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Oct 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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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최호의 이천 진상미
안봉근
안최호는 거침이 없는 사람이다. 그에게는 주저함이란 없다. 큰 덩치와 선글라스를 낀 채 MAN 트럭을 몰고 전국을 누비며, 그의 활동 무대는 한국을 넘어선다. 미국 동서를 가로지르고 시베리아 대륙을 횡단해야만 그가 품고 있는 기세가 풀릴 정도다. 그의 트럭은 거친 풍랑에도 흔들림이 없으며, 에너지와 열정은 조금도 식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날카롭고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안최호는 개의치 않는다. 저평가된 유망주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작가가 되려는 준비를 하며 어깨에 힘을 주고 있지만, 그 모습은 어딘가 어색하다.
어느 날, 그는 조용히 내게 다가와 이천 진상미 한 포를 건넸다. 맛있다고 전하며, 가까운 지인인 청람에게도 전해달라고 한 포를 더 내주었다. 직접 전달하라고 했지만, 쑥스럽다며 이를 사양했다.
이 일에 대해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쌀을 안고 돌아오는 길, 그의 마음이 짐작되었다. 청람에게 귀한 햅쌀을 주고 싶어 하지만, 그 마음을 조용히 표현하고자 했음이 분명했다. 평소라면 사람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쌀을 건넸을 그였기에 다소 의아했지만, 그 차분한 모습은 오히려 인상적이었다.
안최호는 내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겸손함이 더해진다면, 그의 트럭은 다시 한 번 리비아의 영광을 재현하며 활기차게 달릴 날이 머지않았음을 느끼게 한다.