고난 속에서도 진리의 빛이 비치면 희망이 싹트고 새로운 생명이 탄생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목마른 풀잎에 이슬이 맺히네’라는 구절은 이러한 생명력을 더욱 구체적으로 묘사하며, 작은 희망의 빛이 지친 영혼에게도 회복을 가져다줄 수 있음을 암시한다.

"애벌레가 빛을 머금더니 아름다운 나비가 되듯이 하늘을 갈망하는 자에게 손을 잡는"

이 구절은 변화를 상징한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과정은 고난을 거쳐 더 높은 단계로 진화하는 삶의 여정을 연상시킨다. ‘하늘을 갈망하는 자’는 더 높은 진리와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을 의미하며, 그들이 빛과 진리에 다가갈 때 새로운 삶의 변화를 맞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시인의 가치 철학을 반영하며, 내면의 성장과 깨달음을 통해 참된 자신을 찾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참 빛이 있어 참 내가 있네"

여기서 ‘참 빛’과 ‘참 나’의 관계는 이 시의 핵심 주제다. ‘참 빛’은 진리, 깨달음, 그리고 궁극적인 목표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러한 빛이 존재할 때 비로소 ‘참 나’, 즉 진정한 자아를 발견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인간이 자기 자신을 인식하고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진리와 빛을 추구해야 한다는 시인의 철학적 사유를 반영하고 있다.

"나를 불러 빛 속에 살게 해 귀를 열고 맘을 열어 파릇파릇 싱그러운 풀밭에서 참 빛을 찬양하네"

마지막 구절은 빛을 통한 삶의 재생을 노래한다. ‘귀를 열고 맘을 열어’라는 표현은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의 소리를 듣는 행위를 의미하며, 이는 열린 마음으로 진리를 받아들이는 태도를 강조한다. ‘파릇파릇 싱그러운 풀밭’은 새로운 생명과 회복의 상징으로, 진리의 빛을 만난 자가 새로운 생명력으로 가득 찬 삶을 살아가게 됨을 암시한다. 시인은 이를 통해 진리와 빛을 추구하는 삶의 아름다움과 그로 인한 생명력의 풍요로움을 표현하고 있다.

정순영 시인의 시 '참 빛이 있어'는 빛과 진리의 탐구를 통해 인간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시인의 철학적 사유를 잘 보여준다. 시는 단순히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자연 속에 깃든 진리를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인간의 존재를 새롭게 정의한다. 표현상의 특징으로는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를 사용해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빛’이라는 상징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시의 흐름은 어둠과의 대조를 통해 더 선명하게 부각되며, 이는 시인의 세계관과 가치철학을 잘 드러낸다. 시인은 고난과 방황 속에서도 빛을 통해 참된 자아를 발견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러한 점에서 시는 독자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진리를 추구하는 삶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정순영 시인의 시는 단순히 읽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각 행마다 묵직한 의미를 담고 있어 독자가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의 시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그 속에 깃든 진리의 연결성을 통해 삶의 의미를 재조명하며, 궁극적으로 독자에게 진리의 빛을 향한 갈망을 불러일으킨다.

이처럼 정순영 시인의 시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영적 여정이며, 독자를 그 노정에 동참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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