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형산강(兄山江)

홍중기 시인과 김왕식 평론가











형산강(兄山江)




시인 홍중기







그곳은

포항이다


형산강 물줄기는

사람들 가슴으로

흐르고


강섶에 앉아 있는

시인들의 얼굴은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며


강바람 타고 오르는

실낱같은 안개구름은

고운님을 닮는가


형산강은

포근한 바람을

안고 눕는다



문학평론가 청람 평하다








홍중기 시인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 그리고 삶 속에서의 본질적인 감성을 노래하는 중견 작가이다.

그는 일상적 경험과 환경을 통해 보편적인 인간의 정서를 섬세하게 포착하고, 이를 시어로 형상화하는 데 탁월한 감각을 지니고 있다.

특히, 자연 속에서 인간의 내면을 발견하고, 그 속에 내재된 그리움과 애정을 노래하는 그의 시는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그의 시 '형산강(兄山江)' 역시 포항이라는 지역적 배경과 형산강이라는 자연물을 통해 인간의 감성과 삶을 표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인은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삶을 구성하는지를 탐구한다.


시의 첫 번째 행 "그곳은 포항이다"는 시의 배경을 명확히 설정하며, 독자에게 친근한 현실감을 부여한다. 이 한 문장으로 시인은 자신의 감정적 정착지이자 영감의 원천인 포항을 암시하며, 시의 흐름을 시작한다. 이는 시인의 고향에 대한 애정과 연결되며, 포항이라는 공간이 시인에게 있어 단순한 지리적 위치가 아닌 감정의 근원임을 암시한다.


"형산강(兄山江) 물줄기는 사람들 가슴으로 흐르고"에서는 형산강을 단순한 자연물로 묘사하지 않고, 사람들의 내면을 흐르는 감정의 메타포로 사용한다. 이 물줄기는 곧 인간의 삶과 감정을 상징하며, 형산강이 사람들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음을 나타낸다. 시인은 이 구절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감정이 하나로 연결되는 순간을 포착하며, 강의 흐름과 인간의 감정적 흐름을 동일시한다.


"강섶에 앉아 있는 시인들의 얼굴은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며"는 자연 속에서 시인을 등장시키며, 그리움이라는 인간의 본질적 감정을 드러낸다. 강섶에 앉아 있는 시인들은 형산강을 바라보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초월하는 감정적 연대를 형성한다. 이 구절은 시인들이 자연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고, 그리운 이들과의 감정적 만남을 이루어내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강바람 타고 오르는 실낱같은 안개구름은 고운님을 닮는가"는 자연의 이미지와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연결 짓는 구절이다. 여기서 "실낱같은 안개구름"은 섬세하고 감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며, 시인이 그리워하는 대상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강바람과 안개구름의 이미지는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자연의 한 순간이지만, 시인은 이를 통해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그리움을 강하게 표출한다.


"형산강은 포근한 바람을 안고 눕는다"는 형산강의 포근함과 평온함을 시각적으로 묘사하면서도, 동시에 그 속에 깃든 평화로운 감정을 암시한다. 시인은 강과 바람이 함께하는 장면을 통해 자연이 지닌 포근함과 위로의 힘을 표현하며, 이는 독자들에게 감정적 안정감과 평온함을 제공한다.


홍중기의 '형산강'은 시인의 고향인 포항과 그곳을 흐르는 형산강을 중심으로 자연과 인간의 감정적 연결을 그려낸 작품이다. 시인은 형산강이라는 자연적 요소를 단순한 배경으로 사용하지 않고, 인간의 내면과 밀접하게 연결시킨다. 이는 시인의 삶과 철학, 그리고 자연을 바라보는 그의 독특한 시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시의 각 구절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자연과 인간의 감정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순간을 포착하는 데 중점을 둔다.


홍중기 시인의 시적 언어는 섬세하고 감각적이며, 단순한 자연 묘사를 넘어 인간의 깊은 감정을 끌어내는 힘을 지니고 있다.

'형산강(兄山江)'은 그가 추구하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되는 삶의 본질적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시인은 자연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비추고,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삶에 대한 깊은 통찰과 감동을 전달한다.





ㅡ 청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엄창섭 시인의 '아흐, 모정탑이다'를 청람 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