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산책 ㅡ 베르그송의 생애와 철학세계
청람 김왕식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Oct 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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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람 영재학교
철학산책 시간에
학생들이
발표키 위해 준비한
자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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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그송의 생애와 철학적 세계
프랑스의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Henri Bergson, 1859–1941)은 19세기말과 20세기 초 서양 철학계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 인간의 경험과 시간을 중심으로 한 독창적인 철학을 발전시켰다. 그의 철학은 기존의 합리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 직관과 창조적 진화를 강조한 것으로, 다양한 분야에 걸쳐 중요한 영향력을 미쳤다.
1. 생애
베르그송은 1859년 파리에서 태어나 고전 문학과 철학을 공부하였다. 소르본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후, 다양한 학문적 성취를 이루며 프랑스 철학계를 대표하는 학자로 자리 잡았다. 그는 1889년에 박사학위 논문인 『의식에 직접 주어진 것들에 관한 시론』(Essai sur les données immédiates de la conscience)을 발표하면서 철학계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이후 그의 대표 저서인 『물질과 기억』(Matière et Mémoire, 1896)과 『창조적 진화』(L'Évolution créatrice, 1907)를 통해 독창적인 철학적 입장을 제시하였다.
1932년에는 『도덕과 종교의 두 원천』을 출간하면서 종교와 도덕에 대한 통찰을 넓혀 나갔고, 1927년에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철학적 성취뿐만 아니라 문학적 영향력도 인정받았다. 그의 철학은 전통적인 이성 중심의 사유에서 벗어나 인간의 경험적 차원과 창조적 생명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2. 철학 세계
베르그송의 철학은 크게 세 가지 주제로 요약할 수 있다: 시간, 직관, 그리고 창조적 진화이다.
시간과 지속
베르그송은 시간을 물리적 양으로 측정하는 전통적 관점에서 벗어나, 인간이 경험하는 ‘지속’(durée)을 강조했다. 그는 시간을 단순히 연속적인 사건들의 흐름이 아니라, 질적으로 변화하는 생명적 과정으로 보았다. 이 ‘지속’ 개념은 인간이 경험하는 시간의 주관적이고 내면적인 측면을 강조하며, 물리학적 시간 개념을 비판했다.
직관과 이성
베르그송은 이성의 한계를 지적하고, 직관을 통해 세계를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직관은 인간의 감각과 논리적 추론을 넘어서는 것으로, 삶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고 보았다. 이성은 고정된 개념을 통해 사물을 이해하지만, 직관은 생명의 흐름과 변화를 포착할 수 있다. 그는 이를 통해 고정된 철학적 체계가 아닌, 유동적이고 창조적인 철학을 주장하였다.
창조적 진화
베르그송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생명을 이해하되, 단순한 자연선택의 과정으로만 보지 않고 창조적 진화(l’évolution créatrice)를 강조했다. 그는 생명이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를 창조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보았으며, 이는 생명력(élan vital)에 의해 추동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창조적 진화는 생명체가 단순히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하는 과정으로 설명된다.
3. 학풍과 영향
베르그송은 많은 철학자와 사상가들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동시에 여러 철학적 전통에 영향을 미쳤다.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철학자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였으며, 그리스 철학의 유기체적 세계관과 이성 비판을 통해 자신의 사상을 발전시켰다. 또한, 칸트의 이성 비판과 경험론을 받아들이면서도, 직관을 강조하는 독자적인 철학 체계를 구축하였다.
베르그송은 후대 철학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시간과 직관에 대한 사상은 현상학의 에드문트 후설에게 영향을 주었고, 그의 창조적 진화 개념은 실존주의 철학자들에게도 깊은 영감을 주었다. 특히, 사르트르는 베르그송의 직관적 사유를 수용하여 자신의 존재론적 사상을 발전시켰다. 또한, 베르그송의 사상은 프랑스 문학, 예술, 심리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4. 베르그송 철학의 현대적 의미
베르그송의 철학은 오늘날에도 여러 방면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그의 시간에 대한 개념은 현대 물리학과 심리학에서 시간의 주관적 성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는 인간 경험에서의 시간이 물리학적 시간과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으며, 이는 현대 인지과학과 심리학에서 시간 인식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기초를 제공한다.
둘째, 베르그송의 창조적 진화론은 오늘날 생명과학뿐만 아니라 인공지능과 같은 신기술 연구에서도 창조적 가능성을 강조하는 데 의미를 가진다. 인간이 환경에 단순히 적응하는 것을 넘어서 창조적인 가능성을 발견하고 확장해 나가는 과정은 베르그송의 사상이 현대 과학기술 연구와 연결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의 직관과 이성의 조화를 통한 인식론적 접근은 오늘날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인간이 보다 깊이 있는 통찰을 추구하고, 이성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직관적으로 해결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이는 인간과 기술, 그리고 창의성이 결합된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대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철학적 가르침을 제공한다.
결론
베르그송은 시간을 양적 개념이 아닌 질적 경험으로 보았고, 인간의 직관과 창조적 진화를 강조한 철학자였다. 그의 철학은 당시 합리주의 철학에 대한 비판을 넘어, 인간 존재의 깊은 본질을 탐구하려는 시도로서 많은 철학자와 사상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그의 사상은 오늘날에도 시간, 창조성, 직관과 같은 주제에서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며,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는 오늘날의 세계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