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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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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응보의 역사적 교훈은 반복된다.

조선의 태종 이방원은 정적 정도전을 제거했지만, 그의 정책의 상당 부분을 계승하며 국가의 발전을 이끌었다. 그 결과, 세종대왕 시대의 번영이 열렸다. 이는 지도자의 그릇이 커야 함을 보여준다. 반면 인조는 광해군을 폐위시키고 그의 모든 정책을 부정하며 조선을 망국의 길로 내몰았다. 조선의 왕 중 가장 무능하고 옹졸했던 이는 바로 인조와 선조다.

인과응보의 법칙은 조선 왕조에서도 뚜렷하다. 계유정난을 일으킨 수양대군 세조는 친형제인 안평대군과 금성대군을 죽이고, 조카 단종까지 처형했으며, 명신 김종서를 비롯해 자신과 의견이 다른 모든 이들을 죽였다. 하지만 세조는 본인이 문둥병에 걸려 고통받았고, 두 아들은 모두 요절했으며, 그의 손자대에는 폭군 연산군이 태어났다. 이후 조선 왕가는 세조의 직계 후손들로 이어졌으며, 세조 이후 임금다운 임금은 영조와 정조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다. 계유정난의 공신 한명회는 두 딸을 왕비로 만들었으나 자식을 두지 못하고 단명했고, 결국 손이 절손되었으며, 연산군에 의해 부관참시 당하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역사는 이처럼 인과가 되풀이된다. 야사에는 세조의 딸 이야기가 전해진다. 수양대군이 왕위에 오르자 그의 딸이 울며 간청한다. "어린 단종이 가엾지도 않으신가요? 단종은 태어난 지 이틀 만에 어머니 현덕왕후를, 6살 때 할머니 소헌왕후를, 10살에는 할아버지 세종대왕을, 그리고 12살 때는 부왕 문종을 잃었습니다. 제발 단종을 죽이지 마세요." 또한, 충신들에게 가혹한 짓을 하지 말라는 말을 거듭하자 세조는 딸에게 분노하여 사약을 내린다. 그러나 정현왕후가 긴급하게 딸을 야밤에 궁녀 하나만 붙여 대궐 밖으로 빼돌렸고, 이후 세조는 그녀의 행방을 추적하지 않았다.

세조는 꿈에서 단종의 어머니 현덕왕후를 보았다. 현덕왕후는 "네가 내 아들을 죽였으니 나도 네 아들의 목숨을 가져가겠다"라고 저주하며 세조에게 침을 뱉고 사라졌다. 그날로 세자의 목숨은 끝났고, 세조는 현덕왕후가 뱉은 침의 부위에서 시작된 피부병으로 온몸이 뒤덮여 죽을 때까지 고통받았다. 병을 고치기 위해 전국의 온천을 찾던 세조는 어느 날 행차 중에 구경 나온 한 소녀를 보고 자신이 죽였다고 생각했던 딸과 닮은 것을 보고 연유를 캐 보았다. 알고 보니 그 소녀는 바로 은거하고 있던 자신의 딸이었다. 세조는 뜻밖의 만남에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며 딸에게 남편이 누구냐고 물었고, 딸은 착한 나무꾼의 도움을 받아 살던 중 부부가 되었는데, 알고 보니 그가 김종서 장군의 친손자였다고 답했다. 김종서는 계유정난 당시 한명회가 작성한 살생부의 1순위였고 세조에게 충성을 다한 충신이었다.

세조는 무릎을 치며 한탄한다. "천하의 충신들을 다 죽이고 왕이 되었지만 내가 결국 천벌을 받는구나." 세조는 딸에게 부마궁을 지어 한양으로 불러들이겠다고 약속하지만, 얼마 후 딸에게 보낸 사람이 도착했을 때는 딸과 그 가족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

"내가 조카와 동생, 딸까지 잡았으니 죽어서 선왕들을 무슨 낯으로 대할 것인가?"





인과응보의 법칙은
역사의 수레바퀴처럼
지금도
어김없이 굴러가고 있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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