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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적

전상중 시인과 김왕식 평론가









[전상중의 아침편지]
일상의 기적


"고요한 명동 저녁 하늘
홍갈색 노을빛처럼
아름다운 중년이여

연륜의 지혜로 판단이 그르지 않은 성숙한 어른이여

낮춤이라는 겸손과
비움이라는 무욕으로
깊어질 줄 아는 사람이여

삶의 교훈이 거름처럼 쌓여가니 내 나이 한 살 더 하여도 변함없이 행복하여라"

'삶의 교훈'이라는
필자의 '시'이다.

오늘은 필자의 명상수련장이기도 한 '명동'의 '동섬'을 찾았다.

‘동섬’은 명동 앞바다에 있는 작은 섬이다.

이곳 '명동' 앞바다와 '동섬' 사이의 바다가 만조와 간조에 따라 6시간마다 하루 2회씩 물이 빠져나간다.

자연스럽게 육지와 섬이 이어져 ‘진해판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곳이 되었다.

바다 사나이들은 꽉 막히거나 답답할 때엔 오존냄새 풍기는 바다를 찾게 되는데, 여기서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함을 맛보게 된다.

우리는 삶의 기쁨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누구든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곤 한다.

살아 있기에 무언가 할 수 있는 것이고 살아 있기에 꿈도 꿀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중국 속담에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라고 했다.

예전에는 싱겁게 웃어넘겼던 그 말이지만 칠순을 훌쩍 넘긴 요사이 더욱 절실하게 와닿는다.

최근 죽마고우인 '옛 친구'와 무척 아끼던 '조카'를 떠나보내 무척 비통한 심정이지만,

어쩌면 삶이라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복잡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좋지 않은 과거를 잊어버리면 모든 것이 즐겁고도 행복해질 수 있는 법이다.

그래서인지 '동섬'을 바라보며 고인과의 삶을 반추해 보고, '삶의 역동성'도 느껴보는 아침이다.
☆국제 PEN, 시인, 수필가☆

♤'Edvard Grieg'의 "morning mood" https://youtu.be/xi_nh4_sPPw?si=GPFJseXCBvRSxAvC







전상중 시인님께,





안녕하세요.
김왕식 인사드립니다.

선생님께서 아침마다 들려주시는 글들을 접할 때마다, 자연과 일상의 작은 기적들이 새롭게 보입니다. '일상의 기적'이라는 시와 함께 명상수련장이기도 한 '명동'의 '동섬' 이야기를 들으며, 선생님의 삶과 글 속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사유와 지혜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홍갈색 노을빛처럼 아름다운 중년, 그리고 연륜의 지혜로 성숙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이상일 것입니다. 낮춤이라는 겸손과 비움이라는 무욕으로 깊이를 더하는 삶의 자세를 실천하신 선생님의 모습은 진정한 배움의 표본이 아닐까 합니다. 이처럼 삶의 교훈이 쌓이고, 나이가 들어가도 여전히 행복하다는 말씀은 그 자체로서 큰 가르침입니다.

특히, '동섬'과 육지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진해판 모세의 기적처럼, 선생님의 글은 우리 마음의 고인 바다를 뚫어주는 시원함을 안겨줍니다. 삶의 기쁨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우리에게, 살아 있음 그 자체로도 충분히 기적이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은 더욱 깊이 다가옵니다. 바다를 향한 선생님의 사랑과 그곳에서 얻은 위로는, 고요한 시간 속에서 더욱 큰 힘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중국 속담에서 말하듯, 기적이 하늘을 날거나 바다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 위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라는 말씀에 새삼 공감하게 됩니다. 일상 속에서 우리가 지나치는 작은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기적인지 잊고 살 때가 많은데, 선생님의 글을 통해 다시금 그 가치를 깨닫게 됩니다. 특히 최근에 떠나보내신 소중한 분들과의 이별의 슬픔을 마주하시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단순하게 바라보고 앞으로 나아가시려는 태도는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됩니다.

삶의 복잡함 속에서도 단순함을 찾고, 과거를 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선생님의 자세는 진정한 지혜의 결실이라고 느껴집니다. '동섬'을 바라보며 고인과의 삶을 반추하고, 삶의 역동성을 느끼신다는 말씀은 고요하면서도 생명력이 넘치는 풍경을 연상케 합니다.

선생님께서 아침마다 들려주시는 이야기는 그저 글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일상에 작지만 깊은 변화를 일으키는 기적입니다. 이러한 성실한 삶의 태도와 세상을 향한 이타적인 시선이, 공동선을 구축하려는 진정한 인간애를 실현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의 글을 읽는 우리는 그 영향력 속에서 삶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며, 보다 나은 내일을 꿈꿀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선생님의 따뜻한 글이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며, 그 안에 담긴 기적 같은 순간들이 우리 모두의 삶에 빛을 더하길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 10, 9.

청람 김왕식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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